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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114,115,116

114,115,116

"여기를 나가시면 아무에게도 이곳에 대한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셔야 합니다. 머지않아 이곳을 폐쇄할 예정입니다. 빛의 나라는 물론이지만 특히 백색 마우스들 까지 이곳의 비밀을 알게 되어 중금속 열매를 악용하려 한다면 북극행성 전체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백색 마우스들은 검은 장군 같은 냉철한 이성을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욕망을 통제할줄 모르는 종족이라 온 세상을 전쟁터로 만들어 버릴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검은 장군도 중금속 열매를 악용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가 검은 장군을 믿고 따르는 것은..."

 

"사사로움을 멀리하고 대의로 절제할줄 아는 합리적인 판단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속드리지요. 다만, 저는 빛의 나라 마우스 이니만큼 다른 이들에게는 일절발설하지 않겠지만 이곳에 대한 정보를 참조하여 다가오는 전쟁에 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아셔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어차피 전쟁이 나게되면 서로 검을 겨누게 되겠지요. 하지만 분명히 알아두실 게 있습니다. 우리 어둠나라와 전쟁을 치루게 되더라도 항상 극한탐욕의 본성을 지닌 백색 마우스족이 최후의 적이 되리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그들이 그렇게 호전적이고 위험한 종족이라면 사전에 예방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 까요?”, “물론, 지금 검은장군의 능력이면 그들을 모두 몰살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 합니다.”, “생명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면서 전쟁을 일으킨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 아닙니까?”


“우리는 각 생명들의 반목을 없애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무력을 택한 것뿐입니다.” 금빛 제일기사의 질문에 장막 뒤에 있던 검은 마우스가 앞으로 나서며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 그렇게 말하고 있는 당신은 도대체 누구 입니까? 몸도 검고... 처음 보는 것 같은데...”


“나는 지하공동의 검은 마우스들을 통솔하고 있는 마우스입니다. 검은장군을 위시한 우리 모두의 목적은 오직 하나,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맞닥뜨리게 되면 서로간의 질시와 반목을 피할 수 없게 되는 우리들의 현실을 타파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능할 까요? 지극히 이상적인 얘기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 것을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그 은하 파괴무기 라는 것이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입니까?”, “... 그 이상은 군사 기밀에 속해 속하므로 답변을 하지 않겠습니다.”


"허, 내가 적국 마우스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얘기를 해주는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어차피 이 지하 세계를 벗어나도 당신은 우리 어둠나라를 빠져 나가지 못합니다. 유일한 통로인 하나동굴 또한 육중한 철갑문으로 폐쇄되어 있고요."

 

"설혹 당신이 빛의 나라로 돌아가게 된다고 하더라도 백색 마우스들의 정확한 실체를 알리게 된다면 우리로서는 손해 볼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검은군단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편성된 검은 마우스 부대라 제 독자적 판단에 따라 검은 장군께 보고하지 않아도 될 상황인 것 같아 당신을 외부 세계로 보내주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한 금빛 제일기사는 동공의 가장 안쪽에 위치한 절벽 요새위에 있는 금속나무 숲으로 인도되었습니다. 모든일행을 되돌려 보낸 원로는 발광 다이아몬드로 길을 비추며 금빛 제일기사와 함께 제일 안쪽에 있는 커다란 금속나무로 올라갔습니다.


금속나무 꼭대기에 이르자 가지 하나가 절벽으로 뻗어 있고 이것을 딛고 올라가 보니 작은 동굴이 나왔습니다. 아주 심하게 좌우로 구부러진 동굴을 빠져 나가자 쏟아져 들어오는 섬광에 부셔 눈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참후 감았던 눈을 다시 떠보니 마치 마술을 부린듯 믿기지 않는 전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이 어디 인가요?" 놀라는 금빛 제일기사를 보며 그럴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빙그레 웃던 원로는 자세히 설명해 주기 시작했습니다. "이 곳은 전에 말씀드린 탐험대 일행이 로얄메탈을 찾아 나섰다가 발견한 곳입니다. 그들은 이곳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나가려 했지만..."

 

"지하 세계로 들어오는 마우스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곳을 일절 비밀에 부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동공을 요새화한 것입니다. 그들의 희생정신이 오늘 저렇게 많은 마우스들을 중금속병에서 구하게 된 것입니다.”, “이렇게 드넓은 평원이면 지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이 곳에서 지내도 될 것 같은데..."

 

"도대체 이 지하 세계에 어떻게 해서 빛이 들어올 수 있는 것 이지요?", “태초 하나행성이 폭발하며 발생한 우주의 빛 일부가 북극행성의 이 빈공간에도 갇히게 된 것입니다.” 그곳에는 바깥세상에서 보았던 우주의 빛보다 더 강한기운을 느끼게 하는 빛들이 지하세계 곳곳을 환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일정하게 유지되는 한여름 날씨에 각종 초목들이 풍성한 잎을 미풍에 흔들며 녹음짙은 드넓은 들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금빛 제일기사는 아직도 눈부심이 가시지 않은 눈을 깜빡이며 불현듯 떠오른 질문을 지하세계 원로에게 던졌습니다.

