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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까? 불과 채 하루도 안 되어 그런 결과를 줄 수 있다니... 지혜의 돌이 괜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로군요?”, “하하하, 정말 대단한 존재지... 지혜의 돌속에 저장되어 있는 기억체 중 지혜의 돌을 신으로 생각하는 생명체도 있다네...”
“그럴 수도 있겠군요. 생체의 수명이 다한 영혼이 지혜의 돌 덕분에 그속에서 영원한 존재로 남아 있을 수 있을 테니까...”, “그렇지... 지혜의 돌의 힘으로 존재하는 모든 기억체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틀린 생각은 아닐 것이야...”
“시조 마플께서도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나요?”, “아니, 그렇지 않아... 시조 마플께서는 극초미립자의 도움 없이도 존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계시네...”, “그렇다면 현신이 가능하다는 말씀이신데.... 어제만 해도 반신반의 하셨지 않습니까?”
“그래, 어제만 해도 그랬지... 조금전 지혜의 돌을 지키고 계신 은빛 현로께서 말씀하시길 시조마플의 전령이 어제 도착해 지혜의 돌 저건너편에서 일어난 일과 그에 대한 상세한 대비책을 알려 주었다는 거야...”, “전령이라니요?”
"음... 예전에 제일기사였던 마우스의 기억이 지혜의 돌로 들어갔는데 그가 시조마플을 도와 어제 말했던 직립 생명체 정벌을 함께하고 있다는 군... 직립 생명체가 있는 곳에 도착해 보니 그들의 복제 속도가 기하급수로 늘어나고 있어 손쓸 방도가 없었다는 거야..."
"극초미립자 몸체로 현신한 시조마플께서 물리적 능력을 갖추지 못한 직립 생명체들을 눈에띄는 대로 소멸시키고 있는 중이라네... 은빛 현로의 말씀으로는 지혜의 돌로 들어올때 극초미립자로 현신한 상태 그대로 흡수 되었다는 거야..."
"그러니까 황금빛 용들과 같은 극초미립자 생명체로 변신해서 그상태 그대로... 알다시피 지혜의 돌속에 있는 영혼들은 모두 생체를 이탈한 것들이라 물리적 몸체를 가지지 못하고 있지... 기억들을 공격해 공포와 절망에 휩쌓이게 만들면 그 고통을 이기지 못해 결합되어 있던 기억들이 와해되어 사방으로 흩어지게 되지..."
"비록 바깥세상에서 살던 모습의 기억 주머니가 당분간 외형을 유지해 주지만 그 내부에서 한번 흩어져 버린 기억들은 원 상태대로 짜맞추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네... 그런 상태의 기억 주머니 속에 직립 생명체 자신들의 기억을 주입해 장악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고 하더군..."
"침투한 직립 생명체의 기억이 활동하기 시작해 내부를 장악하고 모든 기억소자들을 제어하는 상태에 이르면 기억 주머니까지 직립 생명체의 모양으로 바뀐다고 하는군... 이런 방법으로 급속히 불어나는 직립 생명체들의 기억주머니 자체를 물리적인 방법으로 파괴시켜 회복 불능으로 만들며 종횡무진하고 있다는 거야..."
“이거야 원... 시조마플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데 지혜의 돌 내부에서 이런 변고가 일어나다니...” 은빛 제일기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중얼거립니다. “너무 걱정들 말게... 지혜의 돌 내부에서나 바깥세상 에서나 시조마플을 상대할 수 있는 생명체는 거의 존재하지 않으니...”
“그렇다 해도 저렇게 중요하고도 엄청난 능력을 지닌 지혜의 돌이 포악한 세력들에게 점령당한다면 정말 큰일 아닙니까? 만약 시조 마플께서 현신하여 이쪽 바깥세상에 신경 쓰시다가 이번과 같은 변고가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큰일 아니겠습니까?”
"바로 그게 문제일세... 그렇기 때문에 바깥일은 우리들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상책인 것이야...", “결국 어떤 각도로 보든 시조마플께서 세상에 현신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 저희들에게 주어진 숙제로군요.”
