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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 13좌에 대한 얘기는 처음 듣는 것인데...”, "예... 아마도 빛의 나라나 어둠나라를 통털어 은하 13좌에 대해 알고 있는 마우스는 한손에 꼽을 정도일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호수마을 원로님의 수행원으로 어둠 왕궁에 자주 들렸었습니다."
"그러다 고대에 사용했던 지하 왕궁으로 통하는 입구를 발견한 뒤론 틈만 나면 그곳을 탐사해 수만년 동안 연구되어온 고대 서적들이 있는 왕궁서고를 찾아냈습니다. 그중 한권이 우주의 비밀을 담고 있는 책이었지요. 은하 파괴무기에 대한 기초 설계도도 들어있는 책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어둠나라 각지를 탐사하던 중이라 모든 책들을 읽어 머릿속에 담아둔 채 탐사 짬짬이 시간을 내어 기억을 되짚어 정리하곤 했었습니다. 나중에 검은장군이 출현 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대서적들을 숨기기 위해 지하 서고로 갔었지만 서고 전체가 텅 비어 있더군요."
"검은장군이 만든 은하 파괴무기는 바로 그책을 토대로 해서 제작된 것 입니다. 현재처럼 하나동굴이 막혀 우주로 나아갈 통로가 없는 상태에서 은하파괴 무기를 사용한다면 북극행성이 포함된 북반부 은하계를 통째로 날릴 수는 있겠지만 우주전체를 폭발시켜 하나행성으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죠."
"검은장군이 그런 자폭행위를 하기위해 13기나 되는 은하파괴 무기를 만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백색 마우스는 다르죠. 당장 눈앞의 이익에 집착된 본능을 통제하지 못하는 그들로서는 목적 달성을 위해 은하파괴 무기를 사용해서 자신들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말살시키고도 남습니다."
“그런데 검은장군이 왜 우주를 통합시켜 하나행성 시대로 되돌아가려고 하는 것입니까?”, “어둠 나라에 있는 동안 제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정보망을 동원해 검은장군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수만년 동안 금족령이 내려진 죽음의 땅에있는 지하공동을 제외한 어느 곳에서도 검은장군을 보았었다는 애기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지하 공동에서 출현 했다는 얘기인데... 아시다시피 국법으로 출입을 금한 곳이라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다만 확신을 가지게 된 것은 검은장군이 어둠공주와 결혼해 어둠나라의 전권을 틀어쥔 후 처음 실시한 것이 검은군단을 동원해 생명의 호수를 정비하는 것이었습니다."
"생명의 호수에 있는 썩은 나무가지 등을 제거하기 위해서 라고는 했지만 유독 지하공동이 있는 죽음의 땅 방향의 호수가로 많은 병력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의 작업동태를 멀찌감치서 살펴보니 그물같은 것을 물속으로 가지고 들어갔다 빈손으로 나오더군요."
"아마도 호수 바닥에 나있는 물길통로를 막는 작업이었을 것입니다. 물속마을에 있는 물방울 마우스들은 생명의 나무 뿌리에서 태어나 호수 바닥에 나있는 수중동굴을 타고 떠내려와 호수에 이르게 됩니다. 생명의 나무 뿌리와 가지에서 태어난 아기들중 길을 잘못드는 경우가 꽤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들이 막아놓은 통로를 통해 죽음의 땅에 있는 지하공동으로 떠내려갔던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 어둠 나라에서는 가끔 생명의 나무에서 태어나 부모의 품으로 도달해야할 아기 마우스들이 실종되는 경우가 발생하곤 했었습니다."
"검은장군도 그렇게 실종되어 죽음의 땅이라는 척박한 곳에서 생명을 보전하는 대가로 온몸이 검게 되는 병에 걸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검은 장군이 출현 하면서 나타난 검은 반점이 온몸에 퍼지는 전염병은 분명 검은장군과 연관이 있습니다."
