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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41,42,43

41,42,43

“음, 그래? 나는 좀더 자세한 상황 보고를 받고 싶은데...”, “그 보고서에는 적 병력 이라든지 이동 예상시간, 경로까지 상세히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 나도 읽어 보았어...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것이 누락 되어 있는걸... 적의 무기 체계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어 있지 않았네...”


“그것은 별로 특이한 사항이 아니라... 양쪽 모두 같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어서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같은 무기? 그렇다면 중앙 변전소 쪽으로 이동하는 부대에도 포병대가 포함되어 있단 말인가?”, “예! 대략 18문정도 보였던 것으로 기억 됩니다.”


“서 너문 이라면 모르겠지만 단위포대 18문 전체가 함께 움직였다...? 저 좁은 계곡으로 포대를 진입 시킬 리는 없을 테고...혹시 아까의 짐작이 맞아 떨어지는 건가?” 은빛 제일기사는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철갑 제일기사는 퍼뜩 조금전 중단된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 “그렇다면 조금 전 하려다만 이야기가?”


“그래... 저들도 좁은 계곡을 통과 하려면 상당한 전력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간파하고 있어... 계곡을 통해 공격해 들어오려면 주력이 이곳으로 향해야 하는데 약간의 병력과 포병대라면 분명 계곡 근처에 진을 치고 고사 포격으로 중앙변전소를 파괴해 버리려는 속셈이 분명하다고”


“그렇군, 역시 검은 군단이야... 이렇게 갑작스러운 공격에도 저토록 치밀하게 움직일 수 있다니...” 은빛 제일기사의 말에 철갑 제일기사도 검은군단의 대단함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잠시 생각을 가다듬은 은빛 제일기사가 포병장교를 찾았습니다. “이보게 포병장교!”, “예!”


“지금 즉시 계곡 우측 산정상에 관측소를 세우도록 하게... 산의 높이를 감안해 거리를 계산해 보니 계곡 가까운 곳에 포대를 설치해야 유효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적들이 포진지를 설치하는 곳의 좌표를 관측해 이곳에 배치된 대포로 완전히 파괴하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그리고 산 정상에 관측소를 설치한 이후 이쪽 계곡입구를 폭파 시킨다면 관측병들의 귀로가 차단되어 버릴 테니 포격 지점을 저쪽으로 더 옮겨 계곡중앙으로 변경해야하겠어...” 애초에 구상했던 계획을 수정해 관측소를 설치하게 되는 바람에 방어병력의 추가 투입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전투병력 배치를 지휘하고 있는 철갑 제일기사는 예상되는 상황변화에 맞추어 판단을 다시 내립니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검은 군단이 계곡 진입을 포기하고 우회공격을 시도 하겠지? 적의 우회 공격로를 차단하기 위해 우리 철갑마우스 부대를 재배치해야 하겠군...”


“그래 이쪽은 자네가 있으니 나는 진지 중앙에 설치된 야전 사령부로 돌아가 있겠네...” 은빛 제일 기사는 야전 사령부에 만들어진 진지 모형도를 유심히 살펴보며 곧 있을 북극 행성 최초의 국가간 전쟁을 준비 합니다. “이보게 박쥐 제일기사! 각 단위부대에 박쥐 통신병을 배치하는 일은 어떻게 되어가나?”


“지금 막 관측소로 출발한 통신병들 외에는 모두 배치가 완료되었어...” 박쥐 통신병들을 지휘하고 있는 박쥐제일 기사가 대답했습니다. 아직까지 철저히 침묵을 지키며 생체전파를 발신하지 않고 있던 박쥐 통신부대가 본격적으로 활동할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춘 상태입니다.


“저들도 우리가 통신 수단으로 박쥐 마우스의 생체 전파능력을 활용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거야... 통신 중 각 단위 부대의 현황이나 병력수, 위치등을 절대 언급해서는 안 되네... 통신병들에게 이 사항을 필히 주지 시켜야 할 거야...”, “그렇겠군.... 알았네...”


“어둠나라가 국경을 폐쇄하기 전 우리 빛의 나라에서 수많은 젊은 마우스들이 선진 문명을 동경해서 이곳으로 몰려 왔었지... 그들 중 박쥐 마우스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네... 단, 한명의 박쥐 마우스라도 저들 에게 협력한다면 우리의 모든 생체 통신이 그대로 감청 당할 거야..."


"알고 있다시피 검은 장군은 대단한 카리스마를 소유한 마우스야... 저들의 기계문명에 쉽게 현혹된 젊은 마우스들 이라면 그들 중 몇은 검은 장군의 추종자가 되고도 남겠지... 어차피 통신망이 저들에게 개방되어 있는이상 속전속결로 치고 빠지는 게 상책이겠어..." 은빛 제일기사가 신중하게 의견을 이야기 합니다.


