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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80,81,82

80,81,82

그림에는 아까 천장에서 보았던 십자모양이 그려져 있고 그 십자모양위에 금속나무 상자를 올려놓는 모양이 그려져 있습니다. 금속나무상자 뚜껑을 열어보니 십자모양의 홈이 파여져 있습니다. 홈의 크기는 아까 윗층에서 보았던 빛나는 십자모양과 거의 똑같습니다.

 

다시 63층으로 올라간 금빛 제일기사는 상자위로 올라가 그림에서 지시하는대로 금속나무상자의 홈을 천장에 붙어있는 십자가 모양에 가져다 대었습니다. 잠시 심호홉을 한후 상자를 내려 들여다보니 신기하게도 찬란하게 빛나는 금속십자가가 상자의 홈속에 빨려 들어와 있었습니다.


“야... 희안한데... 고대의 마술사가 만들어 놓은 물건인가? 참, 손으로 만지지 말라는 표시가 되어 있던데... 궁금하기는 하지만 알단 참자... 이것을 만물박사이신 박쥐원로께 보여드리면 어떤 물건인지 알 수 있겠지...” 정성스럽게 뚜껑을 닫은 금빛 제일기사는 책과 함께 배낭안쪽에 집어넣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벌써 밤시간이 되었습니다. 무려 하루동안 밤시간을 틈타 아래층으로 내려온 금빛 제일기사는 5층에서 동정을 살핀후 번개계곡을 빠져 나왔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무사한가? 잘들 하고 있겠지... 이제 산자락을 타고가다 어둠궁전에 가서 은빛 제일기사와 철갑 제일기사를 만나야 겠군...”


금빛 제일기사는 산을 따라 걸음을 재촉합니다. 한편, 어둠왕궁 쪽으로 곧바로 출발한 은빛 제일기사는 작업 마우스들 속에 뒤섞여 왕궁수비대를 무사히 통과 하였습니다. 일이 의외로 쉽게 풀리는 듯해 긴장을 푼 은빛제일기사는 주변의 지형지물을 눈여겨보며 감시병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조심했습니다.


삼일동안 감시병들의 통제를 받으며 걸어가니 어둠왕궁의 모습이 탁트인 평야 저끝쪽에서 가물가물 보입니다. ‘이제 며칠만 더가면 어둠왕궁에 도착 하겠군... 그때 기회를 봐서 작업부 대열에서 빠져 나가야겠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다음날부터 어둠왕궁 쪽이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어! 지금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깜짝 놀란 은빛제일기사는 옆에 있는 인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아까 감시병들이 하는 얘기를 얼핏 들으니 왕궁쪽은 필요한 작업 마우스들이 모두 확보되어 우리들은 왕궁왼쪽 외곽 성을 보수하러 가게 되었답니다.”, ‘어쩐지... 일이 잘 풀리더라...’


왕궁좌측 외곽성을 보수하다보면 무슨 기회가 나겠지싶은 생각에 묵묵히 작업부들에 섞여 걸어가던 은빛 제일기사는 돌아가는 사정을 알아보기 위해 감시병들의 주고받는 얘기나 엿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좌우를 둘러보니 왼쪽 조금앞쪽에 있는 두 감시병이 다른 병사들보다 주고받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수다장이들 옆에 있어야 쓸만한 정보가 많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에 눈치채지 못하게 조금씩 걸음을 빨리해 다른 마우스들을 앞질러 갔습니다. “우린 언제쯤이나 검은 군단에 편입될 수 있지?”, “글쎄... 우리부족 중 검은군단에 들어간 마우스는 아직 아무도 없어...”


“검은 군단은 언제 보아도 멋이 있단 말이야... 특히 까만색으로 번쩍이는 칼은 꼭한번 가져보고 싶은데...”, “하하하... 검은군단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아니야... 우리 어둠나라 최정예 부대라고...” 검은장군과 검은군단이 어둠나라에서 거의 숭배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음을 알수있는 대화입니다.


“그래도 난 반드시 검은군단에 들어갈 거야! 어릴 때부터 검은장군은 나의 우상이었다고... 왕궁광장에서 열리는 검은군단 열병식땐 해마다 빠지지 않고 구경을 갔었는걸...”, “난... 그냥 의무복무 기간이나 채울 거야... 군대 생활이 싫은것은 아니지만 군대체질은 아닌 것 같아...”


옆에서 두 마우스들이 하는 얘기를 듣던 은빛 제일기사는 헛다리를 짚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칫... 이 조무래기들 얘기를 계속 들으면서 가야하나? 다른 녀석들 중 그럴듯한 얘기를 하고 있는 병사는 없나?’ 두리번거려 보았지만 다른 병사들은 입을 굳게다문채 작업부들의 대열을 점검하며 앞만보고 걷고있습니다.


“에이... 별수 없군... 저 친구들 수다나 심심풀이로 들으면서 가자...” 이틀동안 두병사 옆에서 한쪽귀로 흘리며 주워들은 애기로 이젠 그들이 같은 마을에서 온 친구사이며 이름이나 가족들까지 모든 신상명세가 은빛 제일기사 머릿속에 차곡차곡 기록됩니다.


