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그리고 경제 체제는 자본주의죠. 자본주의란 개인이나 기업 및 단체의 경제주권을 인정하는 제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경제주권 즉, 자본주의의 주된 목적은 무엇일까요? 한마디로 말해 돈놓고 돈먹기... 돈벌기가 자본주의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더군요.
그런데 모든 경제주체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벌이에 나서면 살인과 사기등 각종 범죄의 원인을 제공하게 되죠. 이러한 혼란을 막기위해 각종 경제관련 법들이 만들어 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적 헛점을 파고들어 합법적이긴 하나 통념상 불법이나 다름없는 각종 편법이 횡행하고 있죠.
하지만 이런 편법은 법을 알아야 가능합니다. 어떤 맹점이 있어 어떻게 하면 법에 저촉되지 않고 쉽게 돈을 벌수있는지 알아내려면 법지식이 상당해야 하겠지요. 우리나라는 정권의 편의대로 법을 뜯어고쳐 왔었기 때문에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렇게 법만 잘알면 무한한 기회가 주어지니 너도나도 고시생이 되는 겁니다. 쉽게 돈벌수 있는 길이 법에 있으니까요.
이러한 편법은 비단 제도적 맹점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합법적으로 인정되는 돈버는 행위조차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비열한 장치들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이 일상사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든것의 이면엔 탐욕으로 버무린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제부터 최근 논란이 되고있는 방송사를 윤리적 잣대로 들여다 보아 이러한 편법이 없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우리가 한편의 광고를 시청한다고 합시다. 당연히 아무 생각없이 보고싶은 프로그램 사이시간을 흘리기 위해 시청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 광고가 주는 암시는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무언가를 머리속에 만들어 놓고 있는 중입니다.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무의식에 다가와 이것을 사세요. 안사면 손해봅니다. 이것을 사면 자부심을 가질 수있습니다. 이거사는 당신은 아주 특별합니다.
30초짜리 광고에는 이렇게 많은 광고주의 말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같이 바보상자를 바라보며 저런 속삭임을 강제적으로 들어야 합니다. 거의 거저나 다름없는 시청료를 부담하는 댓가로 무의식 영역을 광고주에게 팔아 넘기고 있는 것이죠.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겁니다. 공짜일수록 나중에 두고두고 치루어야 하는 댓가가 더 큰 법입니다. 나중에 우리의 소비심리를 결정하는 무의식 영역을 세뇌당하는 건 너무 댓가가 큰겁니다.
우리가 광고의 영향을 받아서, 아니면 무언가 필요성을 느껴서 어떤 물건을 100원에 샀다고 칩시다. 그런데 이 물건은 우리가 포장을 뜯는 순간 중고로 돌변해 버립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20원이 사라지는 거죠. 그리고 한 한달정도 사용하면 다시 20원이 사라집니다. 감가상각이라는 그럴듯한 말을 동원하지만 어떻게 산지 한달만에 40원이 날아가는지 이해하기가 좀 힘든 일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가 지불한 100원이라는 돈은 판매자의 수중에 들어가서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은행에 넣어두면 약간의 이자까지 낳는 증식기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애초에는 우리의 것이었던 가치증식의 돈이 판매자의 수중에 들어가고 우리는 가치감소의 제품만 남아있는 것이죠. 나중에는 돈주고 버려야 하는 부담까지 남습니다.
만일 우리가 광고에 현혹되어, 아니면 광고의 영향을 받아 아예 필요가 없거나 꼭 필요한 물건이 아닌데도 우리의 돈을 건네주고 물건을 샀다면 그 순간 막대한 손해를 보고 마는 셈이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치가 증식하는 것은 그리 많지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가치가 감소하죠. 물론 돈도 물가 상승율을 감안하면 가치가 감소합니다. 하지만 물건처럼 몇년 사이에 완전 소멸할 정도는 아닙니다.
한때를 풍미했던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는 광고가 있습니다. 모 신용카드회사 광고였죠. 그렇지 않아도 미성년자들에게 마구 발급해 주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주범중 하나가 아예 어린 아이들을 내세워 소비를 부추기는 광고였습니다. 돈이 없으면 빌려라도 줄테니 이 물건을 사라고 앞뒤에 제품을 선전하면서 흥겹게 노래를 부르는 그 흉악한 모습... 흡사 조선말기에 만연했던 '젊어서 노세~'를 듣는것 같아 망국의 노래가락이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사회정의를 위한다는 방송국의 윤리는 이러한 장치를 사용해 벌어들인 돈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소비자와 심리전을 치루어 무의식 영역을 장악한 뒤 충실한 소비자로 전락시켜 광고주들에게 헌납하는 것이죠. 바보상자를 보고있는 우리는 오늘도 전쟁을 치루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의지가 무의식의 백기를 들면 손해를 보는 것이고 승리하면 아무것도 아닌 불리한 전쟁이 매일같이 반복되고 있는 셈이죠.
물론 건전한 소비, 필수적인 소비는 당연히 국가공동체를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이것마저 없으면 모두 삼시세끼 먹기 힘들겠지요. 다만 불필요한 소비, 감성적 소비는 말아야 합니다. 가치감소를 판매하는 자는 우리의 가치증식을 탐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불평등한, 불이익을 감수하는 소비는 스스로의 경제주권을 넘겨주는 행동입니다. 한 표를 신성하게 행사해야 하듯 한 푼도 신성하게 사용해야 하는겁니다. 그러니 방송... 보여주는 대로 믿지 맙시다.
'세상만사 > 경제복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동영 의원의 감군발언과 양극화 (0) | 2006.01.22 |
---|---|
아래 '경제(소비)주권으로 바라본 방송언론'의 서프댓글 (0) | 2005.12.24 |
일산 차이나 타운? (0) | 2005.10.26 |
화교자본-검은 돈이든 흰 돈이든 자본입니다. (0) | 2005.10.26 |
한국에서 성공하기 - 그 왕도를 알려드립니다. (0) | 2005.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