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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정치언론

생활이 곧 정치다

정치의 함정

 

인터넷으로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알릴수 있게된 이후 직업정치인이 아닌 개인들의 참여가 활발해졌습니다. 바람직한 흐름입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 빛과 그림자가 있듯 인터넷을 통한 간접참여가 초래하는 부작용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치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 중 본업을 기반으로 또는, 선대의 유산이나 본인이 축적했던 물질을 토대로 참여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것 같습니다. 물론, 정치의 정점인 국회에 입성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은 이런 경우가 많죠. 정치적으로 성공하려면 그만큼 물질적 토대가 있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겁니다.

 

어느 분야나 피라밋 형태의 먹이사슬 구조를 가집니다. 정치도 만찬가지입니다. 정점에 있는 국회의원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절대다수의 참여자들은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자체 선거가 있을때 한몫잡아 몇년을 놀고먹는 한량에 가까운 생활을 하게 됩니다.

 

현재 위와같은 현실정치의 모습이 인터넷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16대 대선때 노무현의 당선을 견인하며 모습을 드러낸 인터넷의 실체적 힘은 노무현측 현실정치 조직이 한나라당이 비중을 두지 않았던 온라인에 사활을 걸면서 만들어진 것에 불과합니다.

 

노사모, 개혁당등 현실정치 조직의 참여가 없었다면 노무현을 당선시킨 인터넷의 파괴력은 아마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러한 요소들을 간과한 채 인터넷만 잘 활용하면 무엇이 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있는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현실이라는 빙산을 보지 못하고 빼꼼히 머리만 드러낸 온라인에 승부를 겁니다.

 

하지만 물질적 기반을 마련해 주면서 세력을 확보하는 현실정치와 달리 오가는 사람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글만으로 승부를 거는 온라인 정치는 지구력을 가지기 힘듭니다. 정기적인 글쓰기는 필수이며 주목 받을수 있는 소재를 찾아가게 되고 당장 정신적 만족과 감정적인 해소를 줄 수 있어야 독자가 유지됩니다.

 

이렇다 보니 지지세력 이라할 수 있는 독자들을 유지하기 위해 현실정치만큼 비용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글쓰는 이가 온라인 정치에 매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추세를 한발앞서 잡아내서 남보다 빠르게 분석해 놓아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해내기 힘든 지경에 까지 다다르게 되죠.

 

16대 대선당시 개혁당에 유입되었던 노사모가 그랬었습니다. 이회창 후보가 되면 사람들 죽어나가고 나라가 망한다며 만사를 제껴두고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죠. 이렇게 선거 사무실에 상주하며 불안을 조장했던 사람들은 대다수가 정치 언저리에서 밥벌어 먹고사는 현실정치 세력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정권을 놓는다는 것, 반대세력의 집권은 곧 기득권을 상실해 밥벌이를 놓아야 한다는 사형선고였습니다. 이렇게 현실정치나 온라인 정치나 너무 깊게 참여하다 보면 생업을 뒷전으로 밀어둔채 무조건 이겨야만 살아남는 냉혹한 현실을 만나게 됩니다.

 

기본이 우선

 

전직 정치인들중 과반 이상이 아주 힘들게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통계를 접하면서 도박에 가까운 한탕주의가 한국정치의 고질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개인의 영화를 꿈꾸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과 가족을 돌보는 기본적인 생활 이후의 여유를 적당히 꺼내어 정치에 관심을 두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얼마전 인터넷으로 생각을 주고받으시던 분의 개인사를 알게 되었는데요. 하는 일마다 각종 소송에 걸리고 반드시 승소한다고 자타가 공인하는 소송건에서 번번히 패소 하면서 알게된 사람들의 권유로 현실정치에 발을 디디게 되셨는데 실질적인 지원은 없고 역할요구만 있어 힘들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사상과 이념에 치중하시는 분이시라 국가보안법의 경계를 거의 넘어선 상태고 공황이 기정사실화 되는 경제위기를 전직대통령 및 반대세력에게 떠넘기거나 공안사건을 터뜨려 넘어가 보려는 이명박 정권의 움직임이 노골적인 지금 마음같이 선뜻 도움을 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조계에서 조차 생소하다는 "포괄적 공범"이라는 관습법 비슷한 조항으로 노무현 전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를 구속했는데요. 이 포괄적 공범이라는 용어는 증거는 없으나 이런저런 정황상 범죄혐의가 있다는 것을 참작해서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해 달라는 국가보안법식 이현령비현령의 변형입니다.

