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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역사문화

카리스마에 대하여

여인의 향기라는 영화에 맹인으로 열연한 알파치노가 여주인공과 탱고를 추는 장면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 시선처리를 보면 감탄하게 되는데요. 정말 맹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표정에 부드럽고 절도있게 끊어가는 동작이 어우러져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듭니다.
 
알파치노... 데블스 에드버킷 (The Devil's Advocate, 1997) 에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에 전율을 느꼈었는데... 역시 대단합니다. 남자라면 저렇게 강력한 흡인력을 가지고 싶어하죠. 동경하기도 하고... 가슴 깊은 밑바닥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피솟음을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요.

여자배우 중에는 메릴 스트립이 발군이지요. 손가락 끝까지 섬세하게 인식하는 연기는 표정 하나하나까지 그 의미를 느끼게 만듭니다. 어떠한 것이든 완성된 경지는 정말 아름답군요. 누구나 그것을 추구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중후한 멋이 쌓여가는 배우들을 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 입니다.
 

요즘은 영화나 TV를 전혀 안봅니다. 사회가 안정되면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는데 이에따라 남성적인 면모가 시류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는것 같습니다. 요즘은 너무 유약한 사람들만 나오네요. 주변을 둘러 보아도 그렇구요.꽃미남들이 주목받고 있더군요.

 

각 방송국이 고구려를 집중조명 하는것도 이러한 흐름에 대한 심리적 반작용을 노린것 같습니다. 사회에 그런 남자들이 없으니 영상물에 나오는 인물들에게 빠져들 수 밖에 없겠지요. 남자들이 몰입할만한 호쾌함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시 단상에 오른 노무현 후보가 '장인의 좌익전력이 문제가 된다면 차라리 대통령을 안하겠다'라고 외칠때의 모습을 잘 되짚어 보면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알파치노 흡사한 기운을 감지할 수 있을겁니다.

 

정동영, 김근태 전 장관들의 지지도가 바닥인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카리스마로 인해 지지자들이나 관망파들의 눈높이가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연설을 할때는 혼을 뿜어내야 카리스마가 분출되지요.

 

남자들은 뛰어난 대상을 동경합니다. 자신이 뛰어넘기 힘든 인물이라는 판단이 들면 주종관계를 감수하며 추종하기도 하지요. 여자는 사랑에 목숨을 걸고 남자는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목숨을 건다는 말이 그래서 생긴겁니다.

 

각설하고 이 카리스마라는 전가의 보도를 어떻게 해야 가질 수 있는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큰바위 얼굴을 생각하시면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을것 같은데요. 알파치노 같은 인물의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겁니다.

 

그러다 보면 그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을 항상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알파치노를 떠올리면 그 기운이 생각나고 이 생각이 세포를 감응시켜 뿜어져 나오는 단계까지 간다면 여러분도 카리스마를 얻을 수 있을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면 반쪽 카리스마죠. 분위기는 알파치노 인데 목소리가 파리나무 십자가 소년이면 웃기기만 할겁니다. 가장 습득하기 쉬운 방법은 무게있는 목소리를 가진 성우들의 더빙을 반복해서 듣는 겁니다.

 

"격동 30년”의 전두환 전대통령 역을 맡았던 성우 신성호씨의 목소리가 가장 교과서적인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억양과 높낮이가 분명하고 절도있게 끊어가는 박력은 장세동 같은 군인들이 왜 전두환 대통령에게 목숨을 걸었는지 느끼고도 남습니다.

 

"본인은~"하는 대통령 시절의 목소리와는 달리 현역시절의 군인 전두환은 그야말로 남자 중의 남자였습니다. 그의 공과를 떠나서 군인다운 전두환의 면모는 그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로 능히 짐작해 볼 수 있으실 겁니다.

 

한가지 주의하실 것이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뛰어난 카리스마를 체화한다고 해도 항상 히틀러를 두려워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대중을 선동하고 상대를 이끌어 가는 능력이 뛰어날 수록 세에 떠밀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지옥으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 이거든요.

