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한국의 미국, 주한미군에 대한 냉정이 겁나서 시위도 해야 하고 미국 대사관을 차로 들이받는 일본사람을 본받으라고 주문했던 것 같습니다. 진정한 실사구시적 냉정은 필요할 경우 스스로를 굽히고 상대방 밑으로 들어가는 것도 불사하는 것인데...
등소평의 도광양회를 쉽게 풀어서 이야기 하면... 미국의 가랑이 밑으로 기어다니는 한이 있더라도 경제부터 살리고 보자는 것입니다. 중국의 역사에 기록된 한신이 병졸들의 놀림감이 되면서도 가랑이 밑을 기어가서 훗날 대장군이 되었다더라는 그 연장선일 뿐이죠.
간단히 말해 중국은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요 무조건 경제라는 겁니다. 경제력을 갖춘후 본심을 드러내겠다는 것인데요. 그러기 위해서 넘어야 할 산이 한국입니다. 달리기를 할때 선두주자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우선 바로 앞에서 달리고 있는 경쟁자를 넘어서야 합니다.
경제 달리기에서 중국 코앞에서 달리고 있는게 한국입니다. 중국이 많이 따라잡아 수출상품중 동일시장을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분야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낮은 가격을 무기로 현재의 경제력을 일구었는데 반드시 넘어야 할 품질이라는 만리장성에 가로막혀 주춤하고 있는 중이죠.
이 품질이라는 것이 정말 올라서기 힘든 단계입니다. 한국도 각고 끝에 저가 수출을 탈피해 가격과 품질이라는 두마리 궁색을 그럭저럭 갖추어 버텨 나가고 있는데요. 아직 일본과 유럽, 미국이라는 선두주자와는 기술에 기반한 품질경쟁력이 상당히 뒤처져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품질이라는 것이 넘어서기 힘든 만리장성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이 세계경제 질서를 장악하고 있는 미국을 거부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위해 항거할 경우 수십년간의 경제봉쇄로 고생하고 있는 북한과 똑같은 어려움에 처하게 될겁니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경제력은 제거되게 되겠지요.
동북아의 질서는 참으로 오묘합니다. 한반도 전쟁으로 우리민족이 지옥을 체험할 때 일본이 일어섰고 중국 또한 한국의 경제몰락으로 행운을 거머쥐려는 본심을 숨기지 않는듯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한미군은 그리 대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도 무조건 경제거든요.
우리가 냉정을 잃고 경거망동해서 경제를 붕괴시켜 주면 한국이 차지했던 시장은 거의 중국이 차지하게 될겁니다. 그렇게 될 경우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해 경기부양을 하지 않아도 10%내외의 성장효과를 앉아서 누리게 됩니다. 그런데 중국의 어부지리는 이것만이 아니죠.
한반도 절반까지 올라왔던 미군을 대륙에서 완전히 밀어내는 효과가 있고 동시에 경제가 절단나 비몽사몽 하는 한국을 보다 수월하게 수중에 넣을수 있는 기회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물론, 핵무장한 북한이 있기 때문에 상관없다는 주장도 있겠지만 한국이 지리멸렬해 지면 북한도 끈떨어진 연이 될수밖에 없습니다.
주한미군이 철수한 상태가 되면 중국은 더이상 북한에 대한 원조와 경제교역 필요성을 느끼지 않게 될겁니다. 뭐가 아쉽겠습니까? 미국을 막아주는 북한의 역할은 중국의 연간국방비에 버금갈 정도로 대단한 것입니다. 이 역할이 사라지면 북한은 더이상 입술이 아니죠.
현재 상황에서 한국의 무리한 주한미군 철수 강행은 남북한 전체의 경제를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자충수가 된다는 것입니다. 도광양회... 이건 분명 미국을 상대로 내세운 중국의 장기전략입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해서 숨기는게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미국의 제국주의 지위가 탐난다는 것이겠지요.
바다건너 머나먼 곳에 있는 제국주의 미국이 싫어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남한의 불이익까지 감수했는데 중국이 어부지리를 얻어 우리의 코앞에 더 지독한 제국주의 국가로 탄생한다면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이겠습니까? 도광양회는 별거 아닙니다. 중국도 미국같은 패권 제국주의 국가가 되자는 구호일 뿐입니다.
국제정세란 주변에 있는 모든 나라들이 맞물려 작용하는 톱니바퀴 입니다. 미국 하나만 생각해서 움직일 경우 아래에 있는 일본이 기회를 보고 위에 있는 중국이 동시에 돌아가게 됩니다. 미군철수를 주장할 경우 중국과 일본, 그리고 북한에 대한 영향까지 다 감안해서 판단을 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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