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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마우스 창세기 1.0

마우스 창세기 38,39,40

38,39,40

이무렵 어둠나라 에서는 어둠 공주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궁전을 울리고 있습니다. “아니! 국경 수비대는 무엇을 하고 있길래 아직 얼음과자를 만들 하나동굴 얼음 기둥을 가져오지 않는단 말이냐? 항상 그날 잘라온 신선한 얼음과자를 아침 간식으로 즐기는 내 식성을 모른단 말인가?”


“지금 전령을 보냈습니다. 곧 무슨 소식이 있을 것입니다” 시종 마우스가 불안한 마음으로 얼음 공주의 눈치를 살핍니다. 평상시에는 자상하고 온화한 성품이지만 바라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무섭게 냉혹해지는 성격을 잘 아는 시종 마우스는 마음을 졸이며 전령을 기다리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아휴! 오늘따라 왜 이리 덥단 말이냐... 최근 하나동굴에서 그야말로 마우스 행성 최고의 얼음기둥들을 잘라와 만든 얼음과자를 아침 간식으로 즐기는 재미에 한동안 더위를 잊을 수 있었는데...” 어둠공주는 갑갑함을 이기지 못해 왕궁 집정실로 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평상시와 달리 많은 수의 전령 마우스들이 집정실을 분주히 드나드는 모습이 눈에 띕니다. 더구나 우주의 빛을 어둠나라가 독차지 하기위해 하나 동굴을 폐쇄한 후 그 곳의 경비를 강화하기 위해 전진 배치되어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왕궁수비대 젊은 장교들의 모습 또한 적잖이 보입니다.


무언가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음을 직감한 어둠공주가 서둘러 집정실에 들어섰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군 비상령이 내려진 듯 각군 수장들이 검은장군을 중심으로 원탁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검은 장군, 국경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매일 보내오던 얼음 기둥도 아직 도착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 공주, 지금 하나 동굴에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 동굴 입구 주변에 우주의 어둠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국경 수비대가 있는 부분은 어둠으로 뒤덮여 연락이 두절된 상태입니다. 왕궁 수비대에서 정찰대를 급파했지만 이들 또한 돌아오지 않고 있어 군 비상령을 발동한 상황입니다."


"상심이 크시겠지만 품질은 조금 떨어져도 얼음계곡에서 채취한 얼음기둥이 곧 도착하니 당분간 그것을 드시도록 하세요" 검은 장군이 암묵의 광채를 뿜어내며 어둠공주에게 부드럽게 말했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어둠공주는 검은 장군의 말에 상냥한 미소로 대답을 하고 곧바로 집정실에서 물러나왔습니다.


원하는 것을 당장 하지 못하면 난리가 나는 어둠 공주 이지만 이상하리만치 검은 장군 앞에서는 다소곳해 집니다. “자! 이제 대략의 상황 파악은 된 것 같습니다. 지금 하나동굴 부근의 어둠 속에는 분명 적군이 있을 것입니다. 국경 수비대 쪽에서 전혀 연락이 없는 것과 정찰대 또한 돌아오지 않는 것을 보면 틀림없습니다."


"더구나 우주의 어둠은 우주의 빛 전송장치를 가동해야 우리 어둠나라 쪽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하나동굴을 막아놓은 철갑문이 파손되었다고 해서 어둠 입자가 새어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검은 장군이 침착한 음성으로 자신이 갈파한 정황을 말하고 있습니다.

 

“당장 시급한 것은 하나동굴로 연결된 동력선을 차단하는 것입니다. 하나 동굴의 우주의 빛 전송 장치가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약 여덟시간 안에 우주의 어둠이 우리 쪽으로 모두 넘어오게 될 것이고 우주의 빛이 밀려 올라가 큰 산을 넘어 빛의 나라로 되돌아가 우리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될 것입니다.”


“지금 번개 계곡은 벼락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 보름 동안은 아무도 번개 계곡에 들어갈 수 가 없습니다. 한달에 겨우 삼일간만(전반부 서술된 곳이 삼일인지 확인할 것)벼락이 내리치지 않아 힘의 돌을 제어하는 장치들을 보수 하는 것도 바로 그 삼일동안 한달치 보수 물자를 보급해 번개 마우스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삼일을 제외한 27일 동안 번개계곡 안에서 어떠한 사태가 발생해도 외부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어요. 그래서 각종 형태로 고안된 통신 수단을 모색해 보았지만 번개가 발생시키는 전기장으로 인해 모두 실패했습니다. 뇌운에서 내리 꽂히는 벼락으로 인해 상상을 초월하는 자기장이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절연성이 뛰어난 물질을 통신선의 피복으로 사용 한다고 해도 자력장의 영향으로 모든 전파가 변조되어 버립니다.” 이런 검은장군의 설명에 한 장군이 의문을 제기합니다. “그렇다면 하나동굴에서 약1km 떨어진 큰산 계곡입구에 있는 중앙 변전소로 연락해서 동력을 끊어 버리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통신부대장이 끼어듭니다. “이미 연락을 해 보았지만 국경 수비대와 마찬가지로 교신이 끊긴 상태입니다.” 이 말이 끝나자마자 검은 장군이 탁자를 내리치며 벌떡 일어났습니다. “아니 중앙 변전소가 적들의 수중에 떨어지면 오히려 이쪽의 모든 전력 공급이 차단 될 것 아니요?”

 

표정이 어두워진 검은장군은 다급하게 지시합니다. "지금 당장 검은군단을 중앙 변전소 쪽으로 집중 투입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검은 군단이 주둔했던 진지에는 후방에 있는 왕궁수비대를 전진 배치하도록 하십시요. 참! 빛의 나라에서 온 박쥐 마우스들을 회유하는 일은 진전이 있습니까?”