 

그럼에도 이러한 방법을 알려 드리는 것은 장차 다른 나라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자를 후려도 다른나라 남자들 보다 뛰어나면 좋을 것이고 대중을 선동해도 더 능하면 좋을 것입니다. 때가 되었으니 이제부터는 밖에 나가서 벌어옵시다.

 

  [7/15] 영원한보헤미안 (akirareal) IP :218.146.23.x    작성일 : 2006년6월10일 01시47분    
시사우화/ 카리스마 중요합니다.. 꼭 남성성에 기대기 위함이 아니라, 운동이나 흐름이 방향성을
가지게 하기 위해서도요..
  [8/15] 시사우화 (jbLee) IP :211.190.228.x    작성일 : 2006년6월10일 02시12분    
영원한보헤미안 (akirareal) 님... 역사를 천걸음 진전시킬 한 사람의 영웅 보다는 다 같이 한걸음 진보하는 자발적 연대가 더 중요합니다.

왜 역사가 갑각류 처럼 급발전 했다가 침체되고 그러겠습니까? 소수가 치고나가는 전진은 다수가 뒤처져 같은 위치로 따라오는데 수많은 세월이 소모됩니다.

황우석 박사를 지지하는 흐름을 보면 다듬어지지 못한 리더쉽을 가지고 나서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진정한 카리스마가 있다면 이런저런 글을 올리지 않고서도 대중을 이끌수 있지만 능력이 딸리니 논란이 분분한 글로 승부를 거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멜 토메님의 글을 본 김에 쓴건데요. 가장 바람직한 흐름은 연대를 중요시하는 상호간의 신뢰확보 입니다. 이게 안되더군요. 앞에 나서는 사람들의 능력이 안되는데 너무 욕심을 내어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위에쓴 정도의 카리스마를 갖추지 못했거나 그 정도의 노력을 해보지 못한 사람은 소수의 능력으로 무얼 해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할겁니다.

설사 그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금은 카리스마가 울고가는 다극, 다변화의 혼돈기 이기 때문에 잘못된 길로 들어서다 대중으로 부터 버림받기 쉽습니다.

황우석 박사를 지지하는 제 단체들은 이점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겁니다. 소수가 이끌어가며 울타리를 공고히 치고있는 모습은 진정성이 없어보입니다. 이해관계에 몰입된 그저 그런 사람들일 뿐이지요.
  [9/15] slp  IP :218.37.82.x    작성일 : 2006년6월10일 02시30분    
과장과 카리스마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맹인 영화에서 그토록 많은 시간 맹인의 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경우는 흔치 않을 겁니다. 만약 잭니콜슨이 역을 한다면 춤을 출 때 선그라스를 썻을까요? 벗었을까요?
저는 알파치노를 좋아하지만 훌륭한 배우로 보지는 않습니다. 그 필모그라피를 통해 내리는 일반적인 평가는 "과장" 연기 입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한국의 최민식류이거나 미키 루크 류로 평가합니다. (알파치노가 오스카 주연상을 받은 적이 있나요? 기억이...). 알파치노 자신도 이 비평에 매우 괴로와 했습니다. 그래서 대부 3편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죠. 마지막에 절규는 익히 알려진 부분이었기 때문에 연기 인생의 정점에 이르러 어떤 에너지를 보여줄 것인지에 기대가 높았죠. (코폴라는 무음처리까지 하는 배려?까지 하죠.) 그러나 임계점을 넘기지 못했다는 의견이 대세였습니다.

