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95

95
를 망가뜨리고 부품들을 몇 개씩 빼가지고 사라지는 것이었어.
다음날부터 밤과 낮 2교대로 작업 방법을 바꾸었지. 그리고 주변에 경계병을 배치해 백색 마우스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차단했지. 덕분에 별 탈 없이 승강기를 설치한 검은 군단 일부가 고원으로 올라가 인디 마우스 족 원로를 만나게 되었지.
토벌 대장 일행은 인디 마우스 족 원로를 찾아 계약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에 대해 따져 물었어. 그러자 인디마우스 족 원로도 자신들이 기록해 둔 물품 목록을 보여주며 내려 보낸 물품보다 턱없이 적은 양을 대가로 올려 보내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항의하기 시작했어.
양쪽 물품목록을 보니 그 동안 서로 보낸 양과 없어진 양이 정확히 일치하는 것을 알게 된 토벌대장은 승강장 작업을 백색 마우스 족이 방해한 이유를 비로소 알게 된 것이지.
당시엔 일부 불량스런 젊은 마우스들의 장난일 것이라고 생각해서 대수롭지 않게 넘어 갔었던 일이었지.
사태를 파악한 토벌대장은 인디마우스 족에게 그간 일어났던 일의 진상을 자세히 설명해 준 후 승강장을 타고 내려와 소집령을 내렸지. 공병대를 제외한 전투병을 30명인데 소수이긴 하지만 검은 군단 소속의 정예들이지.
“모든 병사들은 지금부터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외곽 경비를 강화하고 모두 중무장한 채 다음 명령을 기다리도록”
경계령을 내린 후 일부 병사를 데리고 백색마우스 족장을 찾아간 토벌 대장은 인디마우스 족이 건네준 물품 목록을 펼쳐 보이며 그들이 빼돌린 식료품을 되돌려 줄 것을 요청했지.
그러자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며 일부 젊은 마우스들이 장난을 좀 친 것 같으니 직접 범행 당사자를 색출해서 식량을 찾아가라고 말 하는 거야.
괘씸한 생각이 든 토벌 대장은 지난번 작업장에 들어와 부품을 빼내간 마우스들을 미행해서 알아낸 마을 중심에 있는 창고로 달려갔지. 그러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백여 명이나 되는 백색 마우스들이 앞을 가로 막는 것이야.
“우린 지금 작업장에 침입해 구조물을 망가뜨리고 부품을 훔쳐간 마우스들을 잡으러 왔소. 그들이 훔친 부품들을 이 창고로 가져다 놓는 것을 이미 확인해 두었으니 빨리 비키시오”
토벌대장이 이렇게 외치자 험상궂은 모습의 덩치 큰 백색마우스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버럭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지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그따위 소리를 해. 우린 그런 짓한 적이 없다고. 지금 당장 돌아가지 않으면 기어서 돌아가게 만들어 줄 거야”
“너희들 족장이 범인을 직접 찾아도 좋다고 했다. 우린 이 창고를 수색해야겠어. 만약 아무 증거도 나오지 않는다면 조용히 돌아가겠다.”
“어림없는 소리! 저건 우리 창고야. 겨우 다섯이 와서 큰소리를 치다니. 어디 해볼 테면 해보라고!”라고 말하면서 등 뒤에 숨기고 있던 무기를 치켜들었습니다.
그러자 토벌 대장이 칼을 빼들고 소리쳤지
“자! 모두 창고로 돌격한다. 가자”
일제히 칼을 빼든 토벌대는 무려 백여 명이나 되는 백색 마우스들 속으로 뛰어 들었어.
백색 마우스들은 이들을 에워싸기 시작하며 일제히 칼을 겨누었지.
그런데 미처 대열을 정비하여 포위하기도 전에 토벌대들은 앞쪽으로만 달려가며 눈앞에 있는 백색 마우스들을 쓰러뜨리기 시작했지. 눈 깜짝할 사이에 백색마우스 무리를 돌파한 토벌대는 내쳐 창고 문을 열어 제꼈어.
창고 안에는 그동안 중간에서 사라진 식료품 상자가 가득 쌓여 있고 구석엔 없어진 승강기



2004-03-09 02:38:09 (220.116.161.193)

'이야기와 시 > 이야기 초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93  (0) 2005.10.25
94  (0) 2005.10.25
96  (0) 2005.10.25
97  (0) 2005.10.25
98  (0) 200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