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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태어났어야 될 수많은 아기 마우스들의 생명으로 이번 전쟁을 이긴 셈이로군...” 죄책감을 느낀 푸른 마우스들은 가지고 있던 무지개검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두고 자연을 벗하며 살아갔습니다. 푸른 마우스들은 물속 마을을 전설로 묻어둘 것을 당부하며 예언을 담은 시를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우리 모두가 눈을감은 먼훗날에 일곱개의 별이 태어나 우리를 찾게 될 것이다. 그대들은 이세상에서 가장 큰 것을 찾아가야하니 세상의 무거운 짐이 자네들의 어깨에 드리워 질것이로다.” 여기까지 긴 이야기를 마친 푸른 마우스는 진지하게 몰입해 있는 철갑 제일기사를 바라보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전설이 아닌 전설로 내려오는 저 물방울 마우스들에 얽힌 이야기입니다. 물속마을과 호수마을은 일곱 푸른 마우스들의 부탁을 받들어 그후손들인 푸른 마우스와 호수마을 원로이외에는 호수속의 비밀을 알지 못하도록 정오가 되면 낮잠을 자는 관습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간혹 관습을 어기는 호수마을 젊은이들이 나타나곤 하는데 그들은 모두 물속 마을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대가를 치루고 있지요. 그건 그렇고 당신의 말투나 행동으로 보아 군인이 틀림없는 듯한데?” 느닷없이 자신의 정체를 갈파해 버린 푸른마우스의 예리한 한마디에 철갑 제일기사는 뜨끔해 졌습니다.
“하하... 군인은 무슨... 어둠 나라로 유학 왔다가 징집을 피해 숨어다니는 마우스일 뿐입니다.”, “어둠나라 군인들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양성 됩니다. 약간이라도 계급이 높은 군인을 만난다면 당신의 그런 어설픈 위장은 금방 탄로나 버릴겁니다.”, “하하... 하... 위장이라니...?!”
“보아하니 전염병에 감염된 초기증상인 것 같은데 바로 그 작은검은 반점이... 잘 그리긴 했는데... 검은 반점은 보이는 곳에만 발생하지 않습니다. 처음 발병했을 때는 오히려 겨드랑이 같은 보이지 않는 곳에 반점이 생겨나 중증으로 가면서 몸 전체로 퍼져 나가게 됩니다. 좀더 크게 그리셔야 안들킬 겁니다."
"내가 당신에게 이 물속마을에 얽힌 비밀을 털어놓은 것은 이번전쟁을 통해서 느낀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의 지휘관이 어둠나라에 더큰 타격을 입히려 마음을 먹었었다면 아마 절반이상을 불귀의 객으로 만들어 버릴수 있었을 것입니다."
"변전소계곡 양쪽을 폭파해 가두어둔 검은군단에게 포탄 수십발만 퍼부었어도 천여명에 달하는 병력이 눈깜짝할 사이에 몰살당했을 것입니다. 또한, 어둠을 활용해 왕궁 수비대 코앞에서 직접 사격을 가할때도 표적에 대포가 아닌 주둔군 진지중 한곳이라도 포함 시켰다면 그곳에서도 상당한 사상자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모든 정황을 감안해 보면 빛의나라 수뇌부는 전쟁을 통해 수많은 생명이 고통받는 것을 되도록이면 피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는 푸른 마우스의 유언에 나오는 이세상에서 가장 큰것들을 찾아 다녔었습니다. 제일먼저 이 마우스 행성에서 가장 거대한 큰 산을 주목 했지요."
"하지만 마우스의 힘으로 갈수있는 모든곳을 다찾아 보았지만 어떤표식이나 금속조각 하나조차 보이지 않더군요. 그다음 생각한 것이 건축물로는 가장큰 어둠왕궁 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마을 원로일행이 어둠 왕궁으로 말린 물고기를 가지고 갈때마다 따라가곤 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둠왕궁은 눈을 감고도 돌아다닐 수 있을 만큼 구석구석을 환히 꿰뚫고 있지요. 하지만 그곳에서도 신비의 칼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검은 장군이 신비의 칼을 찾고 있었다는 것을 근위병을 통해 알게되었지요. 근위병의 말로는 어둠나라 모든곳을 뒤지고 또 뒤졌다는 것입니다."
