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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를 내린 은빛 제일기사는 박쥐 제일기사, 금빛 제일기사와 함께 야전 사령부 바로 앞에 배치된 포대를 방문해 피해 상황을 알아 보았습니다. “역시... 검은 군단은 정말 대한한 군대로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우리가 위치를 옮기기 전 진지가 설치되었던 장소들만 집중 포격하다니...”
“그러게...각 군의지지 배치까지 모두 파악하고 있다니. 정말 철두철미해...”, “이보게 포병장교”, “예 은빛 제일기사님...", “다행히 모든 포대가 멀쩡한 듯하니 우리도 선물을 보내 주어야 하지 않겠나?”, “알겠습니다.” 포병 장교가 각 포대로 가는 생체전파를 담당하는 박쥐 마우스들을 바라보며 지시사항을 말했습니다.
“전 포대는 관측소에서 보내온 좌표로 조준을 완료 하도록”, “준비된 포대로부터 일제히 사격 개시...”, “쾅...콰앙....슈우웅.....슈웅” 이번에는 빛의 나라 포대가 일제히 불을 뿜기 시작 했습니다. 관측소 에서는 검은 군단의 진지에서 구름처럼 피어오르는 포연이 가라앉기를 기다렸습니다.
“치... 직... 여기는 밝은눈... 지금 포연이 서서히 걷히기 시작 합니다. 우선 시계가 확보된 좌측부터 보고 하도록 하겠습니다. 좌측 포대 18문 전파... 중앙포대 반파 3문 외 전파... 우측포대 전파... 전진 배치된 적 3개 포대 무력화 완료... 지금 검은 군단이 계곡에 진입하고 있습니다."
“알았다. 계속 상황을 주시하도록” 은빛 제일 기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공병대를 지휘해 우주의 빛 전송장치를 가동시킨 후 야전사령부로 돌아온 다이아몬드 제일 기사를 바라보았습니다. “우주의 빛은 어느 정도 회수되고 있지?” 지금 상황에서는 가장 궁금한 부분입니다.
“우주의 빛 전송장치가 가동 된지 세 시간이 지났으니 대략 삼할정도 회수 되었겠지... 목표 회수량이 팔할이니 앞으로 다섯시간 후면 우주의 빛 회수작업이 완료 될 것 같아..." 돌아오는 동안 살펴본 아군 진지의 피해 정도가 경미한 것에 다소 마음이 놓인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밝은 표정으로 대답을 했습니다.
“흐음... 앞으로 다섯 시간을 버텨야 하는데... 계곡에 진입하고 있는 검은 군단이야 암석을 폭파해서 막는다 치고... 문제는 전방에 포진한 적 주력 부대인데... 저들을 다섯시간 씩이나 막아낼 수 있을 수 있을까?” 금빛 제일기사가 걱정이 되는듯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침착한 은빛 제일기사는 낙관적인 예측을 조심스럽게 내놓았습니다. “지금으로선 충분히 가능 하다고 생각 되는데...” 전체상황을 머리속에 집어넣고 쉴새없이 변화하는 전장의 현상과 예측에 집중하느라 아주 짤막한 대답을 합니다.
“처음 포격전이야 요행히 우리 예측대로 진행되어 별다른 피해 없이 전진 배치된 적 포대를 괴멸시킬 수 있었지만 저들이 전력을 집중해 오기 시작 한다면 현재 전력으로는 역부족일 텐데?” 이번엔 다이아몬드 제일기사가 한마디 했습니다.
“현재 우리 관측소의 표적 확보가 원활하고 하나동굴을 통해 우리 진지 부근으로 유입되는 우주의 어둠으로 만들어진 연막 은폐가 완벽해... 눈뜬 장님격인 적군의 상태에서는 쉽사리 검은 군단을 전진 시킬 수는 없을 거야...” 은빛 제일기사는 여전히 낙관론을 펼칩니다.
“그래도... 우주의 빛이 오할이상 수거되면 저들도 우리가 대부분의 빛을 회수 하리라는 것을 알게 될 테고 종국엔 물불 안가리고 덤벼들 거라고... 어둠나라 전력의 십분지 일도 안되는 현재 전력으로는 요행수 까지 바라야 되는 상황일 세...” 이번엔 박쥐 제일기사도 어두운 전망에 가세를 합니다.
“지금 적 포대 중 우리의 사거리 이내로 전진배치되는 모든 대포들이 관측소의 통보에 의해 배치되는 족족 모두 파괴되고 있어... 일부 보병이 전진해 오다 우리측 포격에 의해 사거리 밖으로 물러나 앞으로 나올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이야” 은빛 제일기사는 다른 제일기사들의 걱정을 차분하게 해소해 줍니다.
“음... 다행이긴 한데, 저들에 대한 군사정보가 전무 하다시피 하니 왠지 꺼림직한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군...” 이구동성으로 수긍은 하지만 베일에 감추어진 검은군단에 대한 걱정은 여전합니다. 그만큼 검은장군과 그의 최정예 부대에 대한 경계심이 알게 모르게 커다란 부담감으로 작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너무 걱정하지 말게... 조금전 계곡에 진입한 적보병을 계곡능선 포격으로 가두어 두는데 성공 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어... 여기까지는 예측 가능한 전투였는데... 제발 우리 통제능력을 넘어서는 돌발 변수가 생기지 말아야할 텐데...”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는 은빛 제일기사지만 여전히 신중함을 잃지 않는 모습입니다.
