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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에 부합하는 일부일 뿐이지요." 말을 마친 알 제일기사는 하늘 연못을 벗어나 곳곳에서 자리를 잡고
수행에 정진하고 있는 알 마우스들을 보여 주었습니다. "우리는 사회의 마성이 날로 커져가는 아래 세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지켜 수행을 완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이곳 하늘 연못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보시다시피 이곳은 우리가 온 처음 그대로의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습니다. 아래 세상처럼 자연을 자신의 일부로 만든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자연이 주는 만큼에 만족하며 자기 절제를 통한 금욕으로 생태계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을 만큼의 다음세대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래서 수만년동안 일정한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연을 경작하는 무리를 하지 않아도 자연이 주는 과실만으로 풍족한 생활을 해왔고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시간을 깨달음 완성에 정진하기 위해 나름대로의 수행장소를 잡아 저렇게 구도에 맹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회의 마성이란 무슨?", "아! 많은 개체들이 모여살면 갈등과 타협, 경쟁 등의 이해관계가 뒤섞이게 되고 일정한 규모에 이르면 생명체로서 개체자체의 존엄성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회성이 더 중요시 되게 됩니다."
"결국 이해득실에 따라 개체의 존엄성 말살이 당연시 되는, 개체간의 관계에서 발생된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성이 오히려 개체를 지배하게 되어 버립니다. 이것이 바로 사회의 마성입니다. 우리 알 마우스 족은 이러한 사회의 마성이 발현하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요."
"외부로부터 차단된 적정 규모의 공동체를 구성하고 자연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구도를 위해서는 사회를 등지셔야 하겠지만 자신의 득도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기엔 사회로부터 받은 것이 많기 때문에 이도 쉽지는 않을 것 같군요."
“하하하, 생명 개체로 태어난 생존본능, 그것에 따라 사회 속에서 살며 가지게 되는 관계가 결국 저희들의 깨달음을 막는 원죄적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로군요.” 푸른 마우스가 명쾌하게 정리해 다른 기사들의 이해를 도와주었습니다.
"개체의 생존본능은 자신을 보존하기 위해 두뇌의 대부분을 사용하여 번식이 가능한 성체가 될때까지 진화를 위한 실험을 멈추지 않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자료들은 서로 다른 두개의 성이 결합되어 교환되고 이렇게 모아진 자료가 대물림 되면서 외부환경 변화에 대처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안전장치로서 사회를 구성하게 되고 사회 구성원의 관계를 통해 사회성이 만들어져 생존본능에 충실한 이기적인 개체가 쉽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마성을 심어놓아 생존본능의 번식에 원활한 환경을 만들어 냈지요."
"단, 개체의 이기심이 너무 강해 번식을 저해하는 개체 말살적인 행동을 하게 되면 비이기적인 개체를 동원해 제어함으로써 개체본능을 보전해 가고 있습니다. 우리 알 마우스 족이 이러한 사회적 본능을 제어하지 못했다면 급격한 시공간의 고갈과 불어나는 개체수로 인해 자연의 과실만으로 살아가지 못했을 겁니다."
"결국 무분별한 채집으로 자연을 파괴했을 것이 틀립없지요. 또한, 이렇게 파괴된 생태환경으로 식량이 부족해지면 이것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과 약탈이 일어나 공동체 생활은 파괴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우리 알 마우스 족이 떠난 이후 아래 세상이 한바탕 이러한 시행착오를 겪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알 마우스 족의 수명은 예나 지금이나 삼백년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 삼백살을 살수 있다고요?”
모든 제일기사들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습니다. 아주 옛날에는 수백년을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는 했지만 알 마우스족이 삼백년이나 살수있다는 말을 직접 듣게되니 실감이 나지를 않습니다.
"예, 시조마플 시기에 모든 마우스 족의 수명이 그러했습니다. 아래 세상의 수명이 단축된 것은 불어나는 개체수를 감당하기 위해 섭취 가능한 모든 것을 식량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알 마우스 족은 예나 지금이나 금속나무 열매 하나만 식량으로 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가지게 된 수명은 개체가 발현한 시기의 환경에 맞추어 설계됩니다. 우리의 식량인 금속나무 열매 이외의 음식은 절대 섭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내에 들어온 새로운 물질을 분해하고 그 독성을 걸러내기 위한 내분비 기능 개선을 위해 무리하다 수명이 단축된 여러분들의 종족과 수명이 다른 것입니다."
“결국 수만년 전이나 지금이나 알 마우스 족의 생활환경이나 습성이 변함없기 때문에 수명 단축이 없었던 것이로군요?”, "예, 아마도 알 마우스 족이 금속 열매보다 양분섭취가 용이하고 독성이 낮은 음식을 발견 한다면 수천년 내로 오백살 까지 수명을 연장 하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체력소모를 적게 하고 감정을 절제해 불필요한 생각으로 양분을 소진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는 다는 전제조건이 따르긴 하겠지만, 현재 알 마우스 족의 생활환경을 그대로 유지 한다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기마플은 어떻습니까? 저희가 실수로 금속나무 열매가 아닌 다른 것을 이유식으로 먹여왔는데..."