 

아직 세력이 완전히 해체되지 않은 전임 대통령의 친형을 이렇게 무릎 꿇려버리는 권력의 냉혹함을 바라보면서 과연 인터넷 논객인들 무사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앞서게 됩니다. 그래서 애초부터 법의 테두리 내에서 글을쓰고 말을 하자는 이야기를 했었던 것인데요. 국보법도 폐지 또는 개정되기 이전에는 준수해야 합니다.

 

국가보안법에 불이익을 당하고 그것에 맞선다는 분들중 국보법이 무슨 목적으로 만들어져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그 실질적인 핵심을 알아차리고 계신 분들은 거의 없더군요. 인터넷에서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글을 많이 보았지만 곁가지로 비껴갈 뿐입니다.

 

자본주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국가보안법은 반자본주의 세력의 물질적 기반축적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호적에 빨간줄 그어지면 취직이 힘들어지죠. 이게 뜻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먹고사는 것 조차 힘들게 만들어 반자본주의 활동에 참여할 여유를 아예 싹잘라 버리는 것이죠.

 

그리고 반체제 인사와 교류하는 사람들에게 연좌제를 물어 불이익을 주면 그 사람 주변에는 인적, 물적 기반이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이렇게 세상과 고립되면 생존선에 필요한 물질조차 확보하기 어렵게 되죠. 간혹 국보법에서 자유로운 외국 시민권자들이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계백이 마지막 싸움인 황산벌 전투에 임하면서 가솔들을 베고 출전했다고 하더군요. 이러한 각오로 참여하는 정치적 치열함이 아니라면 법과 제도, 기본적 생계라는 현실적 토대는 인정하고 준수해야 꾸준히 정치적 견해를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생활이 가능합니다.

 

인터넷에 정치적인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부터 되도록 지인들과의 거리를 많이 두었습니다. 내 실수가 아니더라도 생각을 주고받거나 현실정치에서 만났던 사람의 문제가 전이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불이익을 줄수도 있기 때문인데요. 자신의 책임능력을 넘어서는 말과 글, 행동은 되도록 삼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함의 중요성

 

타고난 본성이 그러한 것인지는 몰라도 돈을 세면 구토가 나고 은행에 들어가면 머리가 지끈거리는 증상 때문에 먹고사는 이상의 돈벌이에 집중하지 못했는데요. 증조 할머니께서 일제시대 때 군공무원을 지내시며 약간의 선대재산 위에 많이 보태셨다는 사실을 어렸을때 알게 되었던 영향도 있을겁니다.

 

6.25때 인민군들이 들어오는 마을에 남아 계시다가 미군 폭격으로 무너진 철도교각 공사에 필요한 나무를 할당받아 머리에 이고 가시느라고 고생하셨다는 말씀을 들어보면 과거사 청산 명단에 올라가실 만큼 잘못하신 일은 없었겠지만 그래도 물려주신 재산에 애정을 가질만큼 떳떳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많은 물질적 토대도 떳떳함이라는 자격지심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스스로 땀흘려 얻은 지폐 한장만 못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경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선대의 재산을 무리없이 벗어낼 수 있었고 최근 돈에대한 거부반응이 사라져 자본주의의 마지막 만찬에 참여하려고 하는데요.

 

다가오는 경제위기는 물질적 토대까지 유명무실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주변을 거들어 줄 수 있을 정도의 여유는 갖추어 두는 게 좋겠죠. 가장 바람직한 정치참여는 자신과 가족은 물론이고 가까운 이웃을 돌보는 생활정치입니다.

 

불과 2~3년 사이에 위기를 벗어났던 IMF때의 일확천금이 반복되리라는 기대감으로 투기성 투자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주식과 펀드 및 부동산이 언젠가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번 경제위기가 10년을 바라보는 만큼 이러한 분들의 생활도 바람직한 것은 아닙니다.

 

날이 갈수록 높아질 은행이자에 대비해 대출금은 되도록 빨리 청산하는 게 좋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하락하는 부동산은 빨리 처분하기 힘들지만 주식과 펀드는 손해볼 각오만 하면 현금화 하기 쉽습니다. 그렇다고 미네르바의 말을 따라 외국으로 가지는 마십시요. 인심 험악해지는 건 세계적 기류이고 이방인이 더 피해를 봅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대통령들 까지 나서서 광풍을 만들어낸 주식, 펀드, 부동산에서 발을 빼는 것이 가장 빠르게 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인데요. 서민들을 위한다던 민주당까지 야합해서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를 서둘러 폐지한 것을 보시면 그 이유가 짐작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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