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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정치언론

스스로 할것을 해야만...

북미협상이 진전되면서 남한사회 내부에서는 미군의 전면철수와 주둔 당위성을 놓고 논쟁이 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역사적 맥락으로 본다면 철수가 당연한 것이지만 남한의 현실적 처지로 판단할 경우에는 주둔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죠.

 

이 두가지 시각은 모두 합리적인 명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어느쪽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요. 국제정세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능동적인 선택이 이 둘을 저울질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할듯 합니다.

 

영원한 제국은 없었습니다. 또한, 약소국이 강대국으로 성장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북미간의 대결은 이러한 법칙을 실증해주고 있지요. 흥망성쇠가 국가라는 조직이 거쳐야할 생로병사인 것입니다.

 

국제사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 있는 북한은 표면적으로 남한에 주둔한 미군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미협상 결과에 따른 주한미군의 전면적인 철수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만약, 주한 미군이 철수를 한다면 어떠한 상황이 벌어질까요? 이것을 예측해 보면 주한미군이 한국에게 어떠한 존재로 역할하고 있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한 무엇이 있지는 않을까요?

 

정승집 개가 죽으면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정승이 죽으면 파리만 날아다닌다는 옛 속담이 있습니다.  정승없는 개는 끈 떨어진 연이라는 소리입니다. 그만큼 권력이라는 뒷배에 기대어 연명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죠.

 

한국사회 내부에서 미국은 정승과 같은 존재입니다. 미국정승에 기대어 자리를 보전하고 위세를 부렸던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이들에게 미군은 자신들의 생존을 보장해 주는 경찰입니다.

 

정승집 개가 지나가는 사람을 물었다고 칩시다. 그 개를 때리거나 된장바를 사람이 있을까요? 오냐오냐 해서 안하무인으로 만들어 놓을 가능성이 높죠. 이러면 사람무는 재미에 날새는 줄 모를겁니다.

 

마찬가지로 미국의 위세를 등에 업고 온갖짓 다한 사람들이 많겠지요. 지성의 요람이라는 모 대학의 교수가 공영방송에 나와서 미국의 은혜를 모르고 잘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배은망덕한 짓이라고 떠들던게 불과 몇년전 입니다.

 

일제가 물러간 후 친일파들의 행적이 공론화 되었듯 미군이 철수할 경우 친미세력들에 대한 적나라한 성토가 곳곳에서 튀어나올 겁니다. 이것이 두렵기 때문에 주한미군 철수를 목숨걸고 반대하는 사람들도 꽤 되는 것으로 압니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이익에 따라 주둔하든 철수하든 가부간의 결정을 하겠지요. 이 미국의 이익과 미국을 뒷배경으로 적극 활용했던 친미세력들의 이해관계가 갈라지는 것을 국익에 결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국이 무슨 힘이 있어 미군을 있으라 마라 하겠습니까? 물러가라고 하는 반미세력들도 그렇지만 철수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친미 세력들도 현실성 없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힘있는 미국 맘이죠. 북한이 더 세면 북한 마음이고요.

 

정승이 죽으면 그 밑의 판서도 갈립니다. 그렇게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의 밥줄이 끊어지게 되죠. 권력이란 피라밋과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상에 있는 꼭지점을 치면 전체가 날아가는 구조적 취약성이 있지요.

 

한국의 권력은 미국이라는 정점에서 뻗어 내려간 피라밋 입니다. 할말은 하겠다던 노무현 대통령도 별말 한게 없더군요. 그 미국의 물리적 상징인 미군이 철수한다는 것은 경찰없는 치안공백과 비슷한 상황을 만듭니다.

 

즉, 친미안보를 유지해 친미세력들이 사회 지도층으로 활동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던 물리적 방어막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죠. 주한미군의 전면철수는 남한의 권력 피라밋을 무너뜨리게 됩니다.

 

그래서 여차하면 튀어보자는 소리가 미국에 대한 무비자 요구입니다. 이들 대부분이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중상위 직급 관리자들 입니다. 주한미군 철수와 친미파 척결이 가져오는 결과가 바로 국가사회 전체의 중상위층 제거죠.

 

이렇게 되면 한국사회는 제기능으로 돌아가기 힘듭니다. 정부도 앞뒤를 못가릴 것이고 기업 또한 우왕좌왕 하겠지요. 외국자본이 있을래도 있을수가 없습니다. 경제의 천적은 뭐니뭐니 해도 불확실성이거든요.

 

이러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친미파를 끌어안아야 합니다. 그런데 과연 미국이 빠져나간 힘의 공백기에 분출될 친미파 척결 요구를 냉정하게 식혀줄 역량을 남한이 가지고 있을까요?

 

지금 돌아가고 있는 정치권의 권력쟁탈 소꼽장난을 보면 기대난망입니다. 어쩌면 현 정치권 모두가 미국정승에 기대고 있는 정치세력일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최후의 만찬을 다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죽기전에 먹고보자로 보이네요.

 

국제사회가 요동치고 있는 지금같은 시기에는 무엇보다 내부단결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혁 대통합이 필요하죠. 노무현 대통령의 속좁은 대연정 감상놀이가 아닌 국가보전을 위한 진짜 큰 정치가 절실한 때입니다.

 

이회창 전 총재가 구국의 신념으로 현 정국을 지켜보며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데 거기에 기대를 걸어 볼까요? 그 또한 그밥에 그나물 인가요? 대한민국은 또한,국민들은 누구에게 미래를 맡겨야 하나요? 미국에... 아니면 북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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