"죽음의 땅으로 가는 물줄기를 막아버리고 은하파괴 무기를 개발한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그 포악한 백색 마우스들을 완전히 제압하고도 한명도 죽이지 않고 죽음의 땅으로 유배시킨 것을 보면 생명의 존엄성을 기반으로 한 우주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 짐작입니다만 서로 죽고 죽이는 극한 생존경쟁을 통해 최고의 무력을 얻었지만 이를 기반으로 모든 생명체가 하나로 통합되는 하나행성으로의 회귀를 통해 생명체간의 생존경쟁을 종식시키려 하는 것 같습니다. 그의 아픔이 짐작은 가는데 어쩌다가 그렇게 극단적인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우주의 비밀에 관한 고대 서적에는 현 우주가 태초 하나행성 폭발로 발생한 에너지로 계속 팽창하다 한계 상황에 이르면 다시 축소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시점은 억겁의 세월이 흐른 후일 것이지만 은하 13좌를 빅뱅 역순으로 폭발시키면 의도적인 우주통합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우주를 통합해 모든 개체가 하나가 되면 전쟁이나 반목이 사라지긴 하겠군요. 하나인 자기자신을 공격 하지는 않을 테니...” 은빛 제일기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습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검은 장군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통합 한다고 해도 통합에 사용되는 회전에너지는 우주의 모든 것을 모아 하나의 행성을 만들어 낸 후에도 관성에 의해 하나 행성을 계속해서 회전시키게 됩니다. 처음엔 회전에너지가 하나행성을 회전 시키겠지요."
"그렇지만 하나행성의 회전속도가 빨라져 회전에너지의 힘을 능가하는 자전력을 가지게 되면 거꾸로 회전 에너지를 흡수해 버립니다. 하나행성의 회전축을 중심으로 적도부근에 상상할 수조차 없는 에너지 축적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결과가 발생 하겠습니까? 행성 외부에 있던 회전 에너지는 행성의 밀도를 높이며 하나행성의 기초 물질인 극초미립자의 결합에너지를 와해시키는 폭발에너지로 전환됩니다. 고대서적에 적혀있듯 이 우주는 그렇게 팽창과 수축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윤회의 운명을 타고난 것입니다. 후...”
한숨을 몰아쉰 푸른 기사가 말을 이어갑니다. “검은장군의 시도는 우주 전체의 시간으로 볼때 아주 잠깐의 안식을 찾기 위한 편법에 불과한 것입니다.” 푸른 기사의 말에 귀 기울이며 침묵으로 일관하던 철갑 제일기사가 무겁게 입을 떼었습니다.
"맞아요. 나도 검으로 심신을 수련하며 자신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수도 없이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우주의 생성원리와 그 이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우리 생명체들 에게는 모두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언어가 있습니다."
"바로 하나행성 이전 사방에 흩어져 잠자던 극초미립자들을 깨운 파동입니다. 이 영혼의 파동은 금속알에도 있고 금속나무에도 있으며 땅위에 굴러다니는 돌맹이에도 있습니다. 영혼의 파동이 사라지면 해당하는 생명체를 구성하던 물질들도 흩어지게 되지요."
"그런데 영혼의 파동 중 검은장군처럼 하나행성으로 돌아가려는 것이 있고 나처럼 하나행성 이전의 고요한 극 초미립자 바다로 되돌아가려는 영혼이 있습니다. 물론 우리의 의식세계는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려 하고 있지만... 하나였던 영혼의 파동이 둘로 나뉘게 된 것은 하나행성 폭발이 원인이었습니다."
"평화와 사랑으로 하나되어 자신의 본질에 대한 답을 얻고자 했던 태초 이전의 파동과 자기자신 안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하나행성의 전지전능함에 매료된 태초 이후의 파동이 하나행성 폭발 이후 각자의 길을 가게 된 것입니다."
"나와 같은 파동의 영혼들은 욕심과 반목, 적개심을 버리고 대립된 개체에 대한용서와 화해를 통해 통합되어 태초 이전의 고요함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이 가진 모든 것을 버려야만 태초 이전의 고요하고도 영원한 수면기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갈고 닦아 태초 이전의 파동을 체화하여 생체의 수명이 다한 이후에 태초 이전의 영혼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북극행성의 모든 생명체가 이러한 태초 이전의 영혼과 파동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 마우스들만이 극히 일부만 태초 이전의 파동을 가지고 있고 대부분은 태초 이후의 파동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행성의 전지전능한 힘을 동경하는 생명체가 바로 우리 마우스들인 것입니다. 물론 우리들 중 태초 이전의 영혼이 탄생시켰던 최초의 알 마우스 족은 다릅니다."
