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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여에 걸쳐 완성된 붉은 악귀함대는 시조악귀 모함과 수색함 그리고 중금 전투함이 거대한 위용으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박쥐 통신병을 통해 전군에 함포성능 점검을 위한 사격이 실시됨을 알린 은빛 제일기사는 목표지점인 사막 한가운데를 조준한 후 발사 명령을 내렸습니다.
“쿠웅” 귀를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육중한 소리에 정신이 혼미해질 지경입니다. 잠시 후 탄착지점 관측을 부탁받은 금빛 제일기사로부터 이급 암호문으로 전갈이 왔습니다. “목표지점 명중... 폭발력이 강력해 적들의 공포대상 1호가 될것 같은걸...”
두발을 더 발사해 함포 세문을 모두 점검한 은빛 제일기사는 공병단을 다이아몬드 제일기사에게 돌려보낸 후 일주일간의 휴가를 명령했습니다. “함대 완성을 축하하네... 이제 검은군단과 비등한 전력을 확보하게 되었으니 적잖이 안심이 되는 군...”
“우리가 1년 반전에 정탐한 적들의 전력이 몇배로 성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검은군단을 끌어들여 후방 보급을 차단하는 전략 수단이 모두 완성되었으니 희망을 가져 보세나...” 상대가 되지 않는 전력 차에다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에 쫓겨 눈코뜰새 없이 서둘러왔기 때문에 개선해야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한달동안 세세히 되짚어가며 문제점들을 개선한 제일기사들은 각종 상황판이 빽빽이 들어찬 통합 사령실로 들어가 각 군별로 배정된 좌석에 앉았습니다. 시시각각 암호로 들어오는 각 군의 현 위치와 이동방향, 장비와 병력수를 해독한 박쥐 통신병들이 이것을 현황판에 표시하느라 분주합니다.
지도에 대한 간단한 해독법을 푸른 제일기사로부터 설명들은 제일기사들은 빛의 나라 모든 시설과 도로망, 전력망, 그리고 각 군의 병력배치 상황이 실시간으로 표시되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에 놀라움을 표시했습니다. “이 정도의 실시간 상황 통제력이면 두배이상의 전력차라 해도 해볼만 하겠어...”
“그렇지... 전력의 집중과 분산이 마음대로 이루어진다면 적의 주력을 피해 취약 부분부터 공략해 감쇄해 들어갈 수 있는 이점이 있잖아...” 이날 오전부터 실시된 통합작전은 중앙 부분에 자리 잡은 철갑 기사단과 푸른 기사단이 다이아몬드 제일기사의 수송단 지원을 받아 신속히 후방으로 물러나고 있습니다.
두 기사단은 최대한 넓게 산개해 가상의 적을 끌어들여 분산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뒤이어 하나동굴 근처 사막의 모래속에 만들어 놓은 비밀기지에 있는 전차군단이 후방을 기습해 하나동굴 입구를 장악하고 적을 어둠나라와 완전차단 시켰습니다.
그런후 고성능 폭약이 가득한 대형전동차 세대를 동굴에 진입시켜 동력장치를 제거하고 바퀴에 잠금장치를 달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민감한 신관에 연결된 폭발 스위치를 대형전동차와 주변에 빈틈없이 매설하여 해체하려 할 경우 자동 폭파되게 만들었습니다.
자동폭발 장치를 가설한 전차군단은 모든 병력을 싣고 신속히 퇴각해 모래속에 은폐된 비밀기지 위를 지나며 자신들이 출발했던 흔적을 지운 후 사막기지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붉은 악귀철갑을 장착한 전차 한대와 일반전차 두대가 동굴입구에 남아 적들의 진입을 완전 차단하고 있습니다.
만전을 기하기 위해 세대의 전차로 이루어진 일차 저지선이 뚫린 것으로 가정하고 진입한 대항군이 각종 방법을 동원해 폭발장치를 제거하려고 했지만 워낙 촘촘히 가설된 인계철선을 건드려 한번도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대항군으로 편성된 다이아몬드 제일기사의 부관이 통합사령실로 이러한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인계철선 및 폭발 스위치 매설이 워낙 촘촘하게 되어있어 가상신관을 사용한 모의 해체시도가 열번모두 실패했습니다.” 현황판엔 넓은 지역에 산개한 철갑 기사단과 푸른 기사단의 표식이 꽂혀있고 예상되는 적들의 이동 또한 표시되기 시작했습니다.
모래속 비밀기지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대항군들은 전력을 다해 전차군단을 쫓아갔지만 이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 대형 송풍기로 만들어낸 모래폭퐁 속에 갇혀 버렸습니다. 이 상황을 현황판을 통해 지켜본 금빛 제일기사가 만족한 듯 중얼거립니다.
“됐어, 모래 속 비밀기지가 탄로 날 가능성은 없을 것이고... 적의 추격부대는 모래폭풍을 이용해 쉽게 제압할 수 있겠군...” 대항군과의 가상전투로 전체전략이 빈틈없이 맞물려 전개되는 것을 확인한 제일기사들은 다음날 2차작전을 전개했습니다.
후방을 급습해 하나동굴을 폭약으로 차단해 버리고 빠지는 금빛 제일기사의 전차군단과 적의 전차 주력부대가 사막에서 접전을 치루고 있습니다. 동시에 곳곳에 있는 비밀관측소에서 보내온 적정을 분석해 적 전력이 강한 곳은 적당히 물러나고 취약한 곳에 기사단 주력을 투입해 궤멸적 타격을 입히기 시작합니다.