매릴 스트립 연기는 단연 발군입니다. 이른바 메쏘드 연기론 - 기억의 소환 - 뉴욕 액터스 스튜디오 출신의 빛나는 그러나 지나간 연기 사조이죠. "연기를 완성하다"를 보여준 이 방법론의 대부는 마론 브란도입니다. 한 카리즈마하죠. 그 계보를 잊는 배우는 스티브 맥퀸, 로버트 드니로 정도입니다.(신세대 계보는 에드워드 노튼 정도) 드니로는 한때 천의 얼굴로 불리기 했죠. 영화속에 드니로는 없습니다. 역이 살아있을 모습만을 보여줍니다. (마론 브란도, 드니로 역시 대부 역을 했지요)

파치노까가 된 듯한 기분... 사람들은 궁금했습니다. 스타일인가 아니면 내면인가... 그 격돌은 불꽃은 어떤 빛을 띄고 있을까... 마이클만의 HEAT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매우 의도된 캐스팅이었지요.... 결과는 드니로의 가벼운 승.

카리즈마? 신이 선물한 그리고 신이 허락한 재능아닌가요? 신에 이르기위해서 인간은 얼마큼의 노력을 해야 할까요?
  [10/15] 시사우화 (jbLee) IP :211.190.228.x    작성일 : 2006년6월10일 03시00분    
slp님...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요? 신은 전체입니다. 우주 자체가 신이지요. 그 일부가 되려고 노력하면 혹 신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자신을 신격화 하려고 하지만 그건 신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행위이죠.

신은 모든게 다있지만 아무것도 없는 존재입니다. 자신을 완전히 버린 후에야 그 모든것의 일부가 될 수있는 인간은 카리스마 대신 있는 모든것을 인정하는 연대의식이 더 필요한 존재죠.

그것을 어떠한 민족보다 더 빨리 깨달아 정신의 근간으로 삼은 것이 우리 민족입니다. 홍익인간을 내재하면 그 따스함이 흡인력을 발휘하죠. 마음을 끌어당기는 힘... 알파치노가 내뿜는 카리스마는 이것의 바로 전단계입니다.

그래서 체화하기가 좀 쉽지요.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는 것이 쉽듯이 알파치노를 거쳐서 홍익인간으로 가면 무리가 없을 겁니다. 타고르도 이것에 끌려 동방의 등불을 발견한 것 같은데요...
  [11/15] slp  IP :218.37.82.x    작성일 : 2006년6월10일 03시00분    
말이 말이 아니군요. 이틀밤 세고 자야지자야지 하면서 잠들지 못하는 이 궁상... 한 때 영화를 보면서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한국의 그것에 비해서) 보여짐은 그럴 듯 한데 10% 부족한 무엇이... 전 그것이 언어라고 생각했습니다. 배우의 말을 알지 못하니 그 모습만으로 다 알수가 없다고 여겼죠. 그래서 그 이유 때문에 악착같이 귀를 튀우려 노력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이제 잘 알 수 있겠군. 이거 였어" 이라는 만족을 얻은 것이 아니라 "아 그럴 듯 하군"하던 장면들이 그리고 그 인물과 연기가 얼마나 엉터리일수 있는지 하는 경험을 많이 얻었죠.
이런 면에서 파치노의 연기는 큰 약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FUCK! ASS!)

카리즈마 이야기가 나와서... 언뜻 투루 로맨스의 게리 올드만, 쉬리의 김윤진 정도가 생각나는군요. 김윤진의 경우 엉성하긴 하지만 한국어의 벽을 뛰어 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를 지탱하는 에너지가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잘 훈련된 경우이기도 하지만 나홀로 연기가 아닌 연기 행위를 통해 상대역으로부터 앙상블을 이끌어내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12/15] slp  IP :218.37.82.x    작성일 : 2006년6월10일 03시09분    
시사우화//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럴 수 없는 것 같군요. 사실 신성에 관심 많지 않고 또 저는 스타일은 인정하지 않습니다. 어찌 님의 이야기 속의 알파치노를 부정하는 모습으로 되어버린 것 같은데... 님이 이야기하는 알파치노를 하나의 모델로 설정하신 것이라면 제가 이해하기가 쉽겠군요. (그래도 알파치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데블스어드버켓... 캐나다에 있는 선배가 연락해서 꼭 보라고 협박... 몇 개월 뒤 한국에서 개봉했을 때도 보라고 강권... 그래서 봤습니다... 그 선배 저에게 욕 많이 먹었습니다... 그저그런 미국 영화 하나죠.)