‘이친구들은 개인적인 일이외에는 도통 관심을 안가지는 마우스들 이로구만...’ 검은 군단에 들어가는 것이 일생의 소원이라는 병사를 힐끔 쳐다본 은빛제일기사가 ‘네가 검은 군단에 들어가면 내 평생 수련하던 검을 버리마...’ 라고 생각하며 빙그레 웃는순간 그병사와 눈이 마주쳐 버렸습니다.


병사는 자신의 수다스러움을 비웃는 듯한 은빛 제일기사의 미소에 정색을 하며 헛기침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눈을 돌려 동료병사를 보며 또 입을 엽니다. “우리가 수리하러가는 북쪽 외곽성은 아주 중요한 곳이야... 그 성곽 안에는 무기를 생산하는 공장들과 신무기를 개발하는 연구소가 같이 있거든...”


그저 신변잡기에 대한 대화만 나누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엿듣던 작업 마우스들이 정규군인인 자신들을 가볍게 대한다고 느꼈는지 잘 들으라는 듯 아까보다 큰소리로 이야기를 주고 받습니다. “맞아... 지난번 근무지가 바로 신무기 연구소였는데 그 곳에서는 아주 깜짝 놀랄만한 무기를 개발중야...”


“어떤 무기인데?”, “음, 번개 계곡에서 나는 전기를 충전해 발사하는 전기총도 있고 이동하면서 포사격을 할수있는 전차같이 신기한 것도 많지만 그... 뭐라고 하더라? 아! 은하파괴 무기라는 무시무시한 것도 개발 중이래...”, “은하 파괴무기?”, “응, 웬만한 크기의 별은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게 만드는 거라고 하던걸...”


“우와! 정말 무시무시하다. 그 것만 있었으면 지난번 전쟁에서 빛의나라 군대에게 그렇게 많은피해를 입지 않았을 텐데...”, “아마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 거야... 세달전에 이부대로 배치되어 그곳을 떠날때 얼핏 들었는데 그무기 하나 완성하는데 일년이나 걸린다고 하더라고...”


“일년씩이나? 그런데 그런 대단한 무기를 도대체 몇개나 만드는 거야?”, “음 모두 열세개를 만든다는 군...”,
“헉, 열세개씩이나? 그런 강력한 무기를 많이 만들어서 뭐하려고?”, “그것까진 나도 모르지... 벌써 오래전에 다만들어 졌는데 에너지충전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군... 지난번 우주의 빛을 가두어 놓았었잖아?”


“응, 그것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지... 그때 우주의 빛이 너무많아 더워서 죽는줄 알았는데... 이상한 전염병도 생기고....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그게바로 은하파괴 무기라는 것 때문에 그랬던 거래...”, “우주의 빛이 그무기랑 무슨 상관이 있길래?”


“우주의 빛이 모두있을 때 에너지를 뽑아내면 이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얻을수 있는데...” 여기까지 얘기하던 떠벌이 마우스가 갑자기 입을 다물어 버렸습니다. 어느새 왔는지 온몸이 검은 장교마우스 한명이 무서운 눈초리로 두 병사들을 번갈아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너희들은 군대의 기본 규칙도 모르나? 근무지에서 습득한 기밀은 아무데서나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야... 이따 저녁 휴식 시간에 장교 막사로 찾아오도록...” 단단히 주의를 준 장교는 울상이 되어버린 두병사를 남겨두고 다시 선두로 돌아갔습니다.


두 병사는 서로 물끄러미 쳐다보며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나즈막히 몇 마디더 주고 받습니다.
“야... 오늘 저녁은 기압 받느라 잠도 못자는 거 아니야?”, “에이 설마... 그냥 몇 시간만 그러겠지...” 두 병사들은 말을 마치며 원망스런 눈길로 은빛 제일기사를 쳐다 봅니다.


짐짓 아무것도 모르는 체하며 딴청을 피우던 은빛 제일기사는 순진한 두병사에게 은근히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필 가장 중요한 말이 시작될 때 나타날게 뭐람?’ 은빛 제일기사는 찡그린 얼굴로 투덜거리면서 선두에 있는 장교를 힐끗 째려보았습니다.


어제 잔뜩 기합을 받았는지 불만가득한 표정의 두병사는 다음 야영지에 도착한 저녁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습관이 되었는지 두병사가 아무 말도 하지않자 하루가 정말 지루하게 긴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날도 두병사의 눈치를 살펴보니 입을 뗄 것 같지가 않습니다.


‘아, 무료해라... 뭐라고 말을 좀 해라... 이 수다장이 들아~’ 다행히 땅을 뒤엎고 있는 넝쿨들 사이로 돌무더기가 드문드문 보이는 곳에 도착하자 인솔 장교가 침묵을 깨며 명령을 내렸습니다. “자, 이 곳이 이제부터 우리가 보수해야할 북쪽 성곽이다. 모두 휴식을 취한 후 막사부터 설치하도록 해라...”


‘음, 이곳이 북쪽 외부 성곽이로군. 그렇다면 저 쪽에 무기공장과 연구단지가 있단 말이지?’ 건너편을 쳐다보니 그리 멀지않은 곳에 커다란 건물들이 여러개 보입니다. ‘기회를 봐서 저쪽으로 도망쳐야 겠는데...’ 다음날부터 고된 노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성벽에 쌓는 돌이라 보통 큰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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