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을 거듭하던 환율이 1500선을 넘었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걱정마라 곧 좋아 질 것이다"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말 냉혹하기 그지없습니다. 단 한마디로 이러한 혼란을 수습할 수있는 권위를 지닌 어른이 경제계에 있었다면 과연 미네르바가 밤낮 안가리고 울어댈 수 있었을까요?
경제위기 하나에 국가 전체가 휘청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가누기 힘들군요. 오늘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 고수에 대응한 북한의 대남교류 중단 발표가 있었습니다. 환율하락 하나에 갈팡질팡 하는 한국에게 핵무력을 앞세운 북풍을 감당할 여력이 있을까요?
미국의 차기 정권이 부시의 공화당이 이끌어 왔던 대북정책 노선을 고수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여기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힐러리를 앞세운 오바마 정권이 북핵협상을 지지부진하게 이끌며 기술적인 농간을 부릴 수 있는 담보력을 가지고 있는가에 대한 분석이 빠져있습니다.
BDA(방콕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계좌 동결)니 협상문구 해석의 차이니 하는 기술적 외교술을 구사했던 부시정권이 미사일 발사등의 대응조치에 질질 끌려왔던 전례를 불식시킬 만한 그 무엇을 오바마측이 내보이지 못하고 있는이상 미국의 대북정책 노선의 방향은 정해져 있다고 봐야 합니다.
두갈래 갈림길에서 막연한 신호만 있고 그쪽 방향으로 열차가 출발하지 않은 상황인데요. 이명박 정권은 너무 서둘러 표를 끊고 자리까지 잡아버린 느낌입니다. 미국의 북핵열차는 갈림길 코앞에 다다라서 정해진 방향을 드러내게 될겁니다. 만약 강경책이 아닌 수교로 직행할 경우 남한이 선택한 표는 부도가 나버리겠지요.
이렇게 진행될 경우 남한사회는 크게 동요하게 될것이 분명합니다. 반북 목소리를 높였던 세력이 막다른 골목에 내몰리게 되고 소수로 전락하지 않기위한 반발로 극단에 가까운 행동을 하게 될텐데요. 이런 분열을 한마디로 수습할 어른이 없다는 게 또 가슴아픈 일입니다.
비단 이뿐 이겠습니까? 정치일선에 나서며 종교 본연의 자세를 커다랗게 훼손하고 있는 종교정치인들의 실패가 가져다 주는 혐종교 기류는 또 어떻게 할까요? 이명박 정권이 궤멸적 실패를 피하지 못할경우 종교의 자유가 정서로 흘러왔던 의식이 돌변해 버릴것이 분명합니다. 종교가 설 땅이 사라지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군쪽을 살펴보아도 상황은 마찬가지 입니다. 대한민국국군이 우러러 추앙할 수 있는 인물이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에 바로 이사람이라는 망설임 없는 대답이 나올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 입니다. 이렇게 종교와 군까지 어느 한군데 어른이 존재하는 곳이 없습니다.
경제가 무너지고 통미에 성공한 북핵이 강습하면 이명박 정권은 지리멸렬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군을 진중하게 추스려 본연의 자리를 지키게 만들고 여론을 하나로 결집시켜 제 이해집단으로 사분오열 되는 것을 수습해줄 어른이 단 한사람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자랑스러운 우리의 실태죠.
한국은 어른이 죽은나라입니다. 사회 지도층에 올라선 사람들은 경쟁에서 이겨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일 뿐이죠. 빛나는 자리를 사양하고 한걸음 비켜나 국가사회 전체가 마음에 담을수 밖에 없는 무게로 처신한 인물이 없기에 건국 60년이 보람없이 초라해진 것입니다. 건국초기에는 어른이 여럿 계셨었는데...
'세상만사 > 정치언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생활이 곧 정치다 (0) | 2008.12.06 |
---|---|
정치는 쑈, 구경이 제일 (0) | 2008.12.03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0) | 2008.11.22 |
대북 전단의 이면 (0) | 2008.11.21 |
모든 것이 상업적 장치물 (0) | 2008.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