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이 아니라 인물
이인제의 민주당, 문국현의 창조한국당과의 통합에 나섰던 통합신당이 신통한 결과를 얻어내지 못할 것 같습니다. 김대중 전대통령과 재야인사들 까지 통합을 주문하고 나섰지만 자신들의 손가락만 바라보고 정치를 하라는 훈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어디까지나 인물에 있습니다. 이것을 건너뛰고 어찌해보려고 무리수를 두다 보니 열석내외의 꼬마 민주당이 백사십여석의 통합신당에게 절반의 지분을 요구하는 우스꽝 스러운 모양새가 나오는 것이지요. 이것을 통합신당 내부나 일반 국민들이 정상으로 판단해 줄리가 없습니다.
더 나아가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후보는 대놓고 후보사퇴를 요구하고 있더군요. 인물이 마땅하지 못하면 이렇게 말도 안되는 굴욕을 감수하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입니다. 결국 통합신당은 갖은 의혹에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를 무리해서 내세운 한나라당과 똑같은 궤도를 달리고 있는 셈입니다.
정동영이라는 통합신당의 대통령 후보가 스스로의 힘으로 25% 정도의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BBK 한방 요행수에 과도하게 기대었기 때문이겠지요. 만약 통합신당이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같은 인물을 내세웠다면 지금처럼 바닥을 기고 있을까요?
대안은 있는가?
김경준 가족군단의 공격으로 지지율이 급격하게 빠지고 있는 이명박 후보에 대한 대안으로 보수층에서는 이회창이라는 거목을 내세워 철저히 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대타까지 준비한 보수와 일전을 치루려면 통합신당도 인물이라는 절대조건에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명박, 이회창, 박근혜라는 기라성 같은 후보들을 누가 넘어설 수 있을까요? 이명박이 낙마하더라도 이회창이 버티고 있고, 이회창이 양보를 고려하고 있는 박근혜라는 더 어려운 산이 가로막고 있지만 적어도 한사람을 가지고 있는 것이 통합신당입니다.
첩첩 한나라산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선 통합거부 후 독자출마를 모색하고 있는 민주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을 싹 쓸어와야 합니다. 또한 깨끗함을 내세우고 있는 문국현을 초라하게 만들 정도로 공인된 인물을 후보로 내세워야 하겠지요.
이렇게 한다면 민주당과 통합신당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 지지층까지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됩니다. 여기에 기성정치에 대한 확실한 차별화를 꾀할 수 있는 무엇이 가미되어야 할겁니다. BBK암초를 만난 한나라당이 상당히 혼란한 시기라 이러한 조건들만 잘 충족시킨다면 역전도 바라볼만 합니다.
누구인가?
위의 조건에 딱 들어맞는 사람은 추미애 입니다. 통합신당 경선당시에는 천정배를 예상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민주당을 깨고나간 주역이며 노무현 정권에서 법무부 장관직을 지낸 천정배로서는 민주당이 건재한 호남의 밑바닥을 쓸어담을 능력이 없습니다.
탄핵폭탄이 투하된 민심속에서 삼보일배로 민주당을 살리려고 노력했던 추미애의 모습은 민주당 지지자들의 가슴속에 아직 선명하게 살아있을 겁니다. 이러한 인물이 통합신당의 후보가 될 경우 민주당이 호남의 전략투표를 제대로 단속할 수 있을까요? 다음 총선에서 아예 사라져 버릴수도 있습니다.
좌파 신자유주의라는 민생파탄의 신버전에 불과한 따듯한 신자유주의를 들고 나온 문국현의 통합신당도 마찬가지지요. 여성 대통령 후보라는 독보적인 추미애에게 명함을 내밀기 힘들겁니다. 더구나 거액의 정치자금을 뿌리쳤던 검증된 깨끗함은 부자 문국현의 사회기부를 무색하게 만들어 버립니다.
통합신당 또한 총선에서 단 한석도 건지기 힘들어 질것이 분명합니다. 겉으로는 노무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는 듯 하지만 그보다 더한 친미 보수적 경제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점차 드러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2의 노무현만은 막아보자는 중도개혁 세력의 뼈아픈 반성이 화룡정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추미애 만으로 되는가?
아니지요. 그가가진 모든 가능성을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정동영이라는 걸출한 발판이 있어야 합니다. 정동영이 후보를 양보해서 유례없는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좌초된 개혁으로 이반된 민심을 추미애가 끌어당겨야 진영을 추스를 수 있게 될겁니다.
이제는 통합이 아니라 구시대의 정치를 얼마나 제대로 털어버리느냐에 승패가 달려있습니다. 그것을 절실하게 느꼈을 만도 한데 정치권은 아직도 헛삽질만 해대는군요. 정동영은 그 발판이 되어줄수는 있어도 새로운 시대를 여는 열쇠는 가지고 있질 못합니다. 과도기를 이어주는 한개의 계단일 뿐이지요.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때도 되었고 어쩌면 한나라당이 박근혜를 내세우게 될지도 모릅니다. 박근혜가 먼저 대통령 후보가 될 경우 그 기회는 한나라당이 차지하게 될겁니다. 하지만 통합신당이 발빠르게 움직인다면 최초의 여성대통령이라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겠지요.
한나라당에 대한 훈수는 두었고 이회창, 박근혜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니 만큼 통합신당도 제대로 된 후보를 내세워 아름다운 진검승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추미애는 이회창 후보와 단기필마로 대적할 수 있는 시대적 정치자산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대선은 총선으로 가는 직행열차
대선직후 총선이 있습니다. 때문에 대선의 결과가 총선의 향배를 결정하게 될겁니다. 따라서 대선과 총선을 하나로 보고 전략을 수립해 움직여야 대선승리 후 총선승리로 이어지겠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 후보 한사람만 내세우는 단순한 움직임을 탈피해야 할겁니다.
정동영이 대통령 후보직을 양보해야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대권을 양보해 정권을 창출하고 총선을 진두지휘할 정동영을 가로막을 수 있는 인물은 현 정치권에 없는 것으로 압니다. 통합신당 내부에 있는 친노세력이 반기를 들 명분도 완전히 사라져 버리겠지요.
대권을 양보하는 대신 거머쥐게 될 무소불위의 위상을 활용해서 각부처의 장관을 미리선임해 예고한다면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는 통합신당의 대통령 후보에 두자리수의 예비 장관후보 까지 혼자서 상대해야 할겁니다. 아주 벅차겠지요. 통합신당에게 정권을 맡겨도 된다는 안정감도 줄 수 있을겁니다.
이미 장관직을 수행했었던 당내의 굵직한 인물들을 다시한번 알맞는 자리에 예고할 경우 그 파괴력은 만만치 않겠지요. 10년 야당을 했었던 한나라당이 절대로 따라할 수 없는 방법입니다. 그런후 정동영이 국회의장이 되어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 표를 달라고 한다면 총선고지까지 쉽게 점령할 수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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