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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정치언론

이회창+정동영... 보혁 대통합

여러사람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면 절대다수가 마땅하게 찍어줄 후보가 없다는 짜증을 숨기지 않습니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소리도 하고 이건 좋은데 저런 하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주저론도 적지 않구요. 국민들은 제대로 된 인물부재가 정치 스트레스를 한껏 높여주고 있는 아주 한심한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임계점에 근접한 정치불만은 갈수록 늘어나는 부동층의 규모를 보면 가늠해 볼 수 있지요.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한놈 걸리면 완전히 보내버린다는 민심이 희생양을 찾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이 포함된 삼성특검에 대한 찬성율이 높았던 것입니다.

 

이명박 후보가 연루된 BBK의혹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선축하금에 대한 특검은 대선 한참 이후에나 결말이 나지만 BBK는 대선과정에 폭로와 반박이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요. 검찰이 가부간의 딱부러진 수사결과를 내놓았었다면 절호의 기회를 날리지 않고 민심을 풀어줄 수 있었습니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할 수 있는 결과를 제시했다면 전폭적인 지지로 이어졌을 것이고 그렇지 않았다면 냉정하게 등을 돌려버렸겠지요. 또한, 신당의 BBK 공세가 정치공작 이었다면 이들을 완전히 박살내 버렸을 겁니다.

 

어느쪽으로든 쌓여있던 정치 스트레스를 일거에 해소해 버릴 수 있었겠지요. 하지만 관습헌법에 버금가는 관행수사로 역시나 검찰로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검찰에 대한 불신감을 나타내는 이도 많지만 저는 쌓여만 가고있는 국민의 정치불만이 어느쪽으로 터질지가 더 걱정됩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적당히 넘어갈 만한 일에도 여론이 들끓어 인권이 침해될 정도의 마녀재판이 벌어질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올바른 방향으로 돌리려 하다가는 도리어 화살세례를 받게되는 어처구니 없는 광기로 발전할수도 있겠지요.

 

이번 선거를 통해 당선되는 차기 대통령은 약간만 잘못해도 극도로 민감해진 뇌관이 폭발할 겁니다. 집권기간 내내 살얼음을 걸어야 하겠지요. 아니면 세종대왕에 버금갈 정도로 국정을 훌륭하게 이끌어야 할겁니다. 하지만 역대 정권들이 뒤로 떠밀어 놓은 각종 폭탄이 내버려 두지 않을것 같더군요.

 

이명박 후보는 절호의 기회를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한나라당 후보에게 기대할 만한게 전혀 없군요. 그나마 남아있는 딱 하나의 방법은 해당 정치인들이 진짜 충정을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입으로 떠들어대는 만큼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정치인이 과연 있을까요?

 

아무튼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해야할 주문은 마저 해보겠습니다. 뭐 안한다면 그만이지요. 그냥 그렇게 자잘하게 놀다가 전멸을 당하는 것을 지켜봐줄 수 밖에요. 정치적 자살을 하겠다는 정치인은 그냥 내버려 두는게 국익입니다. 세금이 아깝지요.

 

지금 정치권이 해야할 일은 국민들이 주저하지 않고 지지할 수 있는 후보를 내는 겁니다. 하지만 열두명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딱히 이사람이다 할만한 대어가 없지요. 모두가 이러저러한 흠결이 있습니다. 이것이 국민들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는 요인이지요.

 

따라서 이러한 걸림돌들을 스스로 치워주는 정치적 해법을 모색해야 할겁니다. 가장 그럴듯한 조합은 이회창-정동영, 정동영-이회창 후보연합입니다. 전부터 보혁 대통합을 주문해온 저로서는 지금과 같은 정세가 그리 싫지는 않군요.

 

이회창을 꺼리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구시대적 반공사상이 너무 선명하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보수적 색채가 남북화합의 시대를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로 나타나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보수적 색채를 버리고 산토끼를 잡으러 나설 상황도 아니라 지지율이 정체되고 있는 겁니다.

 

정동영은 부동산 고공비행으로 양극화를 심화시킨 노무현 정권에 참여했던 정치인입니다. 그가 아무리 노무현 대통령과 거리를 둔다고 해도 공범이라는 전과는 삭제할 수 없는 빨간줄이죠. 참여정부 심판론이라는 적지않은 표밭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는 태생적 한계가 있습니다.

 

만약 이회창과 정동영, 정동영과 이회창이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주저하던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말끔하게 해소해 주며 이명박 후보를 지지할 사람들은 거기로 가고 반이명박 유권자는 보혁통합 후보쪽으로 갈수있게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여론조사에 이기는 쪽이 대통령과 국정의 절반을, 지는 쪽이 임기보장 책임총리와 나머지 국정 절반을 나누어 가지면 됩니다. 총선에서는 각자의 정당을 밀어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 되지요. 확보된 의석을 기반으로 정책경쟁을 벌이면 됩니다.

 

이번 선거에서 정동영 후보가 낙선할 경우 통합신당은 완전히 해체되어 버릴 수 도 있습니다. 총선에서 후보를 낸다고 해도 미니정당으로 전락해 버리겠지요. 따라서 보혁 단일화는 정권의 절반과 함께 총선에서 100여석을 바라볼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회창 후보또한 낙선할 경우 보수정당을 만들수는 있겠지만 그가 볼모로 표현한대로 박근혜 전대표가 한나라당에 있는이상 50석을 넘기기 힘들 공산이 큽니다. 만약 이명박 당선자가 전권을 위임하고 박근혜를 전면에 내세울 경우 10석도 힘들 수 있습니다.

 

정동영 후보나 이회창 후보나 이번 대선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든 아니면 연합정부를 구성해서 절반의 권력이라도 쥐지 못할경우 정치적 존립이 아주 위태로워 질 수 있을겁니다. 아직은 이러한 걱정을 할 시기도 아니고 경황도 없겠지만 검찰발표는 두 후보의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기자회견을 예고한 에리카 김이 어떤 패를 들고 나올지 모르겠지만 결정적인 것이 나오지 않는다면 BBK 한방은 없는 것입니다. 반 이명박 진영은 살길찾기에 급급해 지겠지요. 살길이라는 게 다른게 아닙니다. 욕심을 버리고 정권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이회창, 정동영이 보혁통합 정권을 구성할 경우 상호견제 구도가 형성되어 반 이회창 세력이 우려하는 대북 냉전정책이 나오기 힘들 것이고 반 정동영 진영이 우려하는 좌파정권의 갈피잡지 못하는 무능한 국정운영이 되풀이되기 힘들어 집니다.

 

이렇게 되면 이명박 진영은 박근혜에게 힘을 실어주어 국정의 일정 부분을 보장하고 이것을 국민들 앞에 공약으로 내세우며 보혁통합 후보에 대항할 수 밖에 없게 될겁니다. 어찌 되었든 한 세력이 국정을 농단하는 것에 대한 제동장치만 걸어놓으면 국민들은 남는 장사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회창, 정동영 두 후보에게 보혁 대통합을 주문합니다. 그렇게 해서 보혁 대통합 진영과 한나라당을 비교해 보고 싶습니다. 어느쪽이 더 훌륭한지는 국민 각자가 판단할 일이지만 이렇게 교통정리가 되면 한결 수월하지 않겠습니까? 노무현 대통령도 이렇게 민심을 풀어가야 퇴임후가 안전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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