“아직 일부만 우리의 대의에 동조를 하고 있습니다. 설득할 시간을 조금 더 가지면 유선통신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무선 생체통신망을 구축할 수있는 규모의 박쥐 마우스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통신부대장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을 합니다.


“빨리 서두르도록 하시오. 무선통신이 가능한 박쥐마우스들이 배치되어 있었다면 이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자리에서 일어선 검은 장군은 상심해 있을 어둠 공주를 위로하기 위해 집정실을 나왔습니다.


한편, 작전 계획에 따라 점령지의 모든 부대를 예정대로 포진시킨 은빛 제일기사는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각 진지를 돌아다니며 세부 사항을 지시 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최전방에서 진지구축을 지휘하고 있는 철갑 제일기사를 만난 은빛 제일기사는 중앙변전소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만일 저 중앙 변전소에서 전원을 차단하게 된다면 우리가 우주의 빛을 필요한 양만큼 되찾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을 잃게 되겠지?” 그동안 서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가장 마음에 걸리는게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전기에너지를 독자적으로 확보해 놓지 못한 빛의나라 최대의 약점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봐야지... 저곳을 점령하여 우주의 빛 전송장치로 흘러들어가는 전력을 확보하면 어떨까? 어둠나라쪽 작은산 능선을 가로질러 왕궁쪽으로 가는 적의 중앙동력선을 끊어버려 이 전쟁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휘어잡고 싶은 생각이 없지 않은걸..."

 

"우리나라의 모든 병력을 투입해서 결전을 벌인다면 승산이 없지는 않겠지... 하지만 전기 동력으로 움직이는 어둠나라의 신병기들을 전기동력 차단으로 무력화 시킨다고 해도 정예중의 정예라 할 수 있는 검은군단과의 일전을 피할 수는 없을 걸... 그들이 이번 전쟁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커..."

 

"우리는 아직 검은군단의 전체적 병력규모와 전투력이 어느정도인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지를 않은가? 예전부터 백방으로 노력을 해보았지만 검은군단의 보안능력은 정말 철저하더군... 지금은 중앙 변전소를 고립시키고 모든 통신선로를 차단한 상태야... 저들이 아직 상황파악을 하지 못해 방어력 강화에 치중하고 있지만..."

 

"우리 쪽에서 섣불리 공격을 시작한다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하나동굴 쪽으로 흘러가는 동력선 개폐장치를 내려버리게 만드는 자충수가 될수도 있겠지... 그렇게 되면 저 곳을 점령해서 차단 장치를 해제해야 하는데 저 정도의 방어병력 이라면 중앙 변전소에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않고 점령하는 것은 불가능해..."

 

"포격을 가해 방어망을 무력화 시켜야만 진입이 가능한데 저들의 방어선과 변전시설이 너무 인접해 있어... 오폭이라도 하게 되어 시설이 파괴된다면 오히려 우리가 난처해 지는 걸... 아예 고립 전략을 유지하느니만 못할 거야...” 신중하기로는 따라갈 자가없는 은빛 제일기사가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습니다.

 

“알겠네... 이제 너 댓 시간후면 목표한 양만큼 우주의 빛을 회수할 수 있겠지, 이곳이 이번 전쟁의 가장 중요한 전략 요충지가 되겠군!” 강직한 성품을 가진 철갑 제일기사는 더없는 지기인 은빛 제일기사의 신중함을 누구보다 신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둠나라 쪽에서도 이곳을 비중 있게 다루겠지?”, “그렇겠지...”, “비록 우리가 중앙변전소로 우회접근할 수 있는 계곡입구를 방어선으로 삼아 지형적 유리함을 가지고는 있지만 대규모 병력이 이곳으로 공격해 들어오면 숫 적 열세를 감당하기 어렵겠는 걸...”


“저쪽을 보게, 저 우측 계곡 위를 보니 바위들이 겹쳐있는 돌산이로군... 저곳을 집중 표격 한다면 힘들지 않게 계곡의 진입로를 봉쇄할 수 있지 않을까?”, “야! 좋은 생각인걸...”, “너무빨리 저 곳을 포격하면 압도적 규모의 검은군단 전병력이 정면으로 다시 공격해 들어오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수도 있긴해..."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적 선두가 계곡을 거의 빠져나와 이쪽 입구에 다다를 때 계곡 입구를 포격하고 곧바로 계곡 저 쪽 입구를 폭파시켜 막아버리면 십여발의 포탄만으로도 적의 주력을 계곡속에 가두어 둘 수 있을 거야...”, “검은 군단 정도라면 그 정도의 전략적 위험이 있는 지역이라는 것은 알고 있을 텐데?”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지금은 시간과 지형이 우리 편에 있는걸... 우주의 빛이 회수되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중앙 변전소의 전력 송신을 막으려 할 것이 분명해, 하지만 만에 하나...” 은빛 장교가 말을 이으려 할 즈음 척후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검은 군단이 지금 제2 방어선을 출발했답니다. 주력 부대는 국경 수비대 진지를 향하고 일부가 이쪽 중앙 변전소 계곡으로 향하고 있다는 군요.”, “흐흠, 역시 예상한대로 양동 작전 이로군... 지금 보고하러 귀대한 척후병을 좀 만날 수 있겠나?”, “예, 곧 데려오도록 하겠습니다.”


잠시 후 척후병이 은빛 제일기사와 철갑 제일기사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습니다. “찾으셨습니까?”, “자넨 단순히 보고만 하러온 것인가? 아니면 전방 정찰 후 귀대한 것인가?”, “예! 저는 이번 정찰후 임무교대 예정이었습니다. 아까 보고된 사항은 제가 전방에서 직접 정찰을 마친 후 귀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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