“후, 아무튼 지혜의 돌은 시조마플께 맡기고 어제 하던 이야기나 마저하세...”, “과학자들의 기억연합체가 좋은 결과를 주었습니까?”, “음... 자네 추측대로 생명의 나무에 있는 로얄메탈이라면 특수한 장치없이 초고압으로 충전된 여의주에 직렬로 연결하면 원하는 전압을 얻을 수 있을 것 이라고 하더군...”
“휴, 가장 어려운 문제가 해결 되었군...”, “축하하네... 이제 머지않아 바다를 누비는 거대한 전함들을 볼 수 있겠군...”, “하하하, 그렇지... 하지만 아직 축하 받기가 좀...”, “무슨 소린가?” 아직도 난제가 남아있다는 은빛 제일기사의 신중한 대답에 박쥐 제일기사가 이유를 묻습니다.
“알다시피 생명의 나무는 우리가 태어나는 모체가 아닌가? 그 소중하고 신성한 생명의 나무에 올라간다는 것이 허용 될런지... 원로들께서도 쉽게 승낙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네...”, "그렇긴 하지만 우주를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소유한 검은 장군과의 싸움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로얄메탈이야..."
"그것이 없으면 어둠 나라와의 전력 균형이 성립될 수 없네...” 두 제일기사가 나누는 대화를 듣고 있던 박쥐 원로가 끼어들었습니다. “은빛 제일기사... 자네 혹시 그것이 마음에 걸려 나를 찾아온 것인가?”, "예... 피할 수 없는 전쟁 이라면 반드시 이겨야 하지 않겠습니까?"
"생명의 나무에 있는 로얄메탈이 없으면 검은군단을 막아낼 수 없을 만큼 이번 전쟁에서 앞으로 창설될 해군력이 중요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 “나도 그 중요성은 익히 알고 있네... 다만 다른 원로들이 생명의 나무에 오르는 것을 찬성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야...”
"박쥐원로께서는 빛의 나라가 검은군단에게 점령당하면 시조마플께서 직접 현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런 최악의 상황을 앉아서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원로들께 강력한 권고를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허허, 내 비록 빛의 나라 원로에게 맡겨지는 소임 중 가장 중요한 일인 지혜의 탑을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다른 원로들의 판단에 간섭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라네...” 박쥐원로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은빛 제일기사의 말에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시상황입니다. 다수의 의견이 일치 되어야 움직일 수 있는 의사결정 체계로는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없습니다. 약간의 시행착오나 부작용이 있겠지만 전권을 행사할 수 있는 명령체계가 하루 빨리 만들어 져야 합니다.”
"그거야 이미 전시사령부의 수장인 은빛 사령관이 가지고 있지 않나?”, "물론 전시에 관한 모든 권한이 저희 군부에게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준전시 상황인 지금 군부외의 일은 원로합의체인 원로회의에서 결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원화 되어있는 상태에선 로얄메탈과 같이 기존관습과 가치체계를 넘어서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일각이 아쉬운 때입니다. 원로 분들 중 최고의 권위를 가진 박쥐원로께서 준전시령을 한단계 높여 주실수는 없겠습니까?"
"실제적인 전시령을 선포하도록 원로회의의 결정을 이끌어 주신다면 지금과 같은 고민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어둠나라에서 직접 정찰을 하며 다가오는 전쟁의 위험성을 그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은빛 제일기사의 걱정을 박쥐원로라고 모를리는 없습니다.
"그래... 물론 효율성으로 보자면 자네말이 백번 맞네... 하지만 우리 원로들의 걱정은 다가오는 전쟁에서 이긴다 해도 상당한 후유증이 있을 것이란 점이지... 전쟁을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동원된 새로운 가치들이 수만년을 이어온 기존 가치들에 상반되어 충돌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그렇게 되면 우리 빛의 나라도 검은장군과 같은 마우스가 나타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겠지...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이 목적을 향해 뒤도 돌아보지 않는 방법으로 전쟁을 치룰경우 극단적인 목적지상주의자들이 목소리를 높일때 필요한 견제명분을 버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야..."
