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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83,84,85

83,84,85

커다란 돌들을 굴려 쌓아올리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작업부로 동원된 적지않은 숫자의 마우스들이 하루종일 작업에 매달렸지만 겨우 몇개의 돌만 위로 올려놓는데 성공했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친후 야영막사에 누운 은빛 제일기사는 온몸이 쑤셔오기 시작했습니다.


‘참내... 이게 무슨 꼴이람... 이럴줄 알았으면 좀 더디더라도 돌아서 가는 방법을 택할걸...’ 날마다 작업 틈틈이 빠져나갈 기회를 엿보던 은빛 제일기사는 멀리서 작업현장을 지휘하고 있는 장교 마우스를 다시한번 바라다 보았습니다.


‘짜식 되게 유능한 녀석이네... 저런 떠벌이 오합지졸들이 섞여있는 병력으로 이탈자가 생기지 못하게 물샐틈없이 통솔하다니...’ 생각해 보니 어둠나라 군인들의 능력이 계급이 올라갈수록 현격한 차이가 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검은군단이란 부대가 혹시 저런괴물 같은 녀석들만 모아 놓은곳 아닌가?’ 적장교의 뛰어난 능력에 감탄을 하면서도 어둠나라의 최우수 집단인 검은군단의 존재가 한층 두려워 집니다. ‘본격적인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 빛의 나라가 과연 얼마나 버틸수 있을까?’


탈출을 포기한 은빛 제일기사는 남들보다 작업을 열심히해 감시병들의 호감을 사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가끔 농담도 주고받을 정도가 된 감시병들에게 조심스레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습니다. “저... 이번 작업이 끝나면 어디로 가게 됩니까?”


“그건 우리도 아직 잘몰라... 이번 작업이 워낙 힘든일이라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데 뭘... 아무튼 자네같이 일 잘하는 마우스는 다음 작업장으로 이동할때 꼭 데려가도록 하지...”, “그럼, 그땐 보수도 지금보다 더 후하게 주도록 담당자에게 말해 놓을께...”, “하하하, 고맙습니다.”


작업부로 동원된 마우스들은 군사보호 구역이라 병사들의 철저한 통제를 받고 있지만 일한만큼 일정액의 보수를 받는 조건으로 공사에 참여한 것입니다. “자네는 그렇게 많은 보수를 받아 무엇에 쓰려고 그러나?” 그동안 같이 지내며 가까워진 작업부 중 나이가 가장 많은 마우스가 말을 건네었습니다.


“저는 얼음과자를 무척 좋아 합니다. 매일 얼음과자를 먹는 게 소원이거든요. 아시다시피 얼음과자는 아무나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허허, 그렇지... 어둠공주님과 식성이 같구만...”, “그렇습니까? 공주님도 얼음과자를 좋아 하시나요?”


“좋아하다 뿐인가? 하루라도 얼음과자가 식탁에 오르지 않으면 난리가 난다는데...”, “헤, 저야 뭐 먹고 싶어도 얼음과자를 살 능력이 없으니...”, “그렇지... 우리 같은 평범한 마우스들이야 평생 한번 맛보기도 힘든 귀한 것이지...”, “그 얼음과자가 어디서 만들어 집니까?”


“이 친구... 그것도 모르나? 저기 무기공장에서 북쪽으로 더 들어가면 얼음계곡이 있네... 그 곳에서 얼음과자가 만들어 진다는 건 어린아이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야...”, “헤헤, 전 몇년전에 빛의나라에서 이곳으로 유학온 마우스라...”


“역시, 그렇군... 우리 어둠나라에는 아주 많은 부족이 있지만 자네같이 은빛이 나는 마우스는 처음 보았거든...”, “얼음계곡은 온통 얼음으로 가득 차있겠네요?”, “아니! 사시사철 차가운 기운이 있어 금방 부패하는 식품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지... 저곳은 그런 식품들을 대량으로 보관하는 장소야...”


“지금처럼 추운날씨가 계속되면 얼음계곡은 전보다 많은 얼음이 얼겠네요. 그러면 얼음과자가 더 많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렇지는 않아... 그곳은 외부온도와 상관없이 항상 영하 10도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네... 지난번 우주의 빛을 가두어 놓아 기온이 급상승 했을때도 그온도를 유지했지..."

 

"그렇기 때문에 식품을 신선하게 유지하기 가장좋은 곳이라네...”, “야... 정말 신기한 곳이군요... 거기 저장된 식량이 상당히 많겠네요?”, “물론이지... 최근들어 식량저장소인 얼음계곡으로 드나드는 운반차량의 수가 급증했어... 우리 어둠나라의 모든 예비식량이 저곳에 모두 보관되어 있는 셈이지...”


직접 고생해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것 보다 일단 감시병들과 작업 마우스들을 통해 그들이 알고있는 많은 양의 정보들을 귀담아 들은후 정리해서 중요한 곳만 다시 찾아가 보는것이 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며 거대한 덩치의 전동차 세대가 작업장으로 들어 옵니다.