“이번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가게 되면 일상용어가 아닌 암호문을 만들어 이것을 숙지한 통신병들을 양성해야하겠군...” 통신부대를 이끌고 있는 박쥐 제일기사는 실제전장이 얼마나 철저하게 군사적 발전을 강요하게 되는지 절감하며 통신보안 능력확보에 대한 미래계획을 구상합니다.


이때 관측소 전령으로 파견 되었던 마우스 한명이 숨이 턱에 차서 뛰어들어 왔습니다. “계곡 정상에 관측소를 설치할 장소가 전혀 없습니다. 안쪽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고 바깥쪽 능선에는 마우스 한명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길 외에는 몸을 숨기고 관측임무를 수행할 장소가 눈에 띠지 않습니다."

 

"저렇게 노출된 장소에서 관측을 시도한다면 금방 포탄세례를 받고 말것입니다.” 이말에 은빛 제일기사가 난감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지형지세가 그렇단 말인가? 이거 정말 큰일이로군... 정확한 관측 정보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추정 포격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엔 우리가 노획한 포탄이 너무 적은 수량이라..."

 

"국경 수비대가 가지고 있던 어둠나라 대포는 우리 빛의 나라 대포보다 구경이 작아서 1차 보급된 우리의 포탄들이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고... 더구나 대포를 가져오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고...” 두 제일 기사가 난감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데 막사 밖이 소란스러워 지며 금빛 제일기사가 들어왔습니다.


“점령지 상세도는 다 완성 되었나?” 은빛 제일기사의 물음에 각종 군사표식이 빼곡히 그려져 있는 지도를 내밀었습니다. “음! 여기 상세 지도가 있어... 이번 전쟁에 상당한 도움이 될 거야...” 전장의 시계확보를 위해 금빛 마우스들을 지휘한 후 모든것을 지도에 옮기느라 잠시도 쉬지못한 금빛 제일기사가 하품을 합니다.

 

지도를 받아본 은빛 제일기사가 감탄을 합니다.“흠, 정말 모든 것이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군... 그런데 이 변전소 계곡 좌측 산정상에 표시된 부분은 무엇인가?” 관측소 설치문제로 고심하고 있던 은빛 제일기사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이 변전소계곡 쪽이었습니다.


“점령지 탐색이 예정보다 몇 시간 빨리 이루어져 유일하게 제외해 놓았던 좌측 산을 대략 수색해 보기로 하고 올라갔다가 아주 묘한 곳을 발견 했다네..."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있던 금빛 제일기사가 대수롭지 않은듯 연속해서 하품을 하며 대답을 합니다.


하지만 은빛 제일기사에게는 가장 중요한 관심사입니다. “묘한 곳이라니?”, “좌측 산으로 올라가기 전에 우측 능선을 조사하려는 관측부대를 만나게 되었지... 관측소를 물색한다는 얘기를 듣고 비교해 보니 좌측 봉우리가 더 크더군..." 여전히 시큰둥한 목소리로 금빛 제일기가사 말을 이어갑니다.

 

"아무래도 더 높은 곳이 관측에 유리하겠다 싶어 내친김에 겸사겸사해서 올라가 보았는데 관측 시계가 확보되는 지점엔 은폐물이 전혀 없었어... 헛걸음 한 것 같아 서둘러 내려오려는데 수색병중 한명이 용변이 급하다고 약간 외진 곳에 있는 바위틈으로 들어가더니 황급히 부르더군..."

 

"그래서 뒤따라 들어가 보니 상당히 넓은 분지가 있고 어둠나라 쪽 거의 모든 부분이 한눈에 들어 오더더라고..." 왜그렇게 꼬치꼬치 캐묻느냐는 표정의 금빛 제일기사는 우측 능선으로 올라간 관측부대가 적당한 장소를 찾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듯 합니다.


“그래? 그런 곳이 있단 말이지? 지금 당장 전령을 보내 돌아오고 있는 관측부대를 바로 이 분지로 보내야겠군... 그런데... 좌측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어떤가?” 만면에 희색이 돌아온 은빛 제일기사는 내친김에 은빛 사령관과 의논했던 일년간의 정찰임무에 필요한 은신처까지 확보할 결심을 세웁니다.

