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당
박사모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연합 홈페이지를 찾아갔었습니다. "3李씨는 경상도 유권자를 자동판매기로 보는가?"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와 읽어보려고 하니 회원에 가입하라고 뜨더군요. 외연을 넓히려면 좀더 개방적인 모양새를 갖추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李씨... 참 산뜻한 표현입니다. 당정분리를 폐지하고 부활한 당총재 당연직을 확보한 李명박 대통령, 李재오 원내대표, 李방호 사무총장 세사람을 칭하는 말입니다. 이들 셋이 한나라당의 공천권을 틀어쥐고 장악을 시도하고 있지만 박근혜계가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을것이라는 일종의 경고로 보이는데요.
명칭 하나로 확실한 전선을 그어버리는 박사모 회원들의 탁월한 정치감각은 신중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박근혜 전대표에 걸맞는 지지자들 이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오게 만듭니다. 3李씨 사당화를 반대한다는 명분은 '친박연대'라는 명칭을 공격하고 나선 한나라당에 대응하는 방패가 되고도 남습니다.
3李씨당을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있다면 "쓰리당"이 되겠지요. "three(3) + 이(李) + 당(黨)"의 함축된 표현입니다. 쓰리라는 속어는 가로채다(소매치기)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전대표가 기사회생 시켰던 한나라당을 빼앗기면 그들의 가슴이 얼마나 쓰리겠습니까?
반대운하 기류
친박 정치인들의 출마로 인해 보수표가 갈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통합민주당이 어부지리를 얻게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요. 이들이 친박연대라는 당명을 사용할 경우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게 될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견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반박공세가 그리 적절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현재의 국면으로 보았을 때야 친박연대를 피하는 것이 급선무 이겠지만 조금더 길게 본다면 이쯤에서 타협선을 가지는 것이 소탐대실하지 않는 지름길일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누가 뭐라고 해도, 아니 박근혜계 정치인들 스스로도 대한나라당 전선을 친박연대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쓰리당 추구에 덜 손해보는 구도일 것입니다. 만약, 친박연대를 포기하는 대신 한반대 대운하를 "망국운하"로 규정한 후 야당전체와 공조를 모색하는 "구국연대"로 발전하면 낭패를 보게됩니다.
한반도 대운하가 가지는 치명적인 결함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만 집중 거론해도 쓰리당은 고난의 아리랑 고개를 넘어야 합니다. 경제 대통령으로 집권에 성공한 이명박 대통령이지만 미국발 경기침체로 인해 앞날이 캄캄한 상태입니다. 여기에 대운하 악재가 겹치면 끝장납니다.
첫째, 장기적 물동량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공황까지 거론되고 있는 미국경제의 침체는 한국의 대외수출 대폭감소로 이어질겁니다. 운하가 가지는 물류기능은 장기적 물동량 증가에 맞추어진 것인데 최소 10년이 예상되는 침체기를 맞으면 애물단지로 유지비용만 까먹으며 놀고 있어야 합니다.
둘째, 운하 전도사 이재오에 반대 전도사로 도전장을 던진 문국현이 그 뇌관을 짚어가고 있는 대개발이 가지는 기회착취 가능성 입니다. 끝없이 폭등하고 있는 원부자재로 인해 곳곳에서 건설이 중단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대운하를 시작하면 수도권 뉴타운은 전면 중단될 수 밖에 없습니다.
셋째, 예상비용 폭증입니다. 시멘트, 철골등의 품귀현상이 나타나며 가격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용충당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모래가격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운하경유지에 아파트 단지 개발까지 더해지면 건설에 필요한 원부자재 가격은 더 치솟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집중거론 할경우 대운하 반대여론은 급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친박연대가 그 위기감에 편승해 구국연대로 반대운하 정치연합 모색에 나서기 시작하면 한나라당은 군소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선거 막바지에 박근혜, 김영삼 전대통령, 각종 시민단체등이 성명서를 발표하면 끝이죠.
경제는 예측이 99%
집권한 대통령이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여당을 장악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코앞에 들이닥친 경제위기도 알아채지 못했던 사람들이 반경제적 치명타가 될 한반도 대운하를 밀어부치기 위해 쓰리당을 도모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입니다.
경제란 선제적 조치로 방향을 잡아가야 암초를 피할수 있는 항해와 같은 것입니다. 예측이 99%고 맞닥뜨린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1%라고 보아야 합니다. 에디슨이 말한 1%의 영감, 99% 노력과 정 반대의 태도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쓰리당의 경제운영을 보면 발등에 떨어진 현상에 99%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경제는 이런저런 방법을 고안해 내는 발명이 아닙니다. 하나를 내세우기 위해 99%를 소비하는 구조가 아니지요. 국제경제의 추세를 미리 예측하고 거기에 맞추어 단계적 대응책을 적용해 나가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집권세력이 경제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하는 순간 경제의 99%에 해당하는 예측은 정치논리에 예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달도 내다보지 못하는 쓰리당의 경제예측력과 99%를 노리개 시녀로 만들어 버리는 정치논리가 가세한 지금 집권세력은 단 1%의 예측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허구헌날 대운하만 부여잡고 있는 것입니다. 거기에 쏟을 노력의 단 몇%만이라도 국제경제 예측에 쏟을 것을 과반이 넘는 대운하 반대여론으로 국민들이 채찍질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입니다. 한달은 자치하고라도 단 일주일 만이라도 내다봐야 경제를 좀 안다고 할수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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