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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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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거야, 방심해서는 안 되겠지만 나무 위에서 공격해 들어오는 비비들이 집중력을 분산시키긴 하겠지만 치명적인 위협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지”
“숲 속을 무사히 통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 졌는 걸”
이에 푸른 마우스가 다시 몇 마디 보탰습니다.
“만일 제가 대신 먹여 준다면 손톱에 맹독이 묻어 있어도 먹고 사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입니다. 제 짐작으로는 독이 없는 비비들을 부하로 거느리고 식사시중을 들게 하고 있을 것입니다. 비비들이 숫자가 얼마나 되고 그 중 독을 지닌 비율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는 없지만 초기엔 독이 없는 비비들이 싸움에 내몰릴 것입니다. 숫자의 우세를 앞세워 우리를 지치게 만든 후 지배 계급에 해당하는 독을 가진 비비들이 나서겠지요. 우리는 이 것을 십분 활용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약한 독이 없는 비비들을 제일처음 전면에 내세울 때 최대한 제거해 놓아야 합니다. 독이 없는 비비들이 없다면 독 있는 비비들은 과일 열매조차 제대로 먹지 못할 것입니다. 독 있는 비비들의 식사시중을 들어 전력을 유지해 주고 있는 독 없는 비비들을 집중 공격하면 상대적 위기감으로 돌 있는 비비들이 앞으로 나설 수밖에 엇을 것입니다. 그때 그들 중 가장 우두머리 급에 있는 비비들만 집중 공격해서 제거 한다면 하늘 연못으로 가는 길을 열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일한 행동을 하는 비비들의 특성상 가장 뒤쪽에 있는 비비 대장을 제거하기 위해 동시 공격해 오는 앞에 있는 비비들을 쉽게 뚫고 들어갈 수 있을까요?”
이 말을 들은 푸른 기사가 전차 뒤쪽에 준비해 두었던 단검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 단검을 사용 한다면 먼 거리에서 대장 비비가 선두에 있을 때 제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말한 푸른 기사는 단검 세 자루를 철갑 제일기사에게 주었습니다.
“나머지 세 자루는 제가 사용 하겠습니다.”
푸른 기사가 건네준 단검을 품에 갈무리한 철갑 제일기사는 생각보다 길어진 대화를 마무리했습니다.
“일단 대장 비비만 제거하면 비비들의 공격 대형이 흐트러질 거야. 동식 공격이 장점인 비비들 이지만 대장을 잃고 나면 공격도 동시에 주춤해 지겠지. 그들이 우물쭈물하는 그 순간을 놓쳐서는 안 되네. 이제 회의를 마치도록 하지. 한 숨 자고나면 머릿속이 저절로 정리되어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를 거야. 나머지는 내일 아침에 얘기 하도록 합시다.”
공격 전담율이 높은 푸른 기사와 철갑 제일기사를 제외한 네 기사가 두 시간씩 번갈아 가며 불침번을 섰습니다. 열이 올랐다 내렸다 하는 아기마플 옆에서 자고 있는 박쥐 제일기사는 약간의 신음 소리만 들려도 벌떡 일어나 마플의 상태를 살펴보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은빛 제일기사는 박쥐 제일기사의 몫까지 내리 네 시간 동안 불치미번을 선 후 다음 순서인 금빛 제일기사를 깨웠습니다.
전차의 외시경으로 묶여있는 비비를 보니 미친 듯이 이리저리 펄쩍펄쩍 뛰어 다니며 “꽥꽥” 거리는 소리를 지르고 있습니다.
“점점 상태가 심해지는 군...”
다음날 아침 일찍 눈을 뜬 기사들은 아기 마플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마지막 불침번인 다이아몬드 제일기사를 바라보았습니다.
“약 1시간 전쯤부터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데?”
외시경으로 바라본 비비는 바위 곁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치를 열고 밖으로 나온 기사들이 빕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2004-03-09 02:07:30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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