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만사/정치언론

공존을 위한 적대

흔히 적대적 공존이라는 말을 씁니다. 철천지 원수지간이라 악수하기도 뭐한 사이지만 어찌하다 보니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뒷 꽁무니로 주거니 받거니하는 사이죠.

 

이런 사이일수록 남들이 쳐다보면 으르렁 거립니다. 하지만 공통된 이익만 나타나면 물밑으로 악수를 나누죠. 수면위로는 여전히 앙숙입니다. 그래서 내막을 모르는 사람은 싸움이다 화해다 훈수를 두다가 양쪽의 외면을 받습니다.

 

이러한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양측이 나누는 수면위의 설전은 물아래 흐르는 이익의 정이 커질수록 살벌해 집니다.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권에 미련을 두는 사람은 눈뜨고 표 빼앗기는 정치 촌사람 입니다.

 

마찬가지로 작전통제권을 이양하겠다고 공표한 미국의 바짓가랑이를 부여잡는 기득권층에 놀아나는 분들도 정치적 변방에 있는 것입니다. 주한미군 주둔으로 파생된 돈벌이가 날라가는 것이 아까와서 땅을 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눈뜨고 코베임 당한다는 정치 서울에서는 "아"가 "어"요, 주먹질이 악수의 예절 형식입니다. 멋도 모르고 같이 주먹질을 하다가는 이상한 사람 취급받습니다. 뒤로 진한 이익을 나누고 있는데 화해하라고 말하면 정말 뜬금없어 하지요.

 

지금 각 정당의 기반노릇을 해주는 당원들이 바로 이런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네티즌들도 이상하게 보이지요. 어쩌면 오늘도 술잔을 부딪치며 철없이 싸우고 있다며 혀를 차고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익을 주고 받아도 저들 둘은 절대로 하나가 될 수 없는 세력들이지요. 종국의 이익이 상반되는 태생들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갈라서야 하는 한시적 금슬일 뿐입니다.

 

그런데 서프 황토방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목격되는군요. 지금은 원수지간 이지만 언젠가는 하나가 되어야 하는 세력들이 서로 으르렁 대고 있습니다. 이런걸 공존을 위한 적대라고 하죠.

 

황빠없는 황토방에 황까들 끼리 놀리도 없을 것이고 황까없는 황토방에 황빠들의 치열한 결집도 없을텐데요. 그렇게 싸우면서 정들어 놓으면 언젠가는 공통된 이익을 향해 같이 진군할 날이 있을겁니다.

 

그러니 너무 목숨들 걸지 마세요. 실수가 있으면 인정하고 지나친 언사는 삼가하시고요. 다만 의도적 여론 왜곡에 나서는 사람들은 그것이 직업이라고 판단하셔도 됩니다. 이런 사람들은 적대적 공존자들일 뿐이니까요.

'세상만사 > 정치언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빠들은 사석의 묘를 알아야...  (0) 2006.08.26
달과 손가락  (0) 2006.08.20
황우석 알리바이(중심세력이 필요합니다.)  (0) 2006.08.11
정치언어 번역 ver 1.0  (0) 2006.08.04
대통령 장사  (0) 2006.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