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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184,185,186

184,185,186
“그렇다면 할 수 없지... 박쥐 제일기사와 임무교대를 한다면 용서 하겠네... 한 1년 정도만...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 않나?” 움찔하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금빛 제일기사를 바라보며 회심의 일격을 던진 은빛 제일기사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른 승무원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모두 억울해하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뭐, 아주 공짜로 바라는 것은 아니고... 내가 준비한 선물과 맞바꾸자는 얘기지...”, “?... 선물이라는 게 뭔가?”, “이 전차도 포탄에 맞으면 표적차량 처럼 한방에 부서져 버리나?”, “명중 된다면 그렇겠지... 왜 말을 돌리고 그래? 선물이 뭐냐니까...”


“헤, 자네가 전차군단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쓰다 남은 악귀철갑을 조금 가져왔지...”, “그, 그게 정말인가?”, “뭘 그리 감격하고 그러나? 조금 이라니까...”, “그래도 몇대 정도는 방탄철갑으로 덧댈수 있겠지...", "... ? 이런, 나는 아예 전차 외부 전체를 둘러쌀 수 있게 재단을 해왔는데... 한 다섯 대 분량정도 될 거야...”


이말을 들은 금빛 제일기사가 은빛 제일기사의 손을 덥석 잡으며 고마움을 표시 했습니다. "정말 고맙네... 나도 미처 생각지 못한 일인데... 우리는 전차 앞부분의 장갑을 겹으로 두텁게 덧대어 정면 방어력을 보완해 놓았었지..."

 

"만약 악귀철갑으로 보호되는 전차를 보유하게 된다면 전차의 육탄돌격으로 적진을 휘저을 수 있을 거야... 생각할수록 근사한 방법일세...” 은빛 제일기사의 기발한 생각에 왜미처 그 생각을 못했었는지 감탄을 하며 악귀철갑으로 무적의 방탄력을 가지게 될 다섯대의 전차를 빨리 만들어 타보고 싶은 금빛 제일기사입니다.

 

“나는 오늘 철갑 성으로 출발할거야... 연락해 놓을테니 내일 전차 다섯대를 바다폭포에 있는 함선 정비소로 보내게... 그 곳에 있는 수색함장에게 기동 포격술에 관련된 자료를 잊지 말고 전달해 주고...”, “하하, 그렇게 하지” 이곳에 오기로 했던 다이아몬드 제일기사는 수송대에 사정이 생겨 아직 출발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악귀철갑은 철가사리의 화석을 용매로 첨가한 특수 용접봉을 사용해야 접합이 가능해... 함선 정비소에 있는 기술병들이 알아서 근사한 악귀철갑 전차를 만들어 줄 거라고...” 점심식사를 마친 은빛 제일기사는 보름 후 철갑성에서 열릴 전투시범 경연대회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고 철갑성으로 출발했습니다.


사막을 벗어나 초원지대로 접어드니 시원한 바람이 녹음의 향기를 휘감아 황금빛 금속나무 잎사귀를 흔들어 댑니다. 금속나무 잎사귀 부딪히는 소리가 점점 심해지는 금속나무 숲속으로 곧게 뻗어있는 도로를 달리고 달려 사막을 떠난지 이틀 만에 철갑성에 도착했습니다.


철갑성내에 있는 커다란 광장 좌우에는 커다란 막사들이 여러동 세워져 있습니다. 좌측진영에 있는 금속 빛 깃발이 바람에 날려 우측 진영에 있는 파란색 깃발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광장 중간 지점엔 금속 빛 견장을 어깨에 달고 있는 일단의 병사들이 철갑 제일기사의 검술시범을 숨죽이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난 여섯달 동안 또다른 성취가 있었던 듯 움직임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사방을 꽉 막아 놓은 듯한 빈틈없는 검의 흐름이 은빛 제일기사의 두 발을 땅바닥에 못박아 놓았습니다. “철갑 제일기사의 검세는 신검합일의 경지에 이르렀군...”


철갑 제일기사가 검을 거두고 나서야 발을 떼어놓을 수 있게 된 은빛 제일기사는 반갑게 내민 철갑 제일기사의 손을 맞잡으며 재회의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귀항 했다는 소식은 벌써 들었네... 왜 이리 늦게 온 건가?”, “음, 박쥐 제일기사와 금빛 제일기사를 만나고 오느라 조금 늦었네...”


부관에게 훈련지휘를 부탁한 후 푸른 기사단 막사를 향해 걸어가며 철갑 제일기사가 전투력 경연대회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전술 사령부에서 통보가 왔더군...”, “박쥐 제일기사가 제안한 일이야... 우리 제일기사들이 창설한 각군의 능력을 파악하고 보다 입체적인 전략전술을 마련해 다가오는 전쟁에 대비하자는 것이지...”


“좋은 생각이야... 푸른 기사도 침체되어있는 국가 분위기를 쇄신할 수 있는 묘안이라고 하더군...” 그런데 이상하게도 기합소리와 칼 부딪히는 소리가 요란한 철갑기사단 쪽과는 달리 푸른 기사단 진영은 숨소리 조차 새어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의문어린 표정으로 은빛 제일기사가 고개를 돌려 철갑 제일기사를 쳐다보았습니다. “같은 기사단 이긴 하지만 푸른 기사단은 좀 특별해...” 은빛 제일기사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듯 싱긋 웃으며 철갑 제일기사가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뭐가 특별하다는 건가?”


“이곳에 차출된 기사들은 대부분 기초의술을 익힌 마우스들이야... 그들의 체내에 있는 기를 검술로 연성한 후 부상당한 병사들은 치료 하는데 사용할 생각이라고 하더군... 조용한 것을 보니 호홉법 수련중인 것 같아...”, “지난 항해때 의술을 익힌 병사들이 가장많은 고생을 했지... 군의 특성상 부상 위험은 항상 있는 것이고...”


