흔히 개혁 하면 무언가 발전적인 개선으로 받아들입니다. 뜻 또한 그렇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개혁... 특히 위로 부터의 개혁... 책상물림들의 개혁은 개악에 머물게 되어 안하게 더 좋은 경우가 다반사죠.
역사를 살피면 모든 권력은 전임 권력의 오류를 비판하며 민심을 등에업고 쟁취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도 종국엔 등돌린 민심의 비판을 받으며 사라졌습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까요? 무슨 역사의 공식처럼 정해진 피할 수 없는 과정이 되어버렸습니다. 그 이유를 알려면 그 정권이 추진하는 개혁이 개선인지 개악인지 살펴보면 됩니다.
참여정부 또한 상대적으로 우월한 도덕성을 앞세우고 개혁을 노래해 왔습니다. 그런데 민심은 점점 멀어지기만 하지요. 그 이유를 바다이야기가 입증하고 있고요. 부랴부랴 대국민 사과나 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열린당의 오류가 무엇인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 것인지 단적인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최근 소득 투명성을 제고한다는 명목으로 신용카드 가맹점 의무화에 이어 직불카드도 의무화 시키고 있지요?
주장하는 대로 이해하면 탈세를 방지하고 세수입을 증대시킬 수 있을것 같기는 합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얼마나 오류투성이 정책과정인지 적나라 해집니다.
얼마전 내수용 의류를 제조판매 하는 분을 만난적이 있습니다. 이분 왈 요즘은 장사 안되어 힘들다. 게다가 세무조사가 강화되는 바람에 세금 맞추다 보면 정신이 없다고 하더군요.
이분이 도덕성에 결함이 있는 탈세범이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왜 저런 소리가 나올까요? 다름아닌 세무행정의 구조적 결함 때문입니다.
현정부는 이것에 촛점을 맞추지 못하고 거래과정만 투명화 시키면 만사가 해결되리라고 생각하는 것같습니다. 왜 멀쩡한 사업자가 탈법적 수단으로 세금을 맞추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기 때문이지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오로지 돈버는 게 목적인 사업가가 있다고 합시다. 이 사람이 쉽고 빠르게 탈없이 돈버는 방법은 많습니다.
그 중 횡행하는 관행적 사업방식을 하나 이야기 하겠습니다. 일단 한 곳에서 점포를 열어서 장사를 시작합니다. 단, 명의는 노숙자 등의 것을 빌려서 하는게 철칙입니다.
주변보다 싸게 제품을 판매하면 손님들이 몰리기 마련이지요. 그리고 매입 세금계산서를 꼬박꼬박 받아 챙깁니다. 싸게 판매하는 대신 무자료 현금거래를 유도하고요.
그러면 매입 세금계산서가 매출 세금계산서 보다 월등히 많아집니다. 그렇게 해서 남는 매출 세금계산서를 10%인 부가세 보다 작은 2~3%, 심하게는 5% 정도에 매입하려는 사업자에게 팔게 됩니다.
제품을 싸게 팔아서 박리다매가 되니 정상적인 가격에 판매해야 하는 경쟁업체를 물리치며 일단 돈을 벌고, 자료장사해서 또 돈을 벌고... 노나는 장사지요. 매출액이 크면 클수록 자료장사는 짭짤해 집니다.
그런데 이렇게 매출액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연단위로 납부해야 할 소득세가 많아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것을 피하기 위해서 제삼자의 명의로 사업자를 내었기 때문에 일년정도 되면 폐업신고를 합니다.
그렇게 정리를 해버리고 전화번호 및 직원을 그대로 살려두고 기존거래처를 유지하면서 상호만 바꾸어 또다른 제삼자 명의로 장사를 계속합니다. 기존 점포의 간판만 바꾸는 경우도 있고 한층 올라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 한번 생각을 해봅시다. 정직한 사업자는 세금을 더해서 판매하고 또한 곧이 곧대로 부가세 내고 소득세내는데 탈법 사업자는 물건도 싸게 팔고 세금도 안냅니다.