"동원된 병력만도 연인원 수만에 달한다고 하더군요. 어릴때부터 알고 지내던 어둠왕궁 근처에 사는 친구가 근위병이 되어있어 어렵지 않게 정보를 입수하게 된것입니다. 이제 남은곳은 이호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이작은 호수에 이세상에서 가장 큰것이 존재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모두가 가장 큰것이라는 말에 집착해서 간과한 곳이 바로 여깁니다. 어쩌면 일곱 푸른 마우스 자신들이 살고있던 곳에 무지개검을 숨겼을리 없다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었는지도 모르지요“, “나는 그런 무기 같은 것은 관심도 없어요. 그리고 내일이면 이 곳을 떠날 겁니다.”
“물론... 당신이 관심없다면 나도 어쩔수 없는 일이지만...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 운명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군요”, “하하하, 앞일은 알 수 없는 것이니... 그럴지도...” 선문답으로 일관하는 철갑 제일기사의 말에 신경을 쓰지 않는든 푸른 마우스는 여전히 말을 이어갑니다.
“만약 나를 찾을일이 생기면 호수마을에서 내얘기를 하거나 저곳에 있는 세개의 돌등중 가운데 있는 것을 두드리시면 됩니다. 그돌은 가운데가 비어있습니다. 안에있는 공동에서 음파를 증폭시키기 때문에 수중 깊은곳까지 소리를 전달할수 있습니다."
"그러면 아까 보았던 물방울 마우스들이 내가 있는 곳까지 안내해 줄것입니다. 나는 지금부터 이호수 구석구석을 돌아다녀 볼 생각입니다. 물속마을에는 내 검술선생님이 계시지요. 어릴때부터 하루 30분씩 일곱 푸른 마우스들이 이론을 정립해 완성한 대대로 전해 내려진 검법을 배웠습니다."
내눈엔 당신의 행동 하나하나가 상승의 검술을 익힌 마우스의 것으로 보입니다. 손의 움직임 이라든지 발을 옮기는 보법 이라든지... 기회가 된다면 당신과 진검승부를 겨루어 보고 싶군요”, “하하하, 뭐... 좋습니다. 하지만 나는 취미삼아 익힌 검술이라 당신을 상대할 실력이 될는지 모르겠군요.”
“하하하, 무슨 겸손의 말씀을... 나는 오늘 푸른 마우스 선조께서 말씀하신 일곱개의 별중 하나를 만났습니다. 이제 나와 당신을 제외한 다섯개의 별이될 제일검객들을 찾아보는 것도 나의 몫이 되겠군요.”, “검은장군의 검술은 북극행성 제일이라는 소문이 자자하던데...”
“나도 몇번 검은장군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는 정말 대단한 능력을 가진 마우스입니다. 오천년전 어둠나라에서 처음 전쟁을 일으켰던 백색 마우스들은 검은 장군만큼 탁월한 카리스마나 전체 정국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없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칭찬만 늘어놓을 만큼 우리는 정말 몇몇의 힘으로는 뛰어넘기 힘든 적을 상대해야 합니다.”, “?, 검은 장군이 당신의 적이라니? 무슨 피해 입은 거라도 있으십니까?” 철갑 제일기사의 반문에 푸른 마우스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합니다.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평화공존의 소중함을 모르는 자는... 그는 내가 고개를 숙이고 싶을 정도로 흠잡을데 하나없는 완벽한 지도자입니다. 다만 목표를 정하면 그것을 이루어내는데 치루는 피의 대가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냉철함이 나를 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이야기를 나눌수록 푸른 마우스의 나이답지 않은 면모가 점점 철갑 제일기사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꼭 다시한번 만나러 와야겠다는 생각을 한 철갑 제일기사는 더이상 숨길것도 없게된 상황이라 어둠나라 사정과 왕궁까지 가는 길, 그리고 어둠궁전의 구조에 대해 물어 푸른 마우스의 상세한 설명을 귀담아 들었습니다.
