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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247,248,249

247,248,249 

"그아인 저쪽 숲속으로 놀러갔어... 자네가 없는 동안 제법 걸음마를 익히더니 이근처로 놀러오기 시작한 또래 마우스들과 숲속에서 노는 것이 일과가 되었지...” 친구들이 생겼다는 말에 벌써 그렇게 컸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아이들 입니까?”,

 

“자네가 설립한 통신병과에 입교한 박쥐마우스의 아이와 이 근처에서 금속열매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다이아몬드 마을의 아기 마우스라네...”, “또래 친구들이 생겼다니 잘된 일이군요. 숲 어디쯤 입니까?”, “음... 이 탑 뒤쪽에 있는 저곳 이라네...”


박쥐 원로가 가르쳐준 숲 속에 들어서니 “까르르”거리는 웃음소리가 메아리로 들려옵니다. 숲 속에 있는 제법 넓은 공터에 세 아기 마우스들이 어울려 낮게 날아다니는 곤충을 따라다니며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정말 보기 좋군... 마플이 좋은 친구들은 만났어...”


놀이에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지혜의 납으로 돌아오는 박쥐 제일기사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한편 사막기지로 돌아가다가 뜻하지 않게 강력한 회오리바람을 만난 금빛 제일기사는 포탑을 제외한 대부분이 모래에 파묻혀 이것을 파내느라 여간 고생을 한 것이 아닙니다.


간신히 전차를 모래더미 속에서 꺼낸 금빛 제일기사는 회오리바람이 지나간 자리에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굻은 솔방울을 집어 들었습니다. ‘솔방울들은 사막 경계선 너머에 서식하는 솔 나무의 열매들인데...’ 문득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어 전속력으로 회오리바람을 따라갔습니다.


회오리바람 자욱이 끝난 곳에는 짐작대로 수많은 솔방울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습니다. “여기는 검은 군단의 전차 부대와 결전을 치루 게 될 예정인 곳인데...” 다음날 비교적 가벼운 재료를 사용해 솔방울 껍질을 거꾸로 두개 겹쳐놓은 모양으로 돌기날개를 만들어 송풍기 바람에 날려 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돌기날개를 밀어 올리는 바람의 힘을 계속 받아 빙글빙글 돌며 공중에 떠있습니다. 사막의 회오리바람 주기를 정확히 알고 있는 현지의 마우스들에게 정보를 입수해 미리 만들어 놓은 솔방울 기구 열개를 바람의 예상 경로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현지의 마우스들이 알려준 때가 되자 회오리바람이 이곳을 휩쓸고 지나가며 솔방울 기구들을 모조리 삼켜버렸습니다. 천천히 전차를 몰아 회오리바람을 뒤따라 가보니 예상대로 회오리바람이 멈추는 지점에 모두 떨어져 있습니다. “됐어...”


이 솔방울 기구에 충격신관을 장착한 포탄을 탑재한 금빛 제일기사는 회오리바람 종착지점에 모형 전차들을 삼십대 가져다 놓은후 백여개의 솔방울기구 폭탄을 회오리바람에 띠워 보냈습니다. 회오리바람이 목표지점에 도착할 시간이 되자 “콰쾅”하는 커다란 폭발음이 연속해서 발생했습니다.


모형전차 일곱 대가 전파되고 열대가 심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이곳에 적의 전차부대가 밀집대형으로 포진하게 만든다면 이 회오리바람의 주기를 잘 이용해 궤멸적 타격을 가할 수 있겠군” 솔방울기구 폭탄을 완성하느라 철갑성의 통합 상황실로 가장 늦게 돌아온 금빛 제일기사는 이것을 동료들에게 알렸습니다.


“자네도 기막힌 방법을 발견해 내었군 그래...”, “정말 좋은 생각이야...” 빛의 나라의 국력으로 양성해 낼 수 있는 최대치의 군사력을 확보한 제일기사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최소의 전력소비로 최대의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방법을 집중해서 연구하기 시작해왔습니다.


이렇게 언제 발발할지 모르는 전쟁을 준비하는 동안 무럭무럭 자라난 마플이 어느덧 일곱 살이 되었습니다.
이젠 마법의 십자가가 가지고 있는 삼대 에너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게 되었지만 아이들과 놀기 위해 밖으로 나갈 때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마법의 십자가를 두고갑니다.


박쥐원로가 그 이유를 물어보니 대답이 걸작입니다. “아이들과 놀 땐 마법의 십자가를 들고 있는 것이 불편해서요.” 덕분에 박쥐 제일기사를 괴롭혔던 번개세례를 친구들이 모면한 셈입니다.

 

하루 종일 숲 속에서 친구들과 노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과이지만 지혜의 탑으로 돌아오면 저녁 내내 마법의 십자가를 가지고 무얼 하는지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나올 생각을 안 합니다. 해마다 제일기사들과 하늘 연못을 방문하는 시기가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제일기사들이 매해 마플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갔다 올데가 있다며 붉은 전차로 마플을 태워가곤 했기 때문에 아기 다이아몬드 마우스와 아기 박쥐마우스는 마플이 없는 열흘동안 둘이서 어떻게 놀아야 할지 열심히 의논을 하고 있습니다.


