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223,224,225

 223,224,225

"저희 제일기사들과 박쥐원로만 알고 있는 극비사항이니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예... 황금빛용까지 만나셨다니 더이상 돌려서 이야기 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알 마우스 족이 이해관계가 상반되어 경쟁을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아래세상을 떠나 하늘 연못으로 온것도 무아지경에 입신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곳에서 자연이 주는 것 이상을 바라지 않고 철저한 검약과 자기 절제를 통해 육신이 가지고 태어난 생존을 위한 본능이 만들어내는 각종 욕구와 감정의 이해관계를 최소화 시켜 우리의 정신을 옭아매고 있는 육신의 제약을 벗어나는데 정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알 마우스 족이 아래세상을 떠난것은 구성원이 많아지고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실타래처럼 엉켜가는 이해관계를 벗어나기가 더욱 힘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싫어서 그리한 것은 아니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아까 두가지 형태의 기가 있다고 말씀 하셨는데... 거기에 더해서 좀 더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예, 우주에는 물질 내부에 있는 기와 물질 외부에 있는 기가 상호작용을 하며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물질을 경계로 해서 그안에 들어가기도 하고 해체되는 물질에서 빠져 나오기도 하며 천변만화를 일으키고 있지요."

 

"물질 외부에 있는 기는 생명력이 필요한 물질에 언제든지 다다갈 수 있는 친화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성을 뜻하는 양의 기운이라고 하고 내부에 있는 기는 물질을 경계로 내부 응집력을 형성해 독립된 기수용체를 만들기 때문에 수용을 뜻하는 음의 기운이라고 합니다."

 

"엄밀하게 대별하면 우주는 물질을 사이에 두고 물질 외부에 있는 양의 기운과 물질 내부에 있는 음의 기운이 세극을 이루고 있습니다." 알 제일기사가 기에 대해서 여섯 제일기사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해줍니다. 아직 기의 실체가 가물가물 하던 여섯 제일기사들은 숨을 죽여가며 경청을 합니다.

 

"이중 물질외부에 있는 기운이 하나행성의 의지이고 물질 내부에 갇힌 기운은 물질이 와해될 때 밖으로 빠져나와 다시 하나행성의 의지로 되돌아 갈 때까지 물질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아 자신이 하나 행성의지의 일부라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죠."


"그것을 깨닫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생각할 수 있는 최소단위는 우리의 생각을 형성하고 있는 극초미립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최소단위의 환경에서 우주의 본질을 깨달아 극초미립자와 우리의 정신인 영혼을 결합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면 새로운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기수용체인 신체가 없어도 영구적인 개체를 형성할 수 있는 시조마플과 같은 극초미립자 몸체로 현신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우주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면 하나행성의 의지인 우주로 흩어졌다가 다른 생명체를 형성하는 물질과 결합하여 같은 과정을 반복하게 됩니다. 이것을 환생과 윤회라고 하지요."

 

"태초의 하나행성은 태초의 물질 그대로인 극초미립자와 음양으로 나뉘지 않은 하나의 기가 결합한 완벽한 형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엔 내부에 있는 기와 외부에 있는 기가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기가 서로 형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행성 폭발 이후에는 물질 내부에 갇혀 음의 기운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밖으로 나오면 양의 기운과 결합하지 못하고 물질 외부를 떠돌다 다시 물질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것이 물질 내부에 있는 음의 기운입니다."

 

"무아지경을 통해 해탈 한다는 것은 이러한 우주의 원리를 깨달아 물질외부에 양의 기운으로 존재하고 있는 하나행성의 의지와 같아지기 위해 물질 내부에서 음의 기운이 양의 기운으로 변화하는 것입니다. 물질의 존속욕구를 벗어나야 양의 기운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되어야 비로소 신체가 외부에 있는 양의 기운을 받아들일 수 있게 변화시켜 물질을 벗어나서도 개체로 존재 하는데 필요한 양의 기운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만 충만된 양의 기운으로 극초미립자와 결합해 가장 완벽한 존재가 되어 하나행성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태초의 물질은 태초에 발생한 기운인 양의 기운만으로 결합될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의 기운은 하나행성 폭발이후 급작스럽게 각 극초미립자 파편과 에너지가 결합되어 만들어진 각종 분자와 원자 그리고 이 것들이 다시모여 형성된 행성들이 우주에 만들어 지면서 형성되었습니다."