 
“어떻다니? 무슨...” 피곤에 지친 금빛 제일기사는 대꾸할 기력조차 없는듯 합니다. “혹...대포를 끌고 올라갈 수 있는가 해서...” 이 말에 벌떡 일어난 금빛 제일기사가 눈을 반짝입니다.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그곳 주둔군을 투입한다면야...그리고 대포를 분해해서 옮긴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기는 한데...”


이 모습을 본 은빛 제일기사와 박쥐 제일기사가 웃음을 참지 모합니다. “그래? 1문을 옮기는데 얼마나 걸리겠나?” 은빛 제일기사는 다시 구체적인 질문공세를 펼칩니다. “대략 한두시간 정도 걸릴 것 같은데...?” 피로가 누적되어 정찰임무를 위한 은신처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금빛 제일기사는 이제야 알겠다는 표정입니다.

 

“음, 두시간 이라...전령은 지금 당장 필요 병력을 차출해서 총 세문의 대포와 포탄을 그 곳으로 옮겨 놓도록 철갑제일 기사에게 전갈해 주겠나? 그리고 입구가 바위 밑에 있다고 하니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통솔하는 공병대에게 외부에서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입구를 개폐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두라고 전하고...”


“예! 알겠습니다.” 대답을 마치고 막 출발하려던 전령들을 다시불러 세운 은빛 제일기사가 추가사항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대포를 끌어 올리고 요새화 작업을 하는 도중 아마도 첫 전투가 벌어질 거야... 전쟁 상황에는 신경 쓰지 말고 반드시 다섯 시간 이내에 완료해야 한다는 것도 잊지 말고 전해주게...”

 

약 삼십분 후 좌측 산 정상분지에 설치된 관측소로부터 첫 통신이 들어 왔습니다. “치...칙... 여기는 밝은 눈...치직...” 초고밀도의 우주의 어둠이 농도짙게 밀려나오며 깔려있는 곳이라 생체전파의 상태가 여전히 안좋습니다. “좌표 13.25 반복한다. 좌표는 13.25...칙...”


곧이어 포병장교의 명령이 중앙 변전소 계곡 바로 앞에 설치된 제5포대로 하달되었습니다. “제5포대 지정된 좌표로 사각과 방향각 설정...”, “치...직...표적 조준 완료...”, “제5포대 일제 사격 개시...치...치이...” 포병 장교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좌측 진지에서 “콰쾅”하는 소리와 함께 포탄들이 맹렬히 날아가기 시작합니다.


잠시 후 “쿠구궁...”하는 둔탁한 소리가 메아리를 타고 들려오는 순간 관측소로부터 생체전파가 날아왔습니다. “표적명중. 표적 명중. 아직 포연으로 표적 상태 판별이 불가능합니다. 치...직”, “치...”, “치...직”, “목표물 완파, 목표물 완파...", "적 포대 18문 무력화 확인..."


“포격에 의한 중앙 변전소 파괴가 불가능해 졌으니 아마 계곡 진입을 시도할 것이다. 전령들은 계속해서 상황을 보고 하도록...”, “예! 알겠습니다.” 박쥐 마우스들의 생체전파를 되도록 발신하지 않으려는 노력 때문에 전후방을 오고가는 전령들의 움직임이 부산합니다.


“참! 검은군단 진지의 동태는 어떤가?” 은빛 제일기사는 좌측계곡쪽 상황이 어느정도 수습되자 정면에 대치하고 있는 검은군단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예 포대의 전진 배치가 거의 완료되어 있습니다. 잠시 후면 저쪽에서 포격을 개시할 것 같은데요...”


“각 부대는 적 포격에 대비해 모두 참호로 피신하도록... 잠시 후면 적의 포격이 시작될 것이다.” 다급하게 지시를 내린 은빛 제일기사는 동료들을 이끌고 참호로 달려갔습니다. 얼마 안있어 “쾅... 쿵...” 멀리서 포탄을 발사하는 소리가 밀려오기 시작하더니 “슈웅” 하는 파열음과 함께 포탄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쾅... 콰쾅...” 사방에서 수많은 포탄이 쉬지 않고 터지며 지축을 뒤흔듭니다. 약 20여분이 넘도록 퍼부어 대던 포격이 멈추자 매캐한 화약 냄새를 머금은 흙먼지들이 내려앉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지독하군... 하긴 어둠나라의 남아도는 물자라면 이 정도의 포탄세례는 아무것도 아니겠지..."

 

"20분 동안 쉬지도 않고 포탄을 쏟아 붇다니... 땅이 꺼지는 줄 알았네..." 여기저기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포격이 멈추었다. 금빛 마우스들은 알맞은 거리에서 시계를 확보하고 각 부대장들은 피해 상황을 신속히 파악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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