두 아기마우스들이 가장 싫어하는 날이 되자 철갑성쪽에서 달려온 전동차가 지혜의 탑 앞에 멈추어 섰습니다. “... 오늘은 붉은 전차가 오질 않았네...?” 붉은 전차에 매료된 아기 마우스들은 마플과 헤어져야 하기 때문에 가장 싫어하는 날이지만 붉은 전차를 보는 순간만큼 기쁜 일이 없기에 적잖이 실망하고 있습니다.


전동차에서 내린 박쥐 제일기사가 두팔을 벌리고 다가오자 마플이 뛰어나가 풀쩍뛰며 가볍게 안겼습니다.
“잘 놀고 있었니?”, “예! 그런데 다른 아저씨들은 보이지 않네요?”, “음, 그럴 일이 있단다.” 굳은 표정으로 말끝을 흐린 박쥐 제일기사는 문을열고 자신을 맞이하러 나온 박쥐원로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오, 그래... 어서 오게나... 그런데 자네 혼자로군?”, “예! 통신감청 부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며칠사이 어둠나라의 교신이 많아지며 대규모 군사이동이 시작되었다는 군요”, “어둠 나라가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한 것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각군을 통솔하는 저희들인지라 이번 하늘연못 방문은 이 아이들 셋이 가야할 것 같습니다.”, “그 먼 곳까지 아이들끼리 어떻게...?”, "그래서 제가 직접 운전을 하고 왔습니다. 이 아이들을 태워 하늘연못으로 가는 동안 연기신호를 해주시면 예전처럼 알 기사들이 마중 나올 것입니다."

 

"계곡 입구에서부터 하늘 연못까지 그들의 호위를 받으면 무사히 올라갈 수 있습니다. 더구나 마플의 번개세례를 받은 이후 저희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았으니 비비들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겁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두 마우스입니다.

 

“음, 그도 괜찮은 생각이로군... 아직 알 마우스의 존재를 알릴 필요가 없는 시기이니 마플의 친구인 두 아이가 동행하는 것도 좋은 듯 하네...”, "예, 두 아이들이 우리와의 약속을 잘 지켜 마플에 대한 비밀이 유지되어 왔으니 하늘 연못으로 동행해도 괜찮을 것입니다."

 

"앞으로 중요한 일을 해야 하는 마플 주위에 믿고 위해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커다란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또한,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지내는 것이 우정을 더욱 돈독히 해줄 것입니다.", “음, 그래... 자네말이 맞네...” 고개를 끄덕인 박쥐원로가 세 아이를 쳐다보면서 흡족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마플의 병을 치료하는 곳에 너희들도 함께 가려느냐? 너희 부모님께는 내가 잘 말해 놓으마...” 이 말에 마플과 아기 박쥐가 펄쩍 펄쩍 뛰며 좋아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하지만 갑자기 시무룩해진 아기 다이아몬드는 고개를 수그린 채 모기만한 소리로 더듬더듬 이야기 합니다.


“저... 저도 꼭 가고 싶은데... 발을 다쳐서...”  그러고 보니 아기 다이아몬드의 한쪽발에 붕대가 감겨 있습니다. “많이 다쳤니?”, “예! 무릎을 다쳐 오래 걷질 못해요.” 박쥐 제일기사가 붕대를 풀어보니 무릎에 커다란 상처가 나있습니다. “상처가 심하구나?”


“예, 어제 집에 돌아가다 돌부리에 걸려서 넘어 졌어요.”, “이런... 돌부리에 넘어질 정도로 운동신경이 없진 않은 것 같은데?”, "그게... 어제 걸려 넘어진 돌은 제가 다니는 길에 없었던 거예요. 늘 다니는 길이라 바닥에 있는 돌 하나하나 모두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어제도 다른 날 처럼 하늘을 보고 뛰어가다 그 돌에 걸려 넘어 졌어요.", “허허, 넌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을 기억해 두며 지내니?”, “예! 제가 늘 다니던 곳에 있는 것들은 모두 기억하고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달라진 것이 있으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 말에 깜짝 놀란 박쥐 제일기사는 내심 감탄하며 중얼거렸습니다. "“이 어린 아이가 자연과 합일된 느낌을 가지고 있다니... 제일기사들이 마음을 덜어내는 각고의 노력으로 아주 잠시동안 느껴볼 수 있는 혼연일체의 경지를 일상생활이라고 말하고 있는 아이가 마플의 친구라..."

 

"어쩌면 마음을 덜어낸다는 것이 태어나 사회 속에서 주입되고 학습하게 되는 모든 것을 비워야 한다는 뜻 인지도 모르겠군... 다른 아이들도 말은 안했지만 셋 다 일반 사회와 동떨어진 자연 속에서 어울리다 보니 천성이 보존되어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지 않았겠지..."


너무나 서운해 하는 아기 다이아몬드와 작별 인사를 한 박쥐 제일기사와 두 아기 마우스가 전동차에 올라탔습니다. “다음번엔 꼭 같이 가자 다이아몬드...” 아기마플이 차창밖으로 소리칩니다. 그러자 아기 박쥐마우스도 손을 흔들며 한마디 합니다. 그래 꼭 같이 가자... 다이아몬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