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에 비중을 두는 전략적인 찬성론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님을 전제로 시작합니다.*
몇몇 분들이 미국이 조기에 몰락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한미 FTA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달러 및 채권등 미국에 대한 물권을 보다 많이 확보해야 채무청산 형식으로 하와이라도 확보할 것 아니냐고 하더군요.
나름대로 조금 더 보았다고 자부들을 하고 있는데 더 보아야 할 그 이후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게다가 그 과정 또한 대충대충 얼버무려 모양만 그럴듯 하게 빚어내고 있더군요.
일부의 주장대로 미국을 당장 절단낸다면 국제교역이 마비되다시피 할겁니다. 미국이 유지하고 있던 해상질서가 와해되고 국가간에 작용하던 힘의 균형이 무너져 버리면 물류위험이 가중되어 교역비용이 급상승 하게 될겁니다.
그렇게 되면 전략자원들의 가격교란이 발생해서 석유에너지는 물론 식량가격이 급등할 겁니다. 이것이 미국이 하루아침에 침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 들입니다.
우리나라가 식량자급이 가능한 상태라면 이러한 주장이 타당성을 가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외부조달에 의존하는 수입국이 일부의 주장대로 객기를 부린다면 수백만이 아사할 수 도 있을겁니다.
하루가 다르게 공산품의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이유를 저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그 이면에는 잘 닦여진 물류망이 버티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모르면서 무슨 패권의 향방을 판단할 수 있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한국은 일일생활권을 완성해 가고 있습니다. 만약 한국의 도로와 철도 그리고 통신과 미디어가 60년대 수준이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물품의 가격이 바닥으로 기어가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을겁니다.
지방에 있는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다음날 배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창고에 쌓아 놓았다가 각 지역 도매창고로 보낸 후 다시 소매창고로 분류되었다가 소비자에게 최종 판매되는 각 단계는 후진국형 비용을 발생시킵니다.
일부의 주장대로 미국이 추락한다면 국가간에 구축되어 있던 교역망 또한 위와같이 퇴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해상과 육지의 각국가간 공간에는 해적이나 강탈국이 활보하게 될 것이고 이것이 발생시키는 시간지연 비용까지 가중되겠지요.
결국 쌀 한톨이 금보다 비싸다는 반도체 가격의 수백배가 될 것이고 노나는 것은 식량생산국가들 뿐이겠지요. 우리나라는 무엇이 있어서 이러한 전략자원을 사올 수 있겠습니까? 자동차 한대로 쌀 한가마 들여오는 뼈빠지는 장사나 할까요?
미국 몰락이후 국제질서가 재편되면서 안정기에 들어서면 전략자원의 가격도 안정되겠지요. 하지만 웬만한 국가의 전력을 넘어서는 항모함대들이 즐비한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통제력 와해도 문제가 될겁니다.
이들이 지역패권을 추구하는 국가에 결탁하면 여기서 발생하는 국지적 불안정은 국제교역의 커다란 걸림돌이 될겁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나라가 이스라엘, 사우디, 호주, 일본 등등이 되겠지요. 이 이외에도 많을겁니다.
이들 국가의 경제력과 국력이 의탁해 들어오는 미국의 항모전단을 건사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전력을 기반으로 주변국가를 복속시키며 자원쟁탈을 강행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미간의 핵대결이나 한미간의 FTA 협상이나 미국의 연착륙 또는 경착륙을 전제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몰락이 전제되는 핵협상이나 FTA는 곧바로 국제교역과 무역한국의 몰락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초강수를 자제하고 있는 북한이 기만지연술을 펼치는 미국과의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은 지구경제의 판을 깨버리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그래봐야 그리 득될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국가를 기분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미 FTA는 이러한 구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미국에게 힘을 실어 북한이 초강수를 둘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배수진을 치게 만들 가능성이 높지요. 이것이 가장 커다란 문제가 될것입니다.
비행기가 부드럽게 착륙하려면 충분한 시간과 거리를 확보한 후 서서히 고도를 내려야 합니다. 미국이 경착륙이라도 하려면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할겁니다. 하지만 미국의 조종사들은 엔진의 출력을 높이려고 하더군요.
여기에 국제사회가 경고신호를 보내주어야 합니다. 한국이 FTA를 지연시켜 달러연료탱크의 압력이 떨어지는 것을 가로막지 않아야 합니다. 한미 FTA는 구멍난 탱크를 일시적으로 메울수 있는 반창고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스스로 착륙하려는 결심을 하지 않는다면 광란의 비행은 계속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비행기에 합승해서 연료를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한다면 북한의 핵미사일이 날라오겠지요. 한국은 변변한 낙하산도 없는 처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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