 

"원자와 행성들 그리고 이 행성에서 탄생한 생명체들의 내부에 축적된 에너지죠. 따라서 다른 생명체를 죽여서 이것의 에너지를 흡수 한다는 것은 이러한 음의 기운을 받아들인다는 얘기입니다. 저희들이 주로 채식을 하는 이유는 양의 기운인 빛과 공기를 흡수해 살아가는 식물들이 보다 양의 기운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오르며 선문답을 주고 받다보니 어느새 하얀 비비들이 뛰어내리던 절벽의 중턱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폭이 제법넓은 절벽중턱에는 하얀 비비들이 한 마리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니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나무 꼭대기엔 꽤 여러 마리의 비비들이 활강해 내려가고 있습니다.


“비비들이 이 곳까지 걸어서 올라온 후 가까운 나무위로 활강해 내려가 숨어 있다가 우리를 공격했던 모양이군....” 이제야 극초미립자 검을 제외한 모든 물질이 손에 닿기만 해도 녹여 버리고 마는 푸른 손톱을 가진 비비가 어떻게 두발만 가지고 나무 꼭대기에 올라갈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독이있는 앞발을 사용하지 않고 더높은 이곳에서 겨드랑이 날개를 이용해 날아서 나무 꼭대기로 갈 수 있었던 거야...” 잠시 날아올라 절벽위에 있는 비비들이 하나도 없음을 확인한 알 제일기사는 공중에서 호위하고 있던 여섯 알 마우스들을 불러 내렸습니다.

 

 아직도 박쥐 제일기사의 품속에서 끙끙 앓고 있는 아기마플을 조심스레 한 알 마우스에게 안긴 후 신속히 부모들에게 데려다 줄 것을 지시했습니다. 아기마플을 데리고 여섯 알 마우스들이 하늘높이 날아올라 하늘 연못으로 돌아가자 여섯 제일기사들은 갑자기 몰려오는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광활한 사막건너 가물가물 거리는 철갑성의 희미한 윤곽을 바라보며 달콤한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바라보니 철갑성도 그리 대단한 존재는 아니로군...”, “우리 자신을 떠나 보다높은 곳에서 스스로를 내려다보면 같은 생각이 들겠지?”


“그럼... 아마도 무아지경에 이르게 되면 우리가 집착하고 있던 세속적인 것들이 얼마나 보잘 것 없었는지 깨닫게 되겠지...” 기운을 되찾은 제일기사들은 알 제일기사의 뒤를 따라 꼬박 하루가 걸려 하늘 연못에 도착했습니다.

 

뒤돌아 자신들이 밟고 올라온 계단을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가파르게 깎아지른 절벽에 이어져 있습니다. 더구나 상당히 높은 고지대라 하얀 구름이 허리에 걸쳐 있어 그 아래 부분은 보이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이 절벽을 올라왔다니 믿기지가 않는 군...”


정상에 올라서니 제법 넓은 평지가 펼쳐져 있고 그 가운데 커다란 호수가 푸른빛 물결을 출렁거리며 우주의 빛을 눈부시게 반사하고 있습니다. 호수 중간 부분엔 생명의 호수에 있는 것과 똑같지만 1/3 가량 작은 나무가 그만큼 작은 섬 위에 서있습니다.


