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미럴님이 한미FTA를 반대하는 이유를 보면 "제가 경험한 범위가 넓지는 않지만 경영/IT 컨설팅 부분의 예를 보면 이렇습니다."... 주로 서비스 분야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과의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선례를 만들기 위해 협상 결렬시 보복성 제재가 있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이건 좀 과한 시각입니다.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한 한국에게 제재를 가한다면 일본이 협상에 나서려고 할리가 있겠습니까?
일본 뿐만이 아니라 협상이 결렬되자 보복성 제재를 취하는 미국에게 그 어떤 나라가 FTA를 하자가 나설까요?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 강경책을 내세우면 내세울 수록 FTA는 난제로 대두될 겁니다.
그리고 일본정부가 언론플레이를 통해 협상진전을 방해하고 있는것은 한미FTA 체결로 자국의 파이를 한국에게 빼앗길 것을 우려한 측면도 있습니다. 니미럴님의 전체적인 시각은 단순한 한국시장의 헌납에 국한되어 있더군요.
협상이란 주고 받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걸어놓고 그 중 줄것을 주고 얻을것을 얻는 것인데 여기서 얻는다는 것의 범주가 꼭 상대방의 호주머니 에서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은 유아적 시각이죠. 전 세계에서 얻을 수 있는 모든것을 감안해야 합니다.
한국이 한미FTA를 통해서 다른 나라에게 빼앗길 미국이 제공하는 기회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경우에 얻어지는 부수적인 이득, 이것을 제외해 놓고 굳이 한국과 미국의 시장만 고집스럽게 들여다 보는 것은 반대논리를 위한 꼼수로 보입니다.
하나의 기업을 예로 듭시다. 안정적인 납품처가 있는 기업은 이것을 토대로 새로운 기회를 확장할 수 있지만 맨땅에 노저어야 하는 기업은 생존 자체에 매몰되어 경쟁이라는 것을 아예 포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이라는 시장은 이렇듯 수출국가들이 가질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토대입니다. 이것을 빼앗느냐 빼앗기느냐에 따라 다른나라의 파이를 넘볼수 있는 체력을 유지할수도 있고 주저 앉을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미국시장이 수출한국의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수출경제를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필수시장 이라는 것을 알아야 FTA의 본질을 볼 수 있습니다. 미적거리다가 다른나라에게 FTA의 선점기회를 빼앗기고도 수출한국의 존속이 가능할까요?
표면적으로는 한국이 많은것을 내어주는 협상이라고 해도 미국 이외의 시장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획득해서 보다많은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왜 숨기려고 할까요? 서비스 분야가 포함되어 방송언론들의 밥그릇이 걸려있기 때문입니다.
니미럴님의 시각도 그들과 흡사합니다. 서두에서 지적했듯이 서비스 분야에 국한된 폭좁은 경험이 시야를 차단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국가의 통치란 전체를 보고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는 행위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 위치에서 그러한 결단을 내린 것에 대해서 반론을 하려면 우선 그와 대등한 시각으로 FTA를 바라보며 반대이유를 다듬어야 합니다. 그런데 반대론자들의 시각은 협소하기 그지 없더군요.
그저그런 지식 매니아적 반대론자에 치열한 밥그릇 반대론자까지 가세하고 있지만 저는 아직까지 그럴듯한 논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여러분의 반대여론 형성이 당면한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요.
그렇다고 해도 협상 자체를 깨버리려고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넘어서야 할 걸림돌은 일본입니다. 일본만 넘어선다면 정체되어 있던 한국의 경제력은 세계 수위권으로 급부상하게 될텐데요. 친일파가 아니라면 자숙해야 할 이유입니다.
일본이 꺼리는 상황이 이것이지요. 어떻게 해서든 한국의 경제적 안정기반을 흔들어 보고자 획책하는 것이 북한을 빌미로 만들어 내고 있는 미사일 정세입니다. 한반도가 불안정 해져야 일본의 지위를 넘보지 않을테니까요.
이렇듯 파상적인 공세에 시달리고 있으면서도 일본에 대해 이렇다할 공격을 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경제적 성장은 무릎이 꺾이고 말것입니다. 한미 FTA는 일본에 대한 총공세의 신호탄입니다.
일본을 밟고 넘어가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 한국이 선택해야 하는 가장 커다란 기회가 FTA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미국에 내어주는 우리의 살점이 결코 아깝지 않을만큼 거대한 대어를 낚을수도 있을겁니다.
모든 싸움의 기본은 근거지를 갖추는 것입니다. 게릴라가 시도하는 작은 싸움은 이것이 필요 없지만 정규군이 움직이는 싸움에서는 안정적인 보급과 전력 보전을 위해서 꼭 필요하지요.
FTA 반대진영의 논리를 보면 게릴라식 소규모전에 어울리는 주장을 합니다. 미국이라는 시장에 안정적인 교두보를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지요. 후진국들의 자잘한 시장에 만족한다면 그래도 됩니다.
하지만 세계 10위의 교역대국인 한국의 체격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국에 거점을 확보하는 데 시간을 다투고 여세를 몰아 일본의 영역으로 짓쳐 들어가야 합니다. 일본의 수출규모를 보세요. 저걸 빼앗는다면 아주 짭짤할 겁니다.
한국이 미국에 대해 최대한의 양보를 먼저 해버린다면 후발 협상국인 일본은 완전무장해제를 하기 전에는 미국시장에 대한 안정적인 접근이 불가능 할 것이라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할겁니다.
한국과 비교해 볼때 상대적으로 우월한 일본의 경제적 지위가 미래기회 확보를 위한 싸움에서 걸림돌이 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반대론자들이 제기하는 이유라면 곰곰히 생각을 해봐야 겠지요.
님들이 반대하시는 이유가 일본에게는 되도록 피하고 싶은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일본이 미국에 의해 뼈발림을 당한다면 불안정해서 침체요인이 되었던 미국의 경기가 장기간은 아닐지라도 살아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미FTA가 체결된다면 일본은 빗장을 걸어 잠근채 한국과 불리한 경제전쟁을 벌이든가 시장을 대폭 개방해 미국 자본의 총공세를 당할수밖에 없게 될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어느쪽이든 이득이 됩니다.
전자라면 일본을 대신해 미국의 자본과 유통망을 등에업고 전세계를 누빌수 있을 것이고 후자라면 미국의 구매력이 살아나 일본을 제물로 수출이 늘어나게 될것입니다. IMF때 당했던 앙갚음이라고 생각해도 될듯 합니다.
신자유주의는 국가를 해체하는 전략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수사에 불과한 것입니다. 어느 나라가 제일먼저 해체당하느냐에 따라 그 먹이로 체력을 보충하는 국가군이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상처가 나면 안되지요.
미국이 한미FTA에서 예기치 않았던 성과를 얻어낸다면 여론은 일본을 주시하게 될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먹음직 스러웠는데 한국이 버터까지 발라놓으면 그냥 넘어갈수야 없겠지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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