계속 산개하는 철갑 기사단과 푸른 기사단은 예정된 지점까지 후퇴해 이곳에 구축된 진지를 지키던 후방 부대와 합류했습니다. 그런 후 적의 주 화력이 이동해 오는 곳곳에 붉은악귀 모함의 함포 사격으로 타격을 가해 무력화 시키는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흠, 함포의 유효사거리 내로 끌어 들였을 때 최대한 타격을 입혀야겠군... 미련하게 포탄세례를 받고 앉아있을 검은 군단이 아니지... 우리의 전술을 즉시 간파해 신속히 유효사거리를 벗어나려 할 거야... 퇴각을 지연시킬 묘안은 없을까?”
“한 가지 있긴 하지... 함포 유효사거리 끝부분에 들어 올수는 있지만 나갈 수는 없는 지형을 만들어 놓으면 될 거야...” 은빛 제일기사의 말에 모든 시선이 집중되었습니다. "적이든 우리든 함포 유효사거리 내에 있는 대평원에서 승부를 낼 수밖에 없어..."
"산과 사막으로 형성되어 있는 다른 곳들은 유리에게 유리하고 또한 그곳을 점령당한다고 해도 적의 대부대가 움직이기 힘든 협소한 통로들이 곳곳에 있어 방어가 쉬운 편이지만 대평원만 뚫리면 각성과 전략적 요충지 및 주요 시설들 어디로든 하루안에 진격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지..."
"당연히 적의 주력은 대평원에 집중될 거야... 모두 알고 있다시피 큰산 쪽에서부터 드넓게 펼쳐진 평지가 급경사를 이루며 내려와 맞닿은 것이 대평원이지... 이 경사면을 90도 각도로 깎아 내리고 굳게 다져진 모래로 채워 경사면을 만들어 놓는다면 전차나 전동차가 내려오는 것은 문제가 없겠지..."
"하지만 다시 올라갈 땐 바퀴가 뒤로 밀어내는 모래로 인해 마찰지지 동력을 상실해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지형 구조를 만들 수가 있네...”, “이야! 거참 좋은 생각이군... 대평원이 적의 주력을 궤멸시킬 수 있는 천혜의 지형지물 이라니...”
"거기에 더해 함포 사격이 개시되는 즉시 철갑 기사단과 푸른 기사단의 견인포대를 이용해 모래경사면을 집중 포격한다면 모래들을 날려버려 아예 빠져 나가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을거야...”, “자네 밤낮 병법만 연구했나?”, “아니... 그냥 조금전 자네 고민을 듣자마자 떠오른 생각이야...”
대항군과 맞서 통합 작전을 펼쳐본 제일기사들은 상황을 점검한후 군 수뇌부와 원로들에게 훈련 결과를 보고했습니다. "수고들 많았네... 이젠 현재의 전력을 유지하며 모의 전투를 정기적으로 실시해 통합작전 능력을 확보하는 일만 남았군..."
"자네들이 이끄는 여섯개의 군단을 완전히 통합해 다가오는 전쟁을 준비하도록 하게...” 전군이 움직이는 대규모 통합작전이 실시된 이후 소요된 물자와 장비, 식량을 보충 하고 정비하는데 한달이 걸렸습니다. 대부분의 일들을 부관에게 맡긴 제일기사들은 철갑성에 있는 통합 사령실에 모였습니다.
모의실험을 통해 각군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며 접전지역이 늘어날수록 상황실에 부하가 걸려 일시적인 마비 현상이 일어남을 발견했습니다. “상황을 실시간으로 현황판에 표시하지 못하면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뒤섞여 엉망이 되어 버리는 군...”
“음... 각군의 작전수행능력은 완성단계에 들어섰으니 최대한 접전지역을 산출한 모의 상황훈련을 통해 필요한 병력을 보충해서 상황실이 마비되는 것을 방지해야 겠는걸...” 각군에 배치된 통신병들이 가상의 이동좌표를 통보해 오고 곳곳에 배치된 관측병들로부터 가상 표적좌표가 쉴 새 없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러자 상황실은 전쟁터가 되어버렸습니다. “상황병력을 5배수로 증원해 교대근무로 체력소모를 막아야 해결될 것 같아...” 약 세달에 걸쳐 상황병을 충원해 훈련시킨 결과 일주일동안 24시간 내내 수많은 정보들이 쉬지 않고 쏟아져 들어왔지만 상황실의 정보소화가 원활히 이루어져 전과 같은 마비현상이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제 전군의 움직임을 상황실에 앉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중앙에 있는 통합 상황판 이외에 각군별 상황판 여섯개를 따로 설치하고 각각 좌석을 배치했습니다. 제일기사들은 자신들의 좌석에 앉아 해당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지휘할 수 있게 되자 철갑성에 상주하며 세부전략을 가다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은빛 제일기사의 제안대로 대평원의 경사면을 깎아내고 모래로 대체한 후 차량의 이동 실험을 한 결과 궤도 차량인 전차는 어렵사리 모래 경사를 올라갈 수 있지만 전동차는 모래에 빠져 바퀴가 헛돌기 때문에 올라가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된 결과를 얻게 되자 공병대를 대거 투입해 경사면 모래대체 작업을 본격적으로 실시했습니다. 일정한 간격으로 기존의 경사면을 그대로 두어 차량 동시왕복이 가능한 폭의 정상 통행로를 확보해 두었기 때문에 정상도로의 위치를 숙지한 빛의나라 운전병들은 모래 경사면을 피해 정상통행로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지혜의 탑을 여러 달 떠나있던 박쥐제일기사는 아기마플을 보기위해 서둘러 돌아갔습니다. 박쥐 제일기사가 떠나자 다른 제일기사들도 자신들이 지휘하는 각군으로 돌아가 당분간 머물기로 했습니다. 지혜의 탑에 도착한 박쥐 제일기사는 박쥐장로에게 인사를 한 후 아기마플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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