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여당이기는 하지만 정치자원을 개발하는 차원에서는 야당의 발치에도 못미치고 있습니다. 이것은 여당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결함에서 발생하고 있는 현상입니다.
여당에서 정치인이 성장할수 있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장관으로 발탁되어 정책적 성과를 내는 것이고 하나는 당의장이 되어 정치적 성과를 얻는 것입니다.
이중 장관 자리는 해당부처의 지속적 정책에 더해서 무언가를 해야하기 때문에 획기적인 논란거리가 없을 경우 경력쌓기가 전부죠. 만약 치적을 위해서 부처의 역량을 집중하다 기존 정책마저 흔들릴 경우에는 본전도 못건집니다.
때문에 유일한 돌파구가 당의장으로서 정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역대 당의장들이 결실을 보는듯 하면 내부에서 견제가 들어가 중도에 사퇴하게 만들더군요.
한 정치인이 당의장으로서 성과를 내고 성공하게 되면 그대로 대권유망주로 치고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4대개혁법이 지지부진 했던 것입니다. 때론 대통령도 시어머니 노릇을 했구요.
이번 당의장에 김한길 원내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더군요. 이 사람은 대권욕을 내비친 적이 없습니다. 또한, 당의장 역임후 국회의장으로 가는 포석에 만족해 할만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요.
산자부 장관이던 정세균 전의장이 복귀하며 당의장 감으로 거명되고 있지만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겁니다. 이 사람이 다시 당의장이 될경우 강력한 대권후보로 도약할 발판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또한 노대통령과 가까운 정치인이라 분당세력의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높지요. 그래서 천정배 전의장도 배제되고 있을겁니다. 이사람 또한 정치적 결정력을 발휘해야 하는 이번 당의장직이 대권발판으로 작용해줄 가능성이 높거든요.
결국 여권주자의 지지율이 한자리수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물안에서 서로 바지가랑이를 잡아당기고 있으니 얼굴을 알릴 기회가 만들어질리 있겠습니까? 그래서 나온것이 외부주자 영입론입니다.
그런데 정운찬 전총장은 정치초년생이죠. 역대 서울대 총장들은 경제부총리, 국무총리등을 거치며 대권후보로 나섰었습니다. 그래도 성공한 이가 없지요. 이사람이 정치를 하려고 한다면 최소 국무총리직 정도는 거쳐야 할겁니다.
일부에서 젊은 유시민 장관이 돌풍을 일으키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지만 한나라당 주자들에 비해서 중량감이 너무 딸립니다. 더구나 실정에 대한 심판을 받아야 하는 여당의 주자이기 때문에 감성정치를 펼치는데 뚜렷한 한계를 가집니다.
아마도 열린당은 내외부 모두에서 유력주자를 만들어내지 못할 겁니다. 이 구조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면 열린당은 차기권력을 넘볼 수 없지요. 아무리 인물이 많으면 무엇하겠습니까? 갈고닦지 않은채 내놓은 원석에 불과한 것을요.
열린당은 분당을 하는 것이 옳습니다. 그래야 잔류세력이든 분당세력이든 인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물꼬가 트이지요. 물귀신에게서 벗어나려면 우선 우물을 허물어 버리는 것이 첫걸음 입니다.
이와 반대로 한나라당에는 완성된 인물이 많아서 고민이죠. 지지율 1위의 이명박 전시장이 있고 보수층의 두터운 텃밭을 가지고 있는 박근혜가 있습니다. 또한 이 뒤에 손학규도 있습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물귀신이 설칠수 있지만 당외에서 무인지하 만인지상의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장을 흔들어댈 수는 없기 때문에 무난하게 인물을 다듬어서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이 열린당과의 차이입니다.
열린당의 패인은 지자체 선거에서 수도권 지자체장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데에도 있습니다. 오히려 장관직 보다 더 재량권을 가지고 능력을 발휘해 볼 수 있는 곳이 지자체장 자리입니다. 단기적 성과에 몰두해도 부작용이 덜하지요.
한나라가 더 막강한 것은 이러한 선발진 뒤에 오세훈이라는 입증된 구원투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회창 전 후보가 정치를 재개한 것을 변수로 넣어보면 유사시 구원투수를 투입할 수 있는 결정력이 확립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원희룡에 이어 고진화까지 경선에 뛰어들며 압박을 하는 통에 한나라당 내의 지분에 의해서 대선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럴경우 일반여론 지지율에서 한참 앞서는 이명박 전시장이 박근혜 전대표의 승리를 인정하기 힘들어 지지요.
만약 한나라당이 박근혜와 이명박에 의해 갈라지게 된다면 보수세력은 과거 이인제 악몽을 떠올리게 될겁니다. 이회창을 비롯한 비중있는 세력들은 이것을 타개하기 위해 결집하며 해법을 찾겠지요.
이러한 상황에 대한 가장 강력한 해법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될 수 있습니다. 그가 지지세력에 떠밀려 중도사퇴 하고 나선다면 보수세력에 더해 중도세력이 대거 결집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분양원가 공개행보 및 서울시정 계획 발표문을 보면 서민들의 표도 꽤 많이 확보할 듯 한데요. 현재로서는 인구 천만의 서울시장 자리가 대권으로 가는 가장 확실한 발판입니다. 이명박의 지지율도 여기서 나왔지요.
오세훈이 박근혜와 이명박을 제치고 지지율 선두로 나서게 되면 두 후보진영에 이탈세력이 발생하고 종국엔 정치지분을 잃지 않기위해서 물러서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보수진영이 이번에도 정권을 거머쥐지 못하면 한나라의 기반이 되었던 세력이 급속히 해체되기 시작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때문에 가능성에 몰아주며 나머지는 모두 버리려 할 것이 분명합니다.
열린당이 이러한 보수세력의 결집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물귀신 놀이를 중단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착화 되어있는 우물구조를 허물어뜨릴 필요가 있습니다. 탁트인 벌판에 나와보십시요. 발목을 잡을 일도 잡힐 일도 없을겁니다.
거기서 나름대로의 정견을 완성해서 정책이라는 말을 올라타고 질주한다면 누군가는 정상에 올라설 수 있겠지요. 혹시 압니까? 좁아터진 관문에 가로막혀 앞으로 나서지 못하던 진짜용이 승천을 하게될지... 적어도 한명은 있을겁니다.
'세상만사 > 정치언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론 지지율과 언론 점유율 (0) | 2007.01.04 |
---|---|
대통령... 주권을 맨손으로 지킬수가 있을까요? (0) | 2007.01.03 |
열린당은 갈라지는 게 순리입니다. (0) | 2006.12.15 |
국제방 만큼은 알고 가자구요. (0) | 2006.10.17 |
신삼국시대 (0) | 2006.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