"자신들의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끝없는 마우스들의 세력확장과 생존경쟁을 피해 북극행성 어디론가로 사라져 자신들의 영혼을 태초 이전의 파동으로 맞추어 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다른 동물들처럼 자연 생태계에 순응해 생활하면서 억겁의 세월 이후에 다가올 영원한 안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초이전 파동의 알 마우스족을 모방해 태초이후의 파동이 만들어 낸 다른 마우스 종족들은 자신이 속한 생태계를 끊임없이 파괴하며 태초이전 파동이 만들어 놓은 북극행성 대자연의 생명을 멸종시켜 하나행성으로 돌아가는데 방해가 될 태초이전의 파동을 무력화 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철갑 제일기사의 말이 끝나자 푸른 마우스가 계속 이야기 합니다. "우리 어둠 나라에도 알 마우스족과 같은 태초 이전 파동이 탄생시킨 마우스 종족이 있습니다. 바로 저와같은 푸른 마우스와 인디 마우스 종족이죠. 검은장군과 같이 태초이후의 파동이 탄생시킨 마우스들이 우주를 파괴해 하나행성으로 돌아가려 하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빛의 나라에 있는 마우스들은 모두 태초이전의 파동에 가까운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조마플이 보여준 모두가 이로워지게 하는 생활방식 덕분이었습니다. 개체의 급팽창을 통해 세력다툼을 벌이려는 마우스들을 상당기간 중재해 공동생존의 가능성을 깨닫게 해준 것입니다."
"물론 시조마플이 알 마우스 족과 함께 떠난 이후 각 종족들의 패권다툼이 있었지만 사태가 공멸로 치닫고 있음을 깨달은 종족들 화해를 통해 절제와 이타심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에 오늘의 평화로운 국가를 건설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어둠 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마우스들도 그러합니다. 모든 생명체는 태초 이전이나 태초 이후의 영혼을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태초 이전의 영혼이 탄생시켜 대자연에 순응해 살고 있지만 유독 마우스만은 태초 이후의 파동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죠."
"알 마우스와 푸른 마우스 및 인디 마우스를 제외한 다른 종족을 만들어 자신의 영향력 하에 두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북극행성이라는 거대한 생명의 모체가 태초이전 파동이 창조한 것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태초이후의 파동이 만든 마우스들의 생체엔 태초이전 파동의 영혼이 약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죠."
"만약 우리의 내부에 잠들어 있는 태초이전의 파동을 깨우지 못한다면 태초이후 파동의 파괴본능을 제어할 수 없게 됩니다. 태초이전으로 돌아가려면 우주가 통합되는 시기에 태초이전의 파동 연혼들이 힘을 합쳐 태초이후 파동에 대항할 수 있는 행성을 따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태초이후 파동이 만들어낸 행성의 반대 방향으로 역회전 시킨다면 두 행성의 회전 에너지가 서로 감쇠현상을 일으켜 극초미립자들을 통합했던 에너지가 모두 사라지게 되어 태초의 물질인 극초미립자만이 남게 될 겁니다."
"이들을 한데 모아두던 에너지가 사라졌으므로 극초미립자들이 사방으로 서서히 흩어져 태초의 고요한 바다로 돌아갈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인위적인 우주 통합을 시도하는 이유가 태초이후 파동이 태초이전 파동의 계획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아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아마도 우주 어디엔가 태초이전 파동이 탄생시킨 또 다른 생명행성에서 태초이후 파동이 조급해 할 만큼 강력한 영혼수용 생명체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흠, 영혼수용 생명체를 통해 태초이전 파동으로 완성된 영혼들이 어디로 모이게 되죠?” 은빛 제일기사가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어 봅니다.
“태초이전 파동으로 완성된 영혼들은 동일한 파동을 가진 태초이전의 파동과 결합되어 존재하게 됩니다. 이 파동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생체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피하고 대기 중이나 물속, 대기권 밖, 우주 공간 속에 존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 내부에도 이러한 파동이 영혼으로 존재한단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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