신에게 노력하라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님의 논지는 충분히 동의합니다. 그러나 제가 더욱 무게를 두는 것은 영웅전이나 위인전기식의 역할 모델 보다는 현실에서 각자 환경과 싸워 체득하는 경험입니다.
  [13/15] slp  IP :218.37.82.x    작성일 : 2006년6월10일 03시20분    
시사우화//
: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요? 신은 전체입니다.
제가 오독을 했군요. 신성불가침이 맞는 해석인가요? 하지만 인간이 아니고서 그 무엇이 있어 신에 대해 아는 척 하겠습니까?
  [14/15] slp  IP :218.37.82.x    작성일 : 2006년6월10일 03시46분    
(영화 이야기 나오니까 자꾸만 --;;

카리즈마는 꼭 남성성? 볼을 넣어 연기를 한 두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 대부1에서 마론 부란도는 양 뺨에 볼을 넣어 "그,그,그" 쉰 목소리를 냅니다. 그의 얼굴은 고환 그 자체였습니다.
한국 애마부인(?) 안소영은 대차게 보이려고 양 팜에 볼을 넣어 센 목소리를 냅니다. 그런데 국민을 열광시킨 그녀의 카리즈마는 볼에 있지 않고 생명선 사이에 솟아있는 유방이었습니다.
  [15/15] 시사우화 (jbLee) IP :211.190.228.x    작성일 : 2006년6월10일 07시39분    
slp 님... 남성성만이 카리스마는 아니지요. 때로는 고요하고 때로는 폭포같이 물처럼 흘러가는 세의 움직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분출도 있고 수용도 있는 자연스러움의 극치가 카리스마 일것입니다.

메릴스트립의 연기는 소품과도 어우러지는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여주지요. 사람이 모든 세상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그렇게 스며들 수 있습니다. 존재를 받아들이는 것... 이게 흡인력 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을 인정해 주는 존재를 무의식적으로 갈망하지요. 신에대한 믿음도 그래서 유지됩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대상은 사람일 뿐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간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 그 매개가 신이지요.

그런데 이러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걸 카리스마라고 하더군요. 알파치노의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사람들의 영혼을 증폭시킵니다. 두려움을 느끼게도 하고 경외심을 가지게도 만들지요.

여기서 그치면 히틀러와 동급이 됩니다. 인물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지만 종적인 상하관계만 존재하지요. 현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황우석 박사 지지단체의 횡적의사소통 부재가 이러한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원한보헤미안 (akirareal) 님이 말씀하신 운동과 흐름의 방향을 끌어가는 카리스마는 수평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전체가 같이 걸어가는 네트웤에 있습니다.

말에 그치기는 했지만 정치인 정동영이 내세웠던 씨스템... 특정 개인의 추동력에 의지하지 않는 견고하고 역동성 있는 네트웤이 이 시대에 절실하게 필요한 카리스마죠.

사람이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다면 그 인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조직(단체)에도 구성원들이 뿜어내는 카리스마가 형성될 겁니다. 프랑스나 브라질 같은 완성된 조직이 뿜어내는 기운이 축구분야의 카리스마 입니다.

제대로 된 정치인이나 단체의 구성원이라면 개인이 아닌 전체의 네트웤이 견고하게 맞물려 가는 카리스마를 더 중요하게 생각할 겁니다. 축구에 비유한다면 조직력이라고 해야 되겠지요.

전방에서 어슬렁 거리다가 보내준 공으로 골을 넣어 일신의 주가만 올리는 선수들의 시대가 갔듯이 이제는 전체가 같이 움직이는 방식이 아니면 안되는 시기입니다.

개인의 카리스마는 가고 조직의 카리스마... 이것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국가도 그렇고 단체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정치도 단체도 개인에 비중을 두고 있더군요. 동네축구 수준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