"당장 눈앞에 있는 검은장군을 맛서 싸우는데 급급해서 제이제삼의 검은장군이 출몰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선택한다면 너무 어리석은 행동 아니겠는가?” 전체를 보는 아주 깊고도 신중한 박쥐원로의 설명에 두 제일기사들의 다급한 마음이 상당히 누그러 집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겠습니까?”, "내가 원로회의와 군부 사이에서 적절히 조정을 해보겠네... 필요 하다면 지혜의 돌을 내세우면 될 것이고... 원로회의든 군부든 우리 빛의 나라에서 지혜의 돌을 뛰어넘을 수 있는 권위와 명분을 가진 마우스나 잡단은 없으니까..."
"물론 생명의 나무도 같은 반열에 있긴 하지만 그힘을 빌어 온우주를 구한다는 절대명분을 뛰어 넘을 수는 없다고 보네... 검은 장군이 우주를 파괴하게 내버려 둘 수야 없지 않겠나?”,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전력의 열세를 절감하고 돌아온 터라 조급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했습니다.”
"아닐세, 아니야... 생각이 짧았다면 나와 의논하지 않고 곧바로 생명의 나무로 갔을 것 아니겠나? 생명의 나무에 대한 자네의 경외심은 익히 잘 알고있네... 하지만 다수가 어우러져 있는 사회이니 의견을 통합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아주 중요해... 그래야 차후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분란을 피할 수 있지 않겠나?"
"자네들은 각군의 중핵이야... 국가 차원의 절대적 신뢰가 자네들의 전쟁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열쇠일세... 전쟁전까지는 원로회의 권위를 존중해 주게... 그래야 전쟁발발시 군부에 대한 전권이양이 당연시 되지않겠나?”, “알겠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아무래도 한달정도는 필요할 것 같으이...”
"그정도라면... 어차피 여의주를 충전하는데 소요될 시간이니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 내 힘껏 도와주겠네... 다행인 것은 타고난 무골인 제일 기사들이 지략과 성품 또한 뛰어나 온 국민의 신망을 두터이 받고 있음이야..."
"자네들을 볼때마다 내 마음이 얼마나 든든해지는지 모르네... 다른 원로분들 또한 자네들의 의견이라고 하면 결코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을 게야... 이미 목숨을 걸고 어둠나라를 정탐하고 돌아온 제일 기사들이니 사심이 없다는 것쯤은 모두 잘알고 있을테고...”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시니 조급했던 저희가 오히려 부끄러워집니다.”, “하하하, 그리고 이건 지혜의 돌에 모여진 과학자들의 기억이 전해준 도면일세... 알려 준대로 그러긴 했는데... 그쪽 방면으론 문외한이라서... 틀린 부분은 없을걸세...”, “이게 무슨 도면 입니까?”
“음... 메탈젤리의 저항 수치를 잴수있는 계측기, 그리고 함선의 추진 장치야... 이것을 기초로 연구하면 동력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더군... 그리고 운항장치를 고안하고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 좀 걸린다고 하네...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바다폭포에 있는 연구소로 보내 주도록 하겠네...”
“정말 감사합니다. 지혜의 돌 안에있는 과학자들의 기억에게도 인사를 전해주십시오”, “알았네... 나는 이틀 후 원로회의를 소집해서 이 문제를 논의 하겠네... 자네는 언제쯤 출발할 생각인가?”, “저는 오늘 출발해 사막에서 전차군단을 훈련시키고 있는 금빛 제일기사를 만나 볼 생각입니다.”
박쥐 제일기사는 박쥐 원로와 은빛 제일기사가 인사를 나누는 동안 아기 마플이 걱정 되는 듯 응접실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꽈과광"하는 벼락소리가 귀청을 찢어옵니다. 이야기를 멈추고 마주보던 박쥐원로와 은빛 제일기사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기어이 박장대소 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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