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야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체계적 식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전문가라고 합니다. 이들이 머리속에 담고 있는 체계적 지식의 가치가 직업을 만들어 왔지요. 교수, 평론가, 기자등이 대표적인 직업군 입니다.
이러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습득해서 수십년 동안 정리해 왔던 사람들의 실력도 만만치 않지요. 어떤 분들은 전문직업가 들이 명함을 내밀지 못할 정도의 경지에 올라서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어도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지 못하면 펼칠 기회가 없었죠. 그래서 무리한 수단을 동원한 사람도 있습니다. 최근 논란이 된 신정아, 이창하, 김옥랑등이 편법교수가 된 사람들 입니다.
학력위조가 드러나기 전 두각을 나타내고 찬사를 받던 이들의 능력은 전문가라는 것의 기준이 얼마나 모호하고 불필요한 잣대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능력을 펼칠수 있는 면허증에 불과한 것일 뿐입니다.
이들처럼 교수직을 활용하지는 않았지만 찬반 양극단의 평을 받고있는 "디워"의 영화감독 심형래도 학력의 배경을 활용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그런 그에게 자타칭 전문가들이 혹독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전문가적 시각으로 보았을 때 디워는 기본을 결여한 영화라는 것이죠. 그러면서 관객들과 네티즌의 수준을 폄하하고 있습니다. 잘난 자기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내려다 보더군요. 심형래와 관객들을 영구와 땡칠이로 보고 있습니다.
만약 하자없는 교수명함을 가지고 있거나 영화관련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면 어떠했을까요? 모르긴 해도 마케팅의 승리요 탁월한 CG를 보여주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을 겁니다. 성공한 영화감독의 권력에 기대려 하겠지요.
바야흐로 면허없는 전문가들의 쿠데타가 사회를 뒤집어 놓고 있는 시대입니다. 편법이 드러나 퇴출당한 신정아, 이창하, 김옥랑등이 증명했고 관객 동원에 성공한 심형래가 영화산업계의 권력구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정보를 무한대로 저장할 수 있고 그것을 모두 실시간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지식정보는 더이상 권력이 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전문가의 면허증 장벽을 넘어선 고수들이 무한대로 할거하게 되었기 때문이죠.
강단에 서지 않고도, 방송언론의 전파와 지면에 기대지 않아도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인터넷이 춘추전국시대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실로 대단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평론가들의 한마디가 영화 흥행을 좌우했습니다. 이들에게 지면과 전파를 빌려주는 방송언론의 바람잡기가 흥행을 보증해 주었었죠. 이러한 구도가 깨졌기 때문에 영화계의 전문가들이 위기를 느끼게 된 것입니다.
방송언론 또한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흥행이 되는 영화를 곱게 보아줄 수 없는 수입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디워를 공격하고 있는 방송언론들의 심기는 이러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듯 합니다.
네티즌들의 광기로 폄하하는 이면은 전문가와 방송언론의 권력을 와해시키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좌우하고 있는 신흥 권력에 대한 질시일 뿐입니다. 소비자가 소비향방을 결정하는 상황이 고착화 되면 농간이 살아남기 힘들기 때문이죠.
이제 전문가의 시대는 갔습니다. 교수, 평론가, 기자등 자신들의 생각을 전파할 수단을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도 능력만 가지고 있으면 얼마든지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인터넷으로 평가받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는 최종 소비자의 선택으로 평가받아 살아남는 자가 전문가가 될것입니다. 면허증만 따면 놀고먹을 수 있던 옛날이 아닙니다 . 이것이 싫다고 아무리 발버둥을 친다고 해도 내일이면 새로운 인물이 그자리를 차지하게 되겠지요.
한국 관객들이 심형래의 디워를 선택했다면 그것이 해당 영화에 대한 시장의 평가인 것입니다. 평론가가 아무리 날뛴다고 해도 관람료는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걸 대신 지불하는 것이 아닐진대 이래라 저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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