다음날 호수마을을 떠나게된 철갑 제일기사는 마을 주민들의 따뜻한 전송을 받으며 길을 나섰습니다. 어느덧 마을입구를 벗어나게된 철갑 제일기사는 원로 마우스의 아들과 함께 배웅하러 나온 푸른 기사에게 악수를 청했습니다.
“꼭 한번 들리겠습니다.” 철갑 제일기사의 말에 잡은 손에 힘을 주며 푸른 마우스가 화답을 합니다. “꼭... 그렇게 하십시오” 손을 흔드는 두 마우스를 뒤로하고 걸음을 재촉하는 철갑 제일기사는 금빛 제일기사와 은빛 제일 기사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금빛 제일기사는 변전소 계곡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습니다. 험준한 지세가 계속되어 이동속도가 느린데다 북쪽으로 갈수록 쌓인눈이 많아 걸음을 옮기기 조차 힘이들었습니다. 할 수 없이 눈을치워 길을 만들며 전진 하다보니 주변에 신경쓸 겨를이 없습니다.
한달을 넘겨 번개계곡에 도착한 금빛 제일기사는 우선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작은 동굴을 찾아 잠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근 한달동안 눈속에서 새우잠을 자다시피한 금빛 제일기사는 모처럼 마련한 아늑한 보금자리에 눕자마자 잠에 빠져 들었습니다.
무려 하루를 단잠으로 보낸 금빛 제일기사는 개운한 몸을 일으켜 번개계곡을 바라보았습니다. 계곡 양쪽에 형형색색으로 반짝이고 있는 다이아몬드들이 무수히 붙어있습니다. 경계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반나절동안 곳곳을 유심히 살펴보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고 번개치는 소리만 메아리를 만들어 들려옵니다.
빛의 나라에서는 벌써 오래전부터 어둠나라에 대한 첩보를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검은 장군이 출현해 군사력 확충에 박차를 가하자 의구심을 떨쳐 버리지 은빛 사령관의 지시에 의해 어둠나라에 대한 기초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첩보대가 만들어져 은밀히 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첩보대가 넘겨준 정보를 기반으로 이번 정찰임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하나동굴이 뚫려 국교가 수립된 이후에도 어둠나라의 요충지는 일반 마우스들의 접근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곳중의 하나인 번개계곡에 대해선 거의 개략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을 뿐이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하다. 저렇게 중요한 전력시설을 보초하나 세우지 않고 방치해 놓다니... 경계병력이 계곡안쪽에 주둔해 있나?” 하지만 번개계곡 입구를 지나 한참을 들어가도록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자 경계심으로 힘이 들어가 있던 어깨의 힘이 저절로 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걸음을 재촉해 번개소리가 새어나오는 모퉁이를 돌아서니 귀청을 찢는 천둥소리와 함께 번개들이 사방으로 얽히고설켜 계곡안쪽에 있는 넓은 분지를 온통 휘감아 오르고 있습니다. 쉴새없이 원을 그리며 빙빙 돌고있는 번개무리 속으로 하늘에서 내리꽂히는 굵은 벼락들이 무수히 많은 용오름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발치 아래쪽에 계단이 보이지만 몇발 들어서면 소용돌이치는 뇌운 속으로 빨려들어갈 것만 같습니다. 이 무시무시한 광경에 남다른 담력을 가지고 있는 금빛 제일기사 조차 등골이 오싹해지며 자신도 모르게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후우, 경계병이 필요 없는 곳이로군...”
한달에 한번씩 정비를 한다는 사전 정보를 가지고 있었지만 요행히 잠입에 성공한다고 해도 무사히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고생을 하며 이곳까지 왔는데... 어둠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이니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노력해 봐야지!”
다음날부터 동굴속에 앉아 계곡입구를 바라보며 번개계곡을 수리하기위한 마우스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시기를 잘못 잡았는지 보름을 기다려도 아무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초조해진 금빛 제일기사는 식량을 점검해 보았습니다. 아무리 아낀다고 해도 이상태론 고작 2~3일 정도밖에 여유가 없을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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