그러면 이 수법을 눈여겨 본 이웃 사업자들이 따라하겠지요. 이 생존경쟁의 탈법에서 준법을 외치던 사업자들은 몇년안가 퇴출당해 버리는 것이 우리나라의 세무행정이 만들어 놓은 시장구조입니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거래과정의 투명성만 제고한다고 정직하게 법지키며 사업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정도를 가는 사업자들은 점점 어려워 지고 탈법하는 업체들만 그틈에 배부르게 만들고 있더군요.
적당하게 매출을 올려서 자본을 끌어들이고 부도내 버리면 사업주는 돈을 벌 수 있는것이 우리나라의 세무행정이요 법의 시장통제 능력입니다.
우리나라 은행이 왜 부실화 되었겠습니까? 6개월간 요식적 서류만 제대로 갖추면 페이퍼 컴퍼니로도 수억이상 당좌수표 발행이 가능했던 것이 IMF 직전입니다. 은행 대부계 직원들도 장난을 하더군요.
현 정권이 개혁한다고 추진하는 정책은 정작 이렇게 뭉터기로 빠져나가는 탈세와 횡령은 사식 먹으며 몇년살면 사면해 주고 빵하나 훔치는 사람은 일년살게 만드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비단 세무행정만 그러한게 아니지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아파트도 각종 편법을 동원해서 매매하는 사람들은 탈세도 하고 돈도 버는데 고지식한 사람들만 정직하게 매매하다가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도대체 대한민국에서 상식과 원칙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 상식과 원칙이 법하고 따로노는데 누가 법을 지키고 상식과 원칙을 지키겠습니까?
상식과 원칙을 지키면 법이 죽이고 법을 지키면 상식과 원칙이 우는 세상에서 살기 싫다고 이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금만 참으면 좋은 세상이 올거라고 하던때가 엇그제 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소리 않하지요. 그놈의 상식과 원칙이 법위에 바로서는 날이 오기전에 상처입고 쓰러져서 사회의 버림을 받을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이건 못할 짓이지요. 기만입니다. 왜 참여정부에 대한 지지자들이 대거 이탈했는지 이제 아시겠습니까? 개혁 피로가 아니라 기존 질서를 거부하며 버티던 마지막 체력이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않좋습니다. 더해서 일자리는 줄어만 갑니다. 또한, 편법과 탈법했던 사람들은 위에서 떵떵거리며 잘살고 있고요. 바다로 돈 주워 담으러 가더군요. 거기에 소신을 굽힌 동료들도 잘 나가고요. 올해가 지나면 이들은 생존 차원에서 개혁을 멀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처럼 개혁을 한다며 표를 구걸한 현정권이 하는 구조적 정책은 개선이 아닌 개악으로 오히려 악화를 구축하며 탈법 부채질을 하고있는 예가 상당합니다. 실패라는 역사의 코스를 고지식하게 답습하고 있네요.
부가가치세... 세수입의 편의성이 있고 기여한 바가 크지만 바다이야기에서 놀던 그 탈법이 기생하기 딱 좋은 구조적 결함이 있습니다. 이제는 바다이야기 처럼 우리의 주변에서 목격되고 있기도 합니다. 방치하면 또한번 대국민 사과를 해야겠지요. 그러다 말려는지...
이걸 근본적으로 고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 사업가 대부분은 범법자가 될수밖에 없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준법해서 낙오한 사람들을 국가가 먹여 살리기라도 한다면 몰라요. 도박하는 사람을 비난하고 있다가 도박공화국이 되었지요? 생존형 탈법자를 비난하다가 탈법 공화국이 된지도 오래입니다.
개혁론자들은 스스로 뒤를 좀 돌아보십시요. 개선을 주장했는지 아니면 개악에 일조했는지... 문제점만 공격한다고 개혁이 되는것이 아닙니다. 내놓은 방법이 정권 이후를 담보하지 못하는 것이라면 땜빵에 불과하지요. 네티즌 여러분은 정권쟁취에 혈안이 된 정치인이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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