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전쟁을 통해 세력확장을 꾀하고 있는 동시에 과거 제국들과 같은 오류를 어김없이 범하고 있는데 이걸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제국들의 특징은 전쟁을 통해 세력을 확장하고 국부를 늘려가는데 어느시점에 이르면 국가가 챙기는 전리품 보다 군부나 상인들이 챙기는 양이 더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초기 중앙권력이 식민지를 일일이 파악하고 관리하던 시기가 지나면 방대해진 규모를 통치하기 위해 지역관할권을 군벌에게 위임하게 됩니다. 여기에 자본이 결탁하기 시작하면 본격적인 빼돌리기가 시작되지요.
어떤 경우에는 자원과 생산력이 풍부한 유력 식민지를 기반으로 본국을 넘어서는 세력이 탄생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분열의 에너지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일정한 규모를 넘어서기 시작한 제국은 영화의 정점에서 기울어가기 시작하는 것이죠.
지금 미국을 보면 이러한 증세가 뚜렷합니다. 물론 시공간을 장악하게 해준 과학기술 덕분에 군사력을 중앙에서 실시간으로 통제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본에 대한 실권은 옛 제국이나 미국이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막대한 수입원을 거머쥔 자본들은 조세도피처로 피신해 옛날과 다름없는 빼돌리기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죠. 현 집권세력은 조세감면을 통해 기업들의 이윤을 더 많이 보장해 주려 합니다.
국가는 재정과 무역적자로 국채한도를 늘려가며 땜질하고 있지만 이라크에 쏟아부은 막대한 전비는 헬리버튼이라는 사기업이 쓸어담고 있습니다. 미국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방향으로 자본이 흐르고 있지요.
더욱 문제가 되는것은 과거의 제국들은 정부핵심이 나서서 이러한 권력누수를 통제하곤 했지만 민주주의를 교묘하게 활용하는 현재의 미국은 정부구성원 자체가 자본수익을 추구하는 상인들로 채워져 있다는 겁니다.
헬리버튼과 유착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딕 체니 부통령을 비롯해 현 부시대통령의 부친이 칼라일 그룹의 고문으로 있어 이라크 침공결정이 자본의 이익을 대변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면 과거 로마같은 제국보다 현재의 미국이 더 취약한 국가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분석이 아닙니다. 미국이 전쟁을 벌이면 자본은 이익을 취하지만 국가재정은 타격을 받습니다.
이걸 선순환 구조로 바꾸려면 국가가 벌인 전쟁의 과실을 국가가 챙겨야 하는데 이해당사자인 자본이 권력을 장악할 수 있는 미국의 정치구조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개선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렇게 제국의 멸망패턴을 비교해 보면 미국이 기울고 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제국의 말기로 갈수록 같이 가라앉지 않기위해 탈출 몸부림치는 자본쥐들이 더 많아질 겁니다.
이라크가 전형적인 사례로 보이는 군요. 미국은 해체기에 들어섰습니다. 자본들이 국가의 테두리를 벗어나 곳감을 빼먹고 있는 단계가 바로 말기의 전단계 입니다.
국가는 부도고비를 넘어 국채한도를 늘리고 있는데 그 돈으로 수행한 전쟁의 과실은 자본이 챙기고, 이들이 조세도피처로 세금을 회피하는 것이 반복되면 미국 할애비라도 감당할 수 없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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