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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이쪽 공동에 오지 않는다는 것은 왕궁기사가 알려주지 않았습니까?”, “이쪽으로 오는 길에 드문드문 열군데 정도의 금속나무 군락이 있었어요. 대부분의 검은 마우스들은 어린아이 지능도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최근에 검은 마우스로 변한 왕궁 기사들은 다르지..."
"그들은 왕궁 기사를 죽인것이 우리들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아무리 본능이 지배하는 검은 마우스로 변했다고 하지만 상하급 관계로 맺어져 있던 기사단 이었으니 지금쯤 혈안이 외어 우리를 추적하고 있을 겁니다. 검은 마우스들은 열두시간 동안 휴식을 취해야 하니 삼일후면 이곳에 들이닥칠 것이 분명해요."
"오늘은 외부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무거운 돌로 막아놓고 쉬도록 하고 내일부터 견고한 출입문을 만들기로 합 시다.” 푸른 마우스의 제안에 모두 찬성한 탐험대는 다음날부터 입구안쪽에 가로로 깊게 홈을 파내고 알맞은 크기의 돌을 다듬어 입구를 막았습니다.
“이제 다 되었군... 이돌은 위아래 홈을 타고 옆으로만 움직일 수 있게 장치되었으니 작은 돌만 홈에 넣어두면 잠금장치가 되어 밖에서는 절대 열수 없을 겁니다.” 석공일을 해보았던 일행중 한명이 빼어난 솜씨를 발휘해 근사한 출입문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렇게 해 놓으니 정말 천혜의 요새로군요. 이 간단한 장치로 외부 공격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니...”, “자, 올라갑시다. 며칠 푹 쉬고 검은 마우스를 공략할 준비를 해야지요!”, “우린 다섯 명에 불과합니다. 저 무시무시한 검은 마우스들과 어떻게 대적 할 수 있단 말입니까?”
“객관적인 조건은 분명히 우리의 절대 열세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마우스들을 계속 구해내면 꼭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고 봅니다. 우선 거주시설을 마련합시다. 그리고 이 곳을 세밀히 탐사해서 모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놓고 장기전략을 수립하도록 합시다.”
다음날부터 계곡중턱 평원 곳곳을 탐색하기 시작하는 한편 금속나무에서 속아낸 열매들을 바닥에 펼쳐 놓아 잘 말린 후 건과를 만들어 이동식 식량으로 비축하고 이미 부러진 가지들을 잘라내어 집과 창고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식량을 생산해주는 귀중한 금속나무이기 때문에 함부로 가지를 잘라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요새에 토착한지 정확히 삼일째 되던 날 푸른 마우스의 예측대로 절벽 아래쪽에 십수명의 검은 마우스들이 도착했습니다. 탐험대는 자신들이 위에 있다는 것을 들키지 않기 위해 몸을 숨긴채 절벽 아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일단의 검은 마우스들은 곳곳을 살펴보더니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하자 절벽입구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리고 입구를 막아놓은 바위를 힘을 다해 밀어봅니다. 그러나 모두가 힘을 합해 밀어도 꼼짝을 하지않자 왔던 길을 구석구석 살펴보며 되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뒤에서 검을 들고 지휘하고 있는 네 명의 검은 마우스가 왕궁 기사들인 것 같습니다.
“푸른 마우스께서 예상 하신대로 왕궁 기사들이 쫓아왔군요." 작은 목소리로 탐험대 일행 중 한명이 속삭입니다. “저들이 검은 마우스들을 장악한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만 못한 지능을 가진 검은 마우스들 뿐이라면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적수가 되지 못 할게 분명하죠.”, “그러게 말입니다. 쉽지 않은 상대로군요.”
“이제 절벽 아래쪽까지 검은 마우스들의 활동 영역에 들어갔습니다. 저들이 언제 또 출몰할지 모르니 밤에만 활동 하도록 합시다. 우리가 이 위쪽에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 절벽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것은 평생 포기해야 할 테니...”, “알겠습니다.”
이날부터 밤에 일을 시작하게된 탐험대는 통풍이 잘되게 지어놓은 식량창고에 금속열매를 칸칸이 쌓아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세달을 보내자 다섯개의 커다란 창고에 이동식 식량을 가득 채울수 있었습니다. “이정도 규모라면 백여명 정도가 한꺼번에 증원 되어도 충분히 수용할 수 있겠군...”
“그러면 요새작업이 완료된 것입니까?”, “음, 일 단계는... 수용인원이 넘어가면 그때마다 계속 증설하기로 하지요.”, “과연 백여명이 넘는 마우스가 이요새에 들어오게 될까요?”, “왜? 불가능 하다고 생각되나요? 모든 일은 결과를 찾으려 해야 답을 얻을수 있는 것입니다."
"시간은 가는 것이고 그에따라 상황도 변할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목표를 설정할 수는 있지만 성공을 확신할 만한 능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아직은 그래요. 다만 지금 해야 할 일에 충실하다 보면 성공으로 가는 기회가 많아질 것입니다."
"처음부터 너무많은 것을 바라면 시작도 못해보고 스스로 기를 꺾어 버리게 됩니다. 나머지는 그때가서 생각 합시다.”, “그럼 이제부터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 말에 검은 마우스들이 사라진 드넓은 공동을 내려다보며 푸른 마우스가 대답합니다. “저 곳을 점령 해야지요.”, “어떻게...?”