"아, 이곳도 생명을 잉태할 수 있는 나무가 있었구나...“ 문득 궁금증이 생긴 은빛 제일기사가 알 제일기사에게 물었습니다. “이곳에도 생명의 나무가 있군요. 아기 마플이 빛의 나라에서 태어난 것은 예언 때문이었나요?” 다른 제일기사들도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예... 우주의 빛이 사라져 어둠의 나라를 제외한 모든곳이 암흑세상이 되었을 때 아기 마플 부모의 결혼식이 있었습니다. 이곳에 있는 생명의 나무는 시조마플께서 빛의 나라 생명의 나무 발치에서 자라던 것을 옮겨 심은 것입니다."

 

"수령의 차이만큼이나 생명력 또한 빛의 나라에 있는 생명의 나무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에 우주의 빛이 없는 상태에서 새로운 생명을 잉태시키지 못하는 능력의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언도 예언이었지만 공교롭게도 그 시기에 혼례식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부득이 하게 빛의 나라 마우스들이 모두 잠들어 있을 자정에 발광 다이아몬드를 이용해 빛의 나라 생명의 나무에서 혼인서약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아기 마플이 태어날 무렵 빛의 나라가 밤낮없이 분주해 지고 우주의 빛이 돌아와 머물면서 백야가 시작되었죠."

 

"그런 상황에서 도저히 다른 마우스들 눈에 띠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에 아기 마플을 데려오지 못했었던 것입니다. 예언을 의식해서 그렇게 된 것은 아니지만 묘하게도 우주의 명운을 가를 대재앙이 다가오는 시기에 알 마우스가 빛의 나라에서 태어나게 된 것이 어쩌면..."


이말을 들은 박쥐 제일기사가 되물었습니다. “우주의 대재앙이 다가온다는 것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예, 우주의 빛이 어둠나라에서 돌아오지 않을때...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이곳에는 태초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고서들이 빠짐없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중 한권에 우주의 빛을 이용해 은하 13좌를 파괴하면 우주의 모든 것이 하나였던 하나행성으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기술되어 있습니다. 어둠 나라에서 전쟁을 불사하며 우주의 빛을 되돌려 보내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정말 정확히 판단하고 계시는 군요. 제가 어둠나라 왕궁 지하서고에서 그것과 똑같은 책을 빼내서 없애려고 했지만 한발 늦었었습니다.” 이렇게 말한 푸른 기사는 그동안 아래세상에 있었던 일들을 간추려 들려주었습니다. “검은 장군이란 마우스가 그책을 입수해서 이런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로군요?”


빛의 나라와 어둠나라 양대륙이 충돌해서 큰산이 융기하고 이때 폭발했던 분화구가 지금의 하늘연못입니다. 

분화구를 통해 지혜의 돌과 힘의돌이 분출되어 각각 빛의 나라와 어둠나라에 충돌하면서 발생한 방사능과 고열로 인해 작았던 버섯들이 커다랗게 변이되어 고사된 것을 집으로 만든 마을이 나옵니다.

 

죽어있는 것을 파내어 만든 버섯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에 이르자 하얀 날개를 등에 접고 천천히 지나다니는 알 마우스들이 눈에 띱니다. “아니 왜 날개를 두고 걸어 다니는 것입니까?”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어보자 알 제일기사가 자세히 대답해 주었습니다.


“저희들도 나는 것이 편하기는 하지만 걷는 것 보다 몇배 체력소모가 심해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걸어 다니는 것을 좋아 합니다.” 버섯으로 만든 집들 중 한곳에 멈추어선 알 제일기사는 조용히 문을 두드렸습니다. 문이 열리고 마플의 아버지인 듯한 알 마우스가 걸어 나왔습니다.


“매제, 조카를 빛의 나라에서 데리고 오신 분들일세...” 알 제일기사의 말을 들은 알 마우스는 기사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모두 집안으로 맞아 들였습니다. “뭐라고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아이의 생명이 위태로울 뻔 했습니다.”


“별 말씀을요. 우리 빛의 나라에 희망을 불어 넣어준 아이입니다.”, “그 흉폭한 비비들의 영토를 통과해서 이곳까지 오시다니... 정말 대단한 분들이 시군요”, “하하하... 아드님이 아니었다면 비비들의 푸른 손톱에 연기가 되어 버렸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