“전문적인 의무병단이 생기면 부상이나 질병으로 인한 전력손실을 대폭줄일 수 있을 거야...”, “푸른 기사만 큼 뛰어난 의술을 가진 의무병이 우리 함대에 배치된다면... 지휘관인 나로선 그 이상 든든한 일이 없겠지... 병사들의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


두 기사가 푸른 기사단 진영 입구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안쪽에서 발자국 소리가 부산해지며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는 목소리가 새어나옵니다. 두 제일기사를 처음 맞이했던 경계병이 잠깐 기다리라며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잠시후 경계병을 따라 푸른 제일기사가 반가운 미소를 머금으며 걸어 나왔습니다.


“이게 얼마만 입니까?” 언제나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푸른 기사의 온화한 기운이 몇달전에 비해 더 짙어져 있음을 느낄수가 있습니다. “하하, 철갑 제일기사나 푸른기사 두 분은 하루가 다르게 검을 완성해 가고 계시는 군요?”


“하하하, 무슨 말씀을... 표정이 밝으신 것을 보니 바다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신 모양입니다.”, “예, 기연이 있어 어둠 나라와의 전력차를 상당부분 메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허허, 그래요?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우선 제 막사로 들어가시지요.”


푸른 기사의 막사로 들어서니 향긋한 풀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힙니다. 금속나무로 만들어진 장식장엔 들에서 흔히 볼수 있는 풀들을 비롯해 깊은 산중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식물들이 칸칸을 메우고 있습니다. “이게 다 웬 풀들입니까?”


 

“예, 그것들은 모두 약재로 쓰일 것들입니다. 지척에 널려있는 흔한 풀들이지만 이 식물들 하나하나가 각기 독특한 치료 효과를 가지고 있고 각각의 특성들을 조합하면 새로운 치료 능력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물속마을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의술을 익힌 푸른 마우스가 각종 품들의 효용성을 설명합니다.

 

“예... 이런 들풀들까지도 대자연의 치유력을 가지고 있다니... 북극 행성이 얼마나 자애로운 생명의 터전인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맞습니다. 북극 행성이 만들어주는 생태 환경은 모든 생명체들에게 정말 아늑한 보금자리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일반 생명체들이 살기힘든 사막이나 화산분화구 속에도 자신을 개조해 그 환경에 완전히 적응한 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이 북극행성 어디든 그 환경에 맞추어 적응한 생명체에게는 자애롭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정말 생명들의 안식처이지요."

 

"다만, 우리 마우스들 만이 자신이 적응하지 못하는 환경을 만나면 다른 생명체들처럼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적응하려고 하지않고 그 곳을 파괴하거나 파괴할 능력이 모자라면 자신에게 이롭지 못하다 하여 저주를 퍼부으며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이 북극행성은 무수히 많은 생명체들이 생태환경을 적절히 유지해 가며 살고 있는 공동의 터전입니다. 어느 누구도 이것을 파괴하거나 독점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마우스들이 살기에 더없이 쾌적한 빛의 나라와는 달리 어둠나라는 마우스들이 살기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둠나라에는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쳐야하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이렇게 열악한 생존환경에 대한 적대감이 파괴본능으로 연결되어 끝없는 반목과 분쟁을 일으키는 종족이 바로 백색 마우스들입니다. 제 예측으로는 머지않아 그들의 폭거로 인해 어둠나라가 일대 혼란에 휩싸이게 될 것입니다."


“아니 어둠나라가 혼란에 휩싸일 것이라니요? 검은장군이 철권을 휘두르는 나라에서 그게 가능한 일 일 까요?”, “당분간 검은 군단을 넘보지 못하겠지만 우리 빛의 나라와의 전쟁이 시작되어 어둠 나라의 병력이 빛의 나라로 들어오게 되면 그 전력의 공백기를 틈타 틀림없이 반란을 일으킬 것입니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오히려 우리가 유리해 지는 것 아닙니까?”, “당장 검은군단과의 전쟁은 유리해 지겠지만 만일 백색 마우스들이 은하파괴 무기를 단 한기라도 손에 넣는다면 북극행성의 운명은 그것으로 끝이라고 보아도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은하 파괴무기는 검은군단이 만든 것 아닙니까? 더구나 13기나 가지고 있는데... 검은 군단이 더 위협적인 것 아닌가요?”, “검은 군단은 뚜렷한 목적으로 규합된 일사 분란한 지휘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입장에선 검은 장군만 정확히 분석하면 그들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검은장군은 은하13좌 모두를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면 절대 은하파괴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장담하시지요?” 자신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푸른 마우스가 꺼내자 두 제일기사들의 궁금증이 한층 커집니다.

 

"이 우주는 하나행성의 폭발로 생성되었습니다. 당시 폭발은 북극행성과 남극행성을 연결한 원심운동 에너지대가 중심축이 되어 적도를 띠로 이은 부위가 폭발해 측면에서 보면 열십자 모양이 되고 위나 아래에서 보면 태극 모양으로 팽창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열십자와 태극에 해당하는 곳에 모두 13좌의 우주중심 은하가 도열해 있습니다. 그중 가장 위쪽에 있는 것이 북극행성이고 가장 아래에 있는 것이 남극행성입니다. 말 그대로 이 13좌의 은하가 우주팽창 에너지를 생성하고 있는 곳이지요."

 

"만일 이 13좌 은하를 태초 폭발 역순으로 극초미립자 단위까지 분쇄폭발 시키면 역으로 응축 에너지가 되어 우주의 모든 은하가 눈깜짝할 사이에 하나행성으로 다시 통합되게 됩니다. 검은 장군의 목적은 바로 태초의 하나행성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