“검은 마우스들은 체내에 과다축적된 중금속 때문에 삼림욕을 통해 중화시켜 주지 않으면 금속피로 현상이 발생해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그 주기가 금속나무들의 신진대사 주기와 일치합니다. 금속나무가 하루 열두시간 동안 중금속을 분해하기 위해 만들어낸 성분을 사용하고..."
"남는것을 외부로 배출하게 되는 때가 바로 밤시간입니다. 우리들이 갇혀있던 감옥이 금속나무 숲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던 것은 중금속 분해환경을 차단해 빠르게 검은 마우스로 변하게 만들기 위함이었겠지요. 이쪽 공동에있는 금속나무들을 모두 없앤다면 검은 마우스들이 이곳까지 들어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그럼 도끼나 톱이 필요하겠군요?”, “그래요. 그것을 만들수 있겠습니까? 이곳엔 변변한 주조시설이 없는데...”, “철광석을 녹이는데 필요한 촉매제인 메탈젤리만 있으면 못할 것도 없지요.”, “메틸젤리라면 저 금속나무 숲에 꽤 있을것 같은데요.”
“저 아래 있는 나무들은 모두 금속강도가 높습니다. 저런 단단한 나무를 베어 내려면 최소 2배 이상 강한 연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순도높은 메탈젤리가 있어야 합니다.”, “이곳에 순도높은 메탈젤리가 열리는 금속나무가 있을까요?”
“내일부터 찾아보기로 하죠.”, “로얄메탈만 있으면 그보다 더한것을 만들수 있을텐데...” 다음날부터 금속나무 마다 올라가 제일위쪽 가지에 메탈젤리가 열려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세그루에서 메탈젤리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가요?”
“하하, 품질이 상당히 좋은데요. 충분합니다. 아쉽다면 로얄메탈이 아니라서... 로얄메탈로 초고강도의 금속주조물을 만드는 것이 저같은 대장장이들 일생의 소원이죠. 어둠왕의 제왕검과 전설의 무기인 일곱 자루의 무지개검이 바로 로얄메탈을 이용해 주조된 것입니다.”
“그귀한 로얄메탈이 이곳에 있기나 할까? 수령이 천년은 되어야 열린다는데... 이 나무들의 크기로 보아 천년은커녕 오백년도 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맞는 말입니다. 저 나무들은 수령 사백년정도 되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숲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토양이 척박해지고 있어요."
"이곳에 있는 나무들의 크기가 엇비슷하지만 다같은 수령이라고 볼수는 없지요. 지난번에 숲을 정찰했을 때 지질을 분석해 보았습니다. 숲 가장안쪽의 토질은 금속나무가 성장하기 힘든 악조건을 가지고 있어요. 금속 성분이 거의 없더군요."
"그런 곳에서 자라나는 금속나무는 양질의 토양에서 서식하고 있는 금속나무보다 성장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저 안쪽에 있는 나무들은 최소수령 천년이 넘는 고목들입니다.”, “우선 이 메탈젤리로 필요한 도구들을 만들고 시간 여유가 생기면 로얄메탈을 찾아봅시다.”
“도끼 같은 것도 만들어 주세요. 그 동안 검으로만 나무를 다듬었더니 날이 다 무디어 졌어...”, “뭐든 주문만 하시라고... 필요한 건 다 만들수 있단 말씀이야~”, “그럼, 우리가 무엇을 거들어 주면될까요?”, “철 함유량이 많은 돌들을 찾아서 이곳으로 가져다주세요. 그리고 가마도 만들어야지요.”
작은호수에서 진흙을 퍼날라 가마를 만든 탐험대는 철 함유량이 많은 돌들을 가마에 넣고 땔감으로 마련해 둔 장작을 아궁이에 넣어 불을 지폈습니다. “메탈젤리는 언제 넣지요?” “아직, 온도가 천도는 되어야 됩니다. 그때 메탈젤리를 넣으면 화학 작용이 일어나서 금속들이 녹아내리기 시작합니다.”
“톱이나 도끼 모양은 어떻게 만들지요?”, “이곳이 금속 함유량이 가장 많은 곳입니다. 이렇게 땅바닥을 단단하게 다져놓고 톱 모양으로 음각을 만들면 됩니다. 그런후 여기에 이렇게 쇳물을 부어넣고 식힌후 꺼내서 담금질을 하고 날만 벼르면 완성 되지요.”, “그럼 도끼는?”
“우선 도끼모양 음각을 다져놓고 손잡이가 들어갈 구멍 부분에는... 이렇게 손잡이 크기로 다듬어 놓은 돌을 중간에 걸쳐 놓으면 됩니다.”, “필요한 도구를 모두 만들려면 며칠이나 걸리겠습니까?”, “한 한달정도 필요합니다.”, “우선 당장 필요한 톱과 도끼부터 몇개 만들어 주세요. 나머지는 천천히 만들어도 되니...”
“그 정도라면 뭐... 한 사흘 정도면 됩니다.” 완성된 톱과 도끼를 건네받은 네명의 마우스는 요새에서 내려와 금속나무 들을 잘라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나무가 이쪽 공동의 마지막 나무로군요.”, “흠, 그 나무만 제거하면 이 공동의 안쪽 절반은 절대 검은 마우스들이 침입하지 못할 겁니다.”
“이제 중앙공동에 있는 나무들도 제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중앙공동의 금속나무 절반만 제거하면 이곳은 정말 안전해 질겁니다. 그후에 우리쪽 공동입구에 튼튼한 문을 만들어 달자 구요.” 이 말은 들은 덩치 큰 마우스가 몸집에 어울리는 커다란 도끼를 어깨에 걸쳐 메며 성큼성큼 앞으로 나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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