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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정치언론

정치조직, 정치자금, 대선후보의 함수관계

세상은 감정으로 보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호불호로 사람을 판단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그래서 그랬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그러다보니 현상의 이면이 보이는군요. 자기들만 알고 넘어가는 게 하나씩 엿보입니다.

 

한때 이인제 의원의 세번악수가 이해되지 않았었습니다. 한번만 참으면 될것을 왜 세번씩이나 무리수를 두어 화를 자초했을 까? 대권이 목표라면서 손사래치는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젊디젊은 나이에 무엇이 조급해서...

 

그런데 제목에 세가지를 써놓고 보니 이해가 됩니다. 그래서 그랬구나... 멈출수가 없었겠구나... 참으로 무서운 자리가 대권을 바라보는 자리로 구나... 세상은 물흐르듯 이치대로 움직여 가는것을 다시한번 확인하는 순간입니다.

 

아직도 대권을 거머쥐려면 정당이라는 정치조직이 있어야 합니다. 기댈 언덕이 있어야 비빌수 있는 자리가 대통령 자리더군요. 한때 가스통으로 입구를 가로막고 농성에 동참하던 열성 지지자들을 확보했던 것이 이인제 의원의 강점이었지요.

 

생기는 거 없이 그랬다면 그만한 인물이 없었겠지만 지지자들이 바라보는 것은 정치인 이인제가 아니라 그를통해서 얻을 이익이었습니다. 그 많던 지지자들이 그대로 있었다면 이인제 의원은 아직도 막강한 대권후보로 거론되고 있을테니까요.

 

이인제 의원은 그런 지지자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정치자금이 필요했을 겁니다. 당시 관행처럼 벌어지던 사과박스도 흔쾌히 받았겠지요. 그런데 이러한 정치자금 수수는 대권에 등극한 상대에게 보복의 빌미가 되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당내경선 결과를 깨버리고 독자출마라는 강수를 두게 되었던 것입니다. 일단 대선후보가 되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서로 경합하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게 아주 중요한 일이더군요.

 

비록 떨어졌다고 해도 같은 판에서 싸우던 상대입니다. 따라서 그 정치자금을 수사하려고 할경우 형평성 시비가 일어나겠지요. 결국 대권을 거머쥔 자신의 정치자금도 함께 조사할 자신이 없으면 묻어둘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인제 하면 막강했던 정치조직이 생각납니다. 이걸 관리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정치자금이 필요했을 겁니다. 그래서 상대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서 대선후보까지 달려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죠. 노대통령이 이고리를 끊은것은 평가할만 합니다.

 

그런데 아직도 조직에 의존해서 정치를 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박근혜, 이명박, 정동영 이 세사람은 확실히 그렇습니다. 이 중 대선후보로 올라서지 못한 사람은 정치생명이 끊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선후보가 되지 못하더라도 당대표나 국회의원 직은 가지고 있어야 할겁니다. 면책특권이 주어지는 자리가 절실하지요. 이러한 병폐를 벗어버리고자 진성당원 제도를 도입한 것인데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이명박 시장은 황제골프 건으로 곤욕을 치루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청계천은 금이가고 교통카드는 먹통카드가 되기 직전입니다. 이번 난관을 잘 극복해야 면죄부가 주어지는 대선후보까지 무사히 갈 수 있을것 같은데요. 걱정입니다.

 

아무튼 대권이란 역린이 있는것 같습니다. 한번 올라타면 무사히 내려오기 힘든 곳이 대통령이라는 자리입니다. 그 무서운 자리가 뭐그리 좋다고 너도나도 가려고만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신성한 한표로 수렴청정하면 될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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