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간의 대결에 대해 많은 분석들이 나옵니다. 핵과 미사일 발사실험으로 무력의 실체를 들이밀고 있는 북한과 경제패권으로 전방위 제재를 가하는 미국의 대결이 종착점으로 치닫고 있는데요.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가시적 성과를 얻어낸 북한 쪽으로 칼자루가 넘어간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두개의 세력권이 충돌할 때 각국의 장단점을 살펴 비교하는 것이 판단의 수순인데요. 핵과 미사일은 지난한 개발과정이 문제일 뿐 일단 완성되면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단계로 접어듭니다. 북한은 대량양산 직전에 있거나 이미 대량양산에 진입해 있는 상태일 겁니다. 그 다음 단계는 확산이겠죠.
강경책으로 돌아섰던 미국의 부시정권이 행동대 행동원칙이라는 북한의 협상조건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을 보면 대량양산 능력까지는 갖춘 것으로 판단됩니다. 미국이 제시한 확산방지 조건에 응당한 급부를 이면에서 요구하고 있거나 초기 확산단계에 진입해 있는 상태에서 더 유리한 협상지위를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여기까지 들여다 보면 북한의 핵포기를 전제로 한다는 한미일의 의미설정은 타당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북한이 핵포기를 댓가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 자본주의로 진입하고자 하는 경제분야에 국한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시선돌리기에 성공한 측면은 있지만 말입니다.
뜻을 전달하는 말과 글이 어떤 부분을 내세우는 가에 따라 실체를 정확하게 전달하기도 하고 반대로 보여주기도 합니다. 북미핵협상을 양국의 협상조건과 행동양상으로 가늠해 볼 경우 가장 정확한 표현을 찾아낼수 있을것 같은데요. 일극패권에 다다른 미국과의 협상에서 대등하거나 우위를 점했다면 패권협상이 되는 겁니다.
미국이 유지권을 가지고 있던 경제질서, 군사질서를 일정부분 양보받는 단계를 거쳐 다음으로 발전하는 수순을 가질것 같은데요. 친북세력은 하루아침의 손바닥 뒤집기를 바라고 있고 반북세력은 가당키나 하겠냐는 우려섞인 비아냥으로 단계를 무시해 들어가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이 보여주었던 비전쟁 협상전략은 하나의 양보를 얻어내면서 안잡아 먹지를 주특기로 내세워 성공해 왔는데요. 왜 테러지원국 해제라는 별거 아닌것 같은 양보를 극구 피하려고 했는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동원해서 행동대 행동원칙을 협상전략으로 내세웠는지에 대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북미핵협상이 주변국을 끌어들인 6자회담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1차 협상에 이어 2차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차가 끝일까... 아니겠죠. 미국의 경제제재 해제가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전부가 아닙니다. 하나를 얻어내는데 성공한 북한이 그것에 만족할리 있을까요? 최대한 얻으려 할겁니다.
그렇게 가다보면 구소련 시대부터 시작된 미국과 러시아간의 군축과 비슷한 북미간의 군축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말이 북미간의 군축이지 세계패권을 장악한 미국과의 군축은 곧 지구차원의 전체군축을 의미합니다. 전쟁으로 상대국의 무력을 제거하는 것보다 이것이 훨씬 강력하고 인도적인 싸움일 수 있습니다.
친북세력들은 무조건 싸워서 반미반제의 진정성을 보여달라고 주문하고 있는데요. 개인의 주장을 넘어 국가단위의 움직임을 넘치게 거드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비단 이들만 그런것은 아니죠. 반북세력들 또한 같은 주문을 미국에게 하고있습니다. 비슷한 손바닥이라 매일 마주치며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패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과의 협상이라면 군사질서를 변화시키는 군축에서 머물지는 않겠지요. 경제질서 까지 갈수밖에 없을 겁니다. 거기에 기축통화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달러의 위상을 적정선으로 재평가 하는 과정이 필연될 겁니다. 미국의 사활은 군사패권의 축소와 경제패권의 구조조정에 달려있습니다.
이렇게 모든 단계를 거치지 않고 충돌로 기존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는데 상당한 시간을 소모한다면 그 과정에서 치루어질 약소국과 힘없는 사람들의 희생에 떳떳할 수 있는 것인지 또한, 더 나은 세상을 주장한 만큼 제대로 된 결과를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 가슴으로 생각할 시간인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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