작업부들은 일손을 놓고 전동차를 구경하기 위해 일제히 전동차 주위로 몰려들었습니다. “야! 정말 크다. 몸체는 모두 철로 만들어 졌는데... 이무거운 것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다니...” 모두들 감탄을 하며 전동차 구석구석을 살펴보았습니다.


 

“저런 전동차가 어둠나라에는 아주 많은 모양이지요?”, “몇달전까지만 해도 열대도 되지 않았는데 빛의나라에 식량을 주고 철을 대량으로 들여온 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어...” 은빛제일기사는 어둠나라가 왜 철갑 제일기사가 제시한 그많은 식량을 굳이 철과 바꾸려 애썼는지 이제야 알것같습니다.


‘그때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어둠나라는 어떤계획의 단계적 수순을 밟아가고 있었어... 비록 이번 기습작전으로 우주의 빛을 회수당해 주춤거리고 있지만 뭔가 아주 대단한 흑막이 있는 것 같아...’ 전동차에는 팔을 늘릴 수 있는 기중기가 설치되어 있어 커다란 돌들을 눈깜짝할 사이에 들어올려 성을 쌓기시작 했습니다.


몇년이 걸릴것 같던 일이 기중기가 달린 전동차 세대가 투입되자 하루가 다르게 성벽이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이제 작업부들은 깨지지 않아 쓸만한 돌을 골라내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성벽에 사용할 수 있는 돌에 표시를 해 놓으면 기중기 전동차들이 이 것들을 실어 나르며 성곽을 쌓습니다.


“섬찢하군... 이런 장치들이 전쟁에 이용된다면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야...” 기계문명의 위력을 실감한 은빛제일기사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거의 다 올라간 벙벽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때 감시병이 다가와 말을 건네었습니다. “이제 거의 다 완성되어 가는군... 어때, 일이 전보다 쉬워졌지?”


“예, 힘든 일을 전동차가 다해주는 군요.”, “하하, 그렇지... 이곳 작업은 보름후면 다끝날 예정이야...”, “그럼 이제 다른 곳으로 이동 하겠군요?”, “음, 희망하는 작업부들은 모두 데리고 가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어...”
“다음 작업장은 어디 입니까?”


“저 성 건너편에 무기공장들을 보았었지?” 이제는 높이 올라간 성벽에 가려 보이지 않게된 무기공장쪽을 바라봅니다. “예, 그 곳이 다음 작업장 인가요?”, “그렇다네... 저곳엔 총 세개의 무기공장이 있는데 이번에 다시 두개의 공장을 더 지어야 한다는 군...”


“상당히 커다란 공사로 군요. 건물들이 무척 크던데...”, “이번에 시공될 공장에 비하면 저건물들은 장난감에 불과해...”, “도대체 얼마나 큰 건물이 들어서 길래요?”, “공장 한동이 기존건물의 세배에 달한다네...”, “예... 거기서 만드는 무기도 거대한 것이겠네요?”


“그것까진 나도 모르지... 아무튼 자네도 같이 갔으면 해... 자네만큼 성실하게 일잘하는 마우스도 드무니까...”, “물론이죠. 가겠습니다.”, “그래... 오늘은 작업시간이 다 끝났으니 그만 쉬도록 하게...”, “예” 은빛 제일기사는 하늘이 도운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냥 이들만 따라 다니면 안전하게 어둠나라의 중요한 시설들은 모두 볼 수 있겠구나. 그건 그렇고... 다른 제일기사들은 어떻게 되었는지..." 비교적 수월하게 정찰활동을 하고 있는 자신에 비해 다른 제일기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나 않은지 하는 생각에 여덟달후 돌아가야 할 관측소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무렵 번개계곡을 벗어나 북쪽능선을 따라 정찰활동을 계속하던 금빛 제일기사는 아주높은 성에 길이막혀 더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난감한 일이로군... 겨우 눈속을 빠져 나왔는데 평탄한 길을 만나자 마자 바로 이렇게 높은 성이 가로막고 있다니...”


별수없이 성벽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던 금빛 제일기사는 “웅웅”거리는 전동차 소리에 황급히 몸을 숨겼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들리는 소리인데... 군대가 있는 곳인가?” 몸을 낮추고 소리 나는 쪽이 잘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은 금빛 제일기사는 적진을 유심히 바라 보았습니다.


“대형 전동차가 모두 세대로군... 사방에 병사들이 깔려 있고... 아마 작업부들을 감시하고 있는 듯한데...”
벌써 삼일째 적진을 탐색한 금빛 제일기사는 열심히 상황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더가면 어둠왕궁으로 들어가는 성문이 나올 텐데... 그곳은 검문검색이 철저할 것이고..."

 

"그렇다고 이곳에서 성벽을 넘자니 밤낮으로 곳곳을 지키고 있는 경계병들의 눈을피해 접근하기가 쉽지않고... 빈틈을 찾아야 하는데..."이렇게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데 몇명의 작업 마우스들이 자신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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