 

“이곳에 갇혀있는 우주의 빛은 지상에 있는 우주의 빛보다 더 강렬한것 같은데 왜 은하파괴 무기 제작에 활용하지 않고 빛의 나라를 세달 동안 암흑 속에 지내게 만들었습니까?”, "검은 장군도 당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비밀 연구진을 이곳에 파견 했었습니다."

 

"꽤 여러해 동안 이곳에 있는 우주의 빛을 극초미립자 전지에 담으려 했었지만 실패하고 말았지요. 산술적으로 계산해서 지상의 빛 보다 1.5배 강렬한 만큼 더 강력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극초미립자 전지는 한 달 이상 계속해서 우주의 빛을 충전해야 완성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밤낮이 바뀌는 지상에서는 불가능 하다는 판단으로 이 지하낙원을 택했던 것입니다만 연구진의 집중 분석결과 지하세계의 빛이 지상 세계의 빛보다 파장폭이 커서 극초미립자 전지 내에 갇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하나행성이 폭발하자마자 발생했던 강력한 빛 에너지가 우연하게 이 지하세계에 갇히게 된 것이라 북극행성이 폭발반탄력에 의해 우주의 바깥쪽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그 인력권에 흡수된 지상 세계의 빛 하고는 성질이 달랐던 것입니다.


"그래서 빛의 나라로 가는 우주의 빛을 가두어 놓고 은하파괴 무기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 은하파괴 무기로 무엇을 하려는 것입니까?”, “나도 검은 장군의 정확한 의도를 모르겠습니다. 다만, 다이아몬드 렌즈로 증폭시킨 우주의 빛으로 행성을 폭발시켜 발광행성을 만들어..."

 

"우주 곳곳에 생명체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었던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짐작만 하고 있을 뿐이지요.", “그 위력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말 그대로 하나의 은하계를 눈 깜짝할 사이에 붕괴시켜 버리는 상상을 초월하는 장치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쭈어 보겠습니다. 제가 아는 한 북극행성에는 이곳처럼 아름답고 풍요로운 곳이 없습니다. 왜 이곳에서 살지않고 저 척박한 땅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입니까?”, "이 곳은 푸른 마우스 탐험대가 처음 발견한 곳입니다."

 

"만약 그들이 이곳에 안주 하거나 외부로 나가 버렸다면 저쪽 지하세계는 불행한 운명에 빠져버린 검은 마우스들의 마수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들은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며 장차 태어나 이곳으로 흘러 들어올 아기 마우스들과..."

 

"지하세계로 본의 아니게 떨어져 불행에 빠지는 마우스들을 구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그 분들에게 말할수 없는 경외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새로이 검은 마우스가 탄생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건너편 공동에 있는 검은 마우스들이 수명을 다하면..."

 

"그때 저곳에 있는 중금속 나무를 멸종시키고 이곳을 영구 폐쇄시킨 후 이 빛의 공동으로 이주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이 곳에 대해 어느 누구도 알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저 황금빛으로 출렁이는 열매들을 보십시오."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동을 한다든지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하지 않아도 자연이 주는 혜택속에 풍족함을 만끽하면서 살수있는 낙원 이지만 지상에 있는 모든 마우스들이 들어와 살 수 있는 무한한 공간은 아닙니다. 이 곳을 알게 된다면 누구나 오고 싶어 하겠지요?"

 

"그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하고 질시와 반목, 그리고 소외감과 상대적 박탈감이 북극행성을 전쟁으로 몰아갈 것입니다. 그래서 검은 장군이나 나나 이곳이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것입니다.”, “깊으신 뜻 명심하겠습니다. 제 생명을 구해주신 은혜... 기회가 된다면 꼭 갚도록 하겠습니다.”

 

“당신이 빛의 나라로 무사히 돌아가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바른 생각을 하는 이들이 많아져야 지상 세계에서도 북극행성의 대자연이 전해주려하는 자애로운 충고를 깨달을 수 있을 텐데...”, “...”, "이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면 다시한번 절벽을 만나게 되는데 그절벽 중간 부분에 외부로 나가는 통로가 있습니다."

 

"우리는 조상님들의 유훈을 이루기 위해 지하공동에서 사는 것입니다. 누구든 이곳을 차지한다면 단숨에 어둠나라를 장악할 수 있는 물적기반이 마련됩니다. 백색 마우스 같이 생명의 소중함을 모르는 세력이 이곳을 차지해서 강대해지는 것을 막기위해 지하낙원을 바깥세상에 비밀로 하는 것입니다. 부디 잘 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약 삼일동안 빛 공동을 살펴본 금빛 제일기사는 절벽중간에 나있는 통로를 따라 지하세계를 벗어났습니다. 밖에 나와보니 겹겹이 쌓여있는 커다란 바위틈이 입구인 탓에 길을알고 들어오지 않는이상 지상세계에서 찾아 들어가기는 쉽지않을 듯 합니다.


더구나 얼마 멀지않은 곳에 상당수의 검은군단이 주둔해 삼엄한 경계를 펼치고 있어 아무나 이곳에 접근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검은장군이 이곳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샐틈 없이 경계하고 있는 검은군단의 근무태도만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덕분에 들키지 않고 빠져 나오는데 사흘이나 걸렸습니다. “검은장군이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곳이로군..."
은빛 제일기사와 번개계곡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깨달은 금빛 제일기사는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