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명이 태어나지만 그 자신을 죽여가는 것은 그 생명입니다. 소위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 사는 것이지요. 국가의 생리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패권을 쥐면 패권을 놓는 순간까지 살아가는 수 밖에...
패권을 잡았다가 놓지 않은 나라는 없습니다. 역사의 법칙을 부정해 끝까지 패권에 집착하다가 먼지처럼 사라진 경우가 많지요. 패권이라는 권력 자체가 실질을 넘어서는 과실을 가져다 주는데 이것이 독이라는 걸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소식으로 건강을 유지해 갑니다. 날곡을 먹는 생식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우리가 먹는 각종 음식에 포함된 독소들이 몸에 들어오고 누적되어 장기들의 피로도를 높여 건강을 잃게 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게 선뜻 이해되지 않으면 기계를 떠올리면 됩니다. 자동차에 순도가 떨어지는 연료를 넣을경우 금방 망가지지요. 고유가의 부담을 피하기 위해서 넣고있는 유사 휘발유가 문제가 되는 이유입니다.
단순하게 움직이기 위한 목적이라면 모르되 오랫동안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고장이 나지 않으려면 자동차나 사람이나 가려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국가도 다르지 않습니다.
패권을 쥐면 주변 약소국들이 알아서 조공을 바칩니다. 목에 줄 힘만 확보하고 있으면 앉아서 즐거운 때죠. 욕심나는 게 있으면 강탈하면 그만입니다. 체면치례를 하려면 약간의 값을 치루면 되죠. 약탈 소리를 듣지 않을 정도로 아주 조금...
이렇게 밀려드는 조공과 거저사는 것이 쌓이고 쌓이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언제 다 사용할지 엄두내기 힘들만큼 처치곤란한 상황이 발생해서 마음에 드는 나라에게 나누어 주기도 하며 흥청망청 탕진하기 바빠집니다.
여기서부터 제국의 뿌리에 독약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쌓아둘 곳이 모자랄 만큼 실질적인 소비력을 가지고 있던 제국과 동맹국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과해져 다른나라를 침략해도 해도 모자라는 소비걸식증에 걸립니다.
이게바로 패권을 거머쥔 국가에 침투하는 독소입니다. 패권을 먹으면 먹을수록 같이 들어오는 이 소비걸식증 이라는 독소가 누적되어 치사량을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도 이 병에 걸려 오늘내일 하고 있는 중이죠. 한국도 만만치 않고요.
이러한 미국 이후의 패권을 도모하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러시아죠. 우리도 이 패권 대장정에 올라야 한다는 주장이 있더군요. 패권의 속성을 잘 안다면 섣부르게 나설 일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왜 우리의 꿈이 고구려가 아닌지 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고구려 또한 패권을 추구했던 나라입니다. 욕살귀족들의 소비걸식증을 다스리지 못해 역사의 공식대로 사라져 버린 제국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일장춘몽을 꾸자고 민족의 장래를 선동하는 꼴이 될 뿐입니다. 현생인류의 역사에서 멸망의 공식에 해당하지 않았던 유일한 나라가 고조선입니다. 고구려 너머 저 깊은 역사속에 자진폐관한 나라입니다.
여러 나라들의 이해관계를 다스리고 조율하며 패권 너머의 이상향을 이루었던 우리민족의 시원입니다. 그 정제된 이념이 홍익인간 이지요. 좀 더 확장하면 홍익국가 입니다. 패권을 뛰어넘는 완성된 단계에서 얻어낼 수 있는 시야입니다.
그 홍익국가를 내세우는 북한이 미국과 대등한 외교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패권에 기대온 우리나라가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시기가 온겁니다. 고구려로 망할 것인가... 고조선으로 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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