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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정치언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경제위기가 가시화 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댓글들에서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요. 정부 관련기사들이 댓글 호황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기사가 올라오기 무섭게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수백개 이상의 댓글이 앞을 다투더군요.

 

출범초기 경제와는 전혀 무관한 영어 프렌들리, 대운하등을 들고나와 전임정권들이 임기 5년동안 주었던 스트레스를 단 6개월만에 압축해서 선물했던 탓에 국민감정이 폭발직전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외부요인에 의한 불가항력적인 부분도 있을텐데 모든것을 이명박 정권의 잘못으로 해석해 버립니다.

 

자승자박이요 사서 매를 벌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웃지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노무현 정권의 잘못이라는 남탓에 의존하던 습관을 정권 출범 이후에도 버리지 못하고 있었는데 되려 국민들이 경제위기가 이명박 정권의 잘못이라는 동일논리를 들고나오면 빠져나갈 여지가 없지요.

 

이러한 이명박 정권의 어려움을 웃으며 바라보기도 좀 그렇습니다. 나라의 운영을 맡겨놓고 또한번 경제위기를 혹독하게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명박 정권의 위기상황을 좋아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제정신이 아니겠지요. 요즘 노빠들이 이러고 있더군요. 노빠나 명빠나 노명박빠나...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른 정치권의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비난해야 하는건지 헛갈립니다. 입장이 바뀌면 스스로 비난하던 그 행동을 어김없이 따라하기 바쁩니다. 여기에 무슨 상식이 있고 원칙이 있을까요? 이런게 실용이고 선진스러운 것이라면 대한민국은 건국자체가 선진국 진입입니다.

 

뭐 싸우는 곳 근처에는 가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정치판이 무슨 판이라는 소리는 예전부터 있어왔던 것인데요. 서로 싸우면 이말도 옳고 저말도 옳다... 이쪽도 그르지만 저쪽도 잘못이 있다라는 양비론이 아니면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니게 되는 것이 한국사회의 오분전 양태입니다.

 

한심하기 그지없는 정치권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북어가 생각나는 분들이 아주 많으실 겁니다. 먼지나듯 두드려 패서 화를 삭이고 싶은 기분에 술한잔 걸치고 정치 안주로 삼는 것이겠지요. 그래도 해소가 되지 않는 분들은 직접 정치판에 뛰어들거나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말과 글들을 거침없이 토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의 내실은 이러한 비판들을 그대로 두기 힘들만큼 일천합니다. 국민 전체를 하나로 통합해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허약함이 적나라하죠. 참여정부에 우호적이었던 사람들을 퇴출시킬 만큼 적대적 공존조차 즐길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서 출범했기 때문에 민심부터 이반시킨 겁니다.

 

미운놈 떡하나 더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걱정해 주는 말을 붉은색이 의심되는 좌파스러운 것이라고 공격하는 집단에게는 잘난대로 해보라는 무관심이 제일이죠. 그저 적당히 잘못하는 거 아니냐는 선에서 힐난하는 것도 한 방편입니다. 말이 안통하면 말상대를 말아야죠. 결과에 대한 책임만 제대로 물으면 됩니다.

 

국가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순서가 있습니다. 이것을 무시하고 국민탓을 하는데요. 최고 권력인 국민들은 가장 최후까지 안전한 곳에 있어야할 국가의 보루입니다. 경제급락이 초래할 국가위기는 정치권 모두가 앞장서서 책임져야할 문제입니다. 국민의 역할이 올때까지 기다리는 것만큼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은 없습니다.

 

정부여당이 실패하면 그 정치적 시체를 넘어 야당들이 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모두 보낸후 그래도 안되면 그때 가서야 우리 국민들이 나서야 하는 건데요. 임진왜란때도 그랬습니다. 들불처럼 일어났던 민초들 처럼 정치권을 먼저 보내버린 후 천천히 가는 것이 순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어제오늘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듣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에는 수수한 사람의 모습을 고이 간직한 이들이 있고 온실같은 인위적 작용에 힘입어 곱게 화장한 꽃같은 이들도 있습니다. 사회적 배경에 안주하고 그것에 기대어 각종 혜택을 누리고 있는 이들을 꽃으로 명명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사람이 왜 꽃보다 아름다울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아하! 사람다운 사람과 꽃같은 사람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사자가 이러한 심오한 뜻을 의식적으로 장치한 것인지는 자세히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한 노래입니다.

 

사채광고가 홍수를 이루던 때가 있었습니다. 아주 유명한 연예인들이 거기에 출연을 했더군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입바른 소리를 하던 것과는 달리 자신들의 사채광고 출연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을 뽑아내고 목숨을 앗아가게 될지 전혀 몰랐던것 같습니다. 그들의 꽃 미소가 시청자들에게 비수로 날아간 것입니다.

 

방송언론이라는 온실을 배경으로 조금이라도 더 따듯한 곳에서 각광받아 남보다 많은 기회를 얻으려는 꽃같은 노력들이 아우성입니다. 이러한 시대에 사람의 위치를 찾아나서는 사람다운 이들을 보면서 안치환의 노래를 듣습니다.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향기로운 사람이니 천천히 피어도 된다는 응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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