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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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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수 열매를 이용해 식량 생산량이 배가 된다면 저의 제일기사들이 그동안 수립해온 대 검은군단 작전이 완성됩니다.”
“어떤 작전입니까?”
“검은 군단을 최대한 넓게 산개한 포진으로 종심깊이 끌어들여 하나동굴 근처에 매복시킨 주력으로 하나동굴 입구를 점령해 보급을 차단한 후 장기전으로 들어간다면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이 작전을 채택하기 위해선 각 단위 부대마다 장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양의 보관성 강한 식량이 필요합니다.”
“예... 보리수 마우스께서 오늘의 난관을 수만 년 전에 해결해 주신 셈이로군요?”
“저희들이 수많은 전략을 입안해 보았지만 지금 말씀드린 방안 외에는 백전백패의 도상실험 결과가 나왔습니다.”
은빛 제일기사의 이 말에 고개를 끄떡인 알 기사가 말했습니다.
“저 또한 각종 병법이나 전술전략에 흥미가 있어 많은 관심을 가져 왔으니 일년 후에 제가 내려가거든 그 동안 입안하신 전략과 각 군의 상태를 알려 주십시오. 나름대로 의견을 보태겠습니다.”
“이번에 저희와 함께 내려가시는 것이 아닌가요?”
“예, 정황을 들어보니 일년 이내에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낮은 것 같습니다. 검은 장군과 최정예인 검은 군단을 대적하려면 수련에 매진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니 아기마플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여러분 먼저 내려가 계십시오”
“비비들이 있으니 전령을 보내지는 못할 것 같고 유사시 연기를 피워 신호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아기마플의 우주의 빛 목욕이 앞으로 닷새나 남았으니 제집에서 가까운 마음에 드는 곳에서 좌선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기초적인 호홉법은 익히고 있으니 좌선법을 가르쳐 주시면 틈나는 대로 수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알 기사로부터 앉는 방법과 손의 위치, 하나행성의 파동과 일치하는 심장 박동수에 맞추어 호홉 하는 법, 명상을 위해 머릿속의 잡념을 털어내는 법등을 간략히 전해들은 제일기사들은 5일치 식량을 받아들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5일 동안 짧은 좌선을 마친 제일기사들은 알 기사의 안내로 태초의 빛이 뿜어져 나오는 빛의 연못으로 다시 올라갔습니다.
일곱 기사들이 서약을 하던 바로 그 자리에 아기마플의 부모가 좌선을 하고 있고 이제 막 눈을 뜨고 빛 무리를 털며 일어나 앉는 아기 마플이 이들의 앞에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기 마플과 눈이 마주친 박쥐 제일기사는 건강을 되찾은 모습에 안도하며 동료들과 함께 치료에 방해가 되지 않게 되돌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이 막 세 번째 걸음을 내 딛음과 동시에 꽈광하는 소리가 귀청을 찢으며 기사들을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시커멓게 그을린 채 서있는 박쥐 제일기사와 그 앞에 큰대자로 엎어져 혼절해 있는 은빛 제일기사와 금빛 제일기사, 그리고 다이아몬드 제일기사의 모습을 안타까운 표정이긴 하지만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참으며 알기사와 철갑 제일기사, 푸른 기사가 바라보고 서 있습니다.
잠시 후 간신히 정신을 수습한 박쥐 제일기사가 아기 마플을 바라보며 손을 흔듭니다.
“이제 다 나았구나. 번개 강도가 예전의 두 배는 되는 것 같은데?”



2004-03-09 02:01:43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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