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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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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이아몬드가 할아버지 옆에 있구나?”
“음, 매일 아침에 와서 저녁때 돌아가는 군”
“다이아몬드한테 고맙다고 전해줘”
“알았어”
“다이아몬드가 보고 싶대”
“우리도 그렇다고 전해”
보름 만에 박쥐의 전파를 통해서 만난 박쥐 원로, 그리고 다이아몬드와 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던 마플은 우주의 빛을 보내는 일에 진전이 없음을 알리고 조언을 부탁했습니다.
“그건 시조 마플께서 알고 계시는 일인데 지혜의 돌 저쪽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아 알아봐 주실 수가 없다는 걸”
“마플 할아버지가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구나... 돌아오시면 꼭 알아봐 달라고 부탁드려 주라”
오랜만에 그리운 이들과 이야기를 나눈 두 아이들은 임무교대를 한 새로운 알 마우스와 인사를 나눈후 콧노래를 부르며 하늘 연못으로 올라갔습니다.
“우리 부모님도 잘 계시 다는데... 아!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
부모님 생각에 눈물을 글썽이는 박쥐를 본 마플은 작은 손으로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습니다.
“미안해, 내가 우주의 빛만 지혜의 탑으로 보내면 곧 돌아갈 수 있으니 조금만 참자. 열심히 해볼게”
“아냐! 천천히 해도 돼. 이곳 보리수 금속열매가 너무 맛있는 걸... 너무 빨리 끝내면 보리수 금속열매를 많이 못 먹잖아”
“히히히, 맞다”
빛의 나라에서는 보리수 금속열매를 모두 비축분으로 창고에 저장하기 때문에 알 마우스들의 보리수 금속열매는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색다른 별미인 것입니다.
이때 뒤쪽에서 커다란 웃음소리가 들리며 점심을 함께했던 알 마우스가 커다란 날개를 접으며 땅위에 내려섰습니다.
“하하하, 너희들이 좋아하는 보리수 금속열매를 가져왔단다.”
얼른 뒤를 돌아본 두 아이는 뛰어가 금속열매가 가득 든 자루를 받아들며 좋아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박쥐가 늘 앉아 있는 곳에 금속 열매자루를 놓아 둔 아이들은 하늘 높이 날아올라 피난처로 돌아가는 알 마우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했습니다.
다시 정화에 들어간 마플은 정신을 집중해 마법의 십자가로 빨아들인 우주의 빛을 앞으로 뿜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박쥐 할아버지에 대한 걱정이 해소되어서 인지 점점 길어진 빛의 기둥이 거의 일미터에 이르자 가뿐 숨을 몰아 쉰 마플은 이마에 맺혀있는 땀을 닦으며 일어섰습니다.
“이야. 대단하다 알! 태초의 빛을 일미터나 움직였어”
“응, 오늘은 이만 쉬자. 너무 피곤해...”
지친 몸을 이끌고 터덜터덜 마을로 내려온 두 아이들은 마플의 부모님 쓰던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2004-03-09 01:55:29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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