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열린 밥솥이 있었습니다. 열려있으니 아무나 들어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밥파도 들어가고 죽파도 들어가고 누릉지파도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쌀이 얼마 되지 않자 고객들에게 눈물로 호소해서 한솥가득 채우는 대박을 맞게 되었습니다.
손님들은 한껏 기대를 했습니다. 아주 근사한 밥을 지어낸다고 약속을 했으니까요. 그래서 한데있는 솥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배고픔을 참았지요.
그런데 장작불을 지피는가 싶더니 불을 더 때서 누릉지까지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에 죽이면 어떠냐는 주장이 충돌하면서 장작을 넣었다 빼내기만 반복했습니다.
그렇게 해는가고 품질은 떨어지지만 한데있는 솥에는 구수한 냄새가 열린솥으로 풍겨오는 밥이 뜸까지 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일부가 바깥으로 나가버려 단골손님이 반토막이 나버리더군요.
그런데도 빨리 뚜껑을 닫아 장작을 때서 뜸까지 들일 생각은 안하고 아직도 죽이니 밥이니 누릉지타령만 해대고 있네요.
열린솥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손님들은 배가 고프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죽이든 밥이든 누릉지든 빨리 내놓아 보라는 것이지요.
그래야 한솥에 있는 밥과 비교를 해서 단골을 계속하든 발길을 옮기든 한다는 겁니다.
조금만 더 아궁이 싸움을 한다면 아예 찬물을 끼얹어 불씨를 꺼버릴 생각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입니다. 죽도밥도 안나오는 솥을 누가 거들떠 볼까요?
그 아궁이의 오락가락하는 불씨가 단골 가슴에 불을 지르고 그 불이 확 번지면 놀고있던 쌀들이 다 타버릴 터인데 한줌이라도 건지는 것이 살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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