"아기마플은 아래 세상에서 태어난 운명에 순응한 것뿐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그 아이가 선택할 일이지만 부모가 아기마플을 아래 세상에 있는 생명의 나무에 잉태시킨 것은 그러한 것들도 모두 감수 하겠다는 결심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가능하면 금속나무 열매를 먹이는 것이 좋겠지만 아래 세상의 환경에 맞추어 키우시는 것이 하늘의 뜻에 맞을 것입니다.", “아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여도 괜찮다는 말씀이십니까?”, “예, 아마도... 아래 세상에서 살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그곳에서 살려면 그쪽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부모님이 이곳에 계신데... 아기가 감당할 수 있을까요?”, “충분히... 여러분들의 보살핌으로 이곳까지 살아 돌아온 아이입니다. 더구나 아래 세상에서 이행해야할 시조마플의 예언을 약속으로 태어난 아이니 여러분과 함께 생활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시조마플의 예언을 이행하기 위해 우리 빛의 나라에서 태어나게 되다니... 운명에 의해 부모자식이 떨어져 사는 고통을 감내해야할 만큼 절체절명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틀림없구나...”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굳은 얼굴로 중얼거렸습니다.
온화한 기운이 서린 곳곳에서 좌선에 들어간 여러 알 마우스들을 멀찌감치서 바라보며 아침산책을 마친 제일기사들은 선계의 고요한 풍경에 감화되어 마음이 맑아짐을 느낍니다. 주변의 모든 것이 자신의 일부이고 자신 또한 자연의 일부가 되어 모든것이 하나된 느낌이 들자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이 전신을 휘감습니다.
“이것이... 지금 이느낌이 혼연일체의 무아지경이로구나...” 자신들이 목표로 삼아 수행하고 있던 혼연일체의 벽을 자연과 동화된 알 마우스들을 통해 넘어서게 되자 호승심이 빠져 나가고 눈의 깊이가 우주의 저 끝에 닿아 보이는 모든 것이 과거로부터 이루어져 미래로 가는 찰나의 것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지금 보이는 모든 것이 과거의 지금이 아니요, 또한 미래의 지금이 아닌 것을... 보이고 만져지는 것에 집착해 흘러가는 시간을 외면하려 한다면 결국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에 빠져 개체화된 본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로구나...”
"물질과 에너지의 간섭현상으로 발생한 시간과 공간이 무한 만변하는 것이 우주의 본질이거늘 티끌처럼 짧은 목숨을 위해 부귀영화를 추구한다는 것처럼 부질없는 허망이 따로 없구나..." 여섯 제일기사들이 갑자기 신선이 되어버린 듯 깨달음을 뱉어 내고있습니다.
문득 자신이 한자루 더 들고온 보라빛 무지개 검이 생각난 푸른 제일기사가 알 제일기사 앞으로 다가섰습니다. "이 검을 받으십시요." 건네받은 무지개 검을 알 제일기사가 뽑아들자 숭고하고 엄숙한 보라빛이 찬연하게 우주의 아침에 흩뿌려 집니다.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빙그레 웃기만 하는 알 제일기사입니다.
"순수 에너지와 물질, 물질 에너지의 삼태극이 어우러진 이세상에서 폐쇄적 물질 에너지를 개방해 순수 에너지를 받아들임으로써 양분된 에너지의 갈등을 통합해 하나행성과 같은 에너지와 물질의 양태극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와 같은 삼태극 생명의 운명입니다."
"양태극인 극초미립자 현신지체들이 일정한 규모를 달성해 팽창하던 우주의 힘이 다해 대통합이 시작되는 시점에 한데모여 힘을 합해야 합니다. 그렇게 영혼지체 행성을 만들어 대통합과 폭발을 반복하는 윤회의 고리를 끊어 한 처음 이전 에너지가 없던 순수 극초미립자 상태의 영원한 휴식으로 돌아가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하나행성 최후의 의지가 바로 이 북극행성과 남극행성 그리고 저우주 어디엔가 무수한 생명을 탄생시켜 완성된 영혼을 통해 우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극초미립자 들을 모으고 있는 것입니다. 대항행성인 영혼지체 양태극 행성은 우주 대통합시 역방향 회전으로 통합행성의 회전력을 잠재울 것입니다."
"결국 에너지의 극한으로 폭주해 통합된 물질을 다시 폭발시키는 회전 에너지의 소멸을 통해 우주의 안식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하나행성 최후의 의지중 하나인 이 북극행성의 생명들 중 나무나 다른 생명체들은 하나행성의 의지에 부합하는 생체파동으로 극초미립자를 모으기는 하나 그 양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태어나게 된 것이 우리 마우스들 이지요. 물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다른 생명체도 있겠지만 자유의지로 하나행성의 파동을 완성해 일반 생명체가 수만년이 걸려야 모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극초미립자들을 마우스 한명이 주어진 수명안에 모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가능성이 큰 만큼 들에있는 풀 한포기보다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지만 태고 적부터 탄생한 극초미립자 현신 마우스가 이 북극행성의 양태극 의지를 가장 많이 채워가고 있습니다.” 알 제일기사의 말에 푸른 제일기사가 한 걸음 나서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이곳에서 현신에 성공한 마우스가 몇이나 됩니까?”, 이말에 빙그레 웃으며 알 제일기사가 대답했습니다. “궁금하시겠지만 대답할 수 없는 계율에 해당하는 것이라 현신이후 이곳에 오셔서 확인하시라는 말씀밖엔 드릴수가 없군요.”, "하하하, 저희가 그 답을 얻을 가능성은 희박한 것 같은데요..."
“아닙니다. 적어도 여기계신 여섯분은 시간차가 있겠지만 분명히 선계로 들어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장담 하시지요?”, "저 또한 수련을 통해 마음의 눈을 떠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심안으로 여러분의 내부에 축적되어 가고 있는 극초미립자의 기운을 느낄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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