한편 검은 군단 진영에서는 긴급 작전회의가 소집 되었습니다. “지금 중앙변전소 계곡으로 진입한 우리 보병이 적들의 계곡 입구 폭파로 갇혀버린 상태입니다. 후방 포병대를 전진배치해야 사거리가 확보되어 적들을 공격할 수 있는데 전진하는 족족 적의 포탄이 정확히 날아와 폭파해 버리니..."
"이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린 셈이로군요.”, “그렇다면 이번에 새로 개발된 대형포를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대형포를 무기 공장에서 이곳까지 끌고 오려면 며칠은 족히 걸릴 것 아닙니까”
전장의 소강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어둠나라가 드디어 신형무기를 사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 점은 염려 마십시오. 다행히 성능 시험을 위해 최근 이곳에 배치된 다섯 문의 대형포가 있습니다. 아쉬운 대로 잘만 운용하면 현재의 소강상태를 타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맞아요. 대형 포라면 피격위험을 감수하면서 전진 배치할 필요 없이 이곳에서 발사해도 적진지를 모두 사거리 안에 둘 수 있습니다.”
“그것을 가동하려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 할까요?”, “아무래도 시험 가동인 만큼 한시간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요?”, “아무튼 서둘러봅시다” 한발앞선 산업화와 군수산업 육성으로 다양한 무기를 개발해 놓은 검은나라의 저력이 위기의 순간에 드러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거의 한시간이 흐른 후 빛의 나라 진영에서는 상대적으로 느긋한 여유를 가지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네 시간만 버티면 우주의 빛 회수가 완료 되겠군... 아직 적들의 별다른 움직임도 없고...” 이때 아주 멀리서 “쿵...”하는 희미한 대포 발사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하하하, 검은 군단이 아직 전의를 상실하지 않은 모양이로군... 벌써 여러 문의 대포가 기어 나오다 파괴 되었는데....저기서 발사해 봐야 여기까지...” 하지만 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상황실 지척에서 흙더미들이 튀어 들어왔습니다.
“이봐 관측소, 지금 아군 진영에 포탄이 떨어졌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깜짝놀란 제일기사들이 관측소를 다급히 호출했습니다. “예 적 후방에서 포탄을 발사 했습니다. 발사한 대포를 확인해 보니 일반 포보다 1.5배 정도 큰 것 같습니다.”
“뭐? 1.5배나 더큰 대형포가 있단 말인가? 그 보고를 왜 이제야 하는 거야?” 은빛 제일기사가 우려하던 돌발변수가 드디어 터진 것입니다. “저희들도 지금 발견 했습니다. 위장막에 가려져 있어 확인이 안되었던 모양입니다. 모두 다섯 문입니다.” 통신이 이루어지는 순간에도 사방으로 포탄이 날아들었습니다.
“전군은 참호로 대피 하도록... 병력손실을 최소화 해야한다.” 빛의나라 진지에 있는 모든 마우스들이 참호 속으로 신속히 대피 했습니다. “지금 적들이 다섯 문의 대포로 마구잡이 사격을 가하는 와중에 기존 포대들이 전진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뭐야? 모든 포대들이?”, “예, 이대로 방치하면 오분후 전진배치가 완료되어 강력한 포진을 형성할 것 같습니다.”, “지금 적 포탄이 떨어지지 않고 있는 지역이 있는가?”, “예, 우익 쪽은 아직 포탄이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포탄이 지척에서 떨어지는 와중에도 은빛 제일기사는 냉철함을 잃지 않고 상황을 이끌어 갑니다.
“좋아, 이제부터 포탄이 떨어지지 않는 부분의 포대만 사격에 참가한다. 포탄이 날아오면 즉시 참호로 대피하는 것을 반복하며 사격을 실시하도록... 관측소, 사격 가능한 포대에게 좌표를 통보하도록 하라...", “예! 알겠습니다.” 다섯 문의 대형포로 인해 팽팽하던 균형이 깨지고 검은 군단의 파상 공세가 시작 되었습니다.
여기저기서 포탄이 터지고 파편과 함께 흙이 튀어 오릅니다. 그런 와중에도 빛의 나라 진영에서 간간이 대포를 발사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관측소, 적 포대의 규모는 어느 정도 인가?”, “예 대략 우리의 1.5배 정도입니다. 약 삼분 후면 전 포대가 유효 사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거리까지 전진 배치 될 것 같습니다.”
“우리 진영의 연막 효과는?”, “검은 군단 진영을 향해 우주의 어둠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어 완벽하게 은폐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관측소 에서도 표적 확인이 불가능해 질 것 같습니다.” 다행인 것은 우주의 빛이 점점 많이 유입되어 어둠이 깔리는 지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락병들은 지금 즉시 각 포대로 출발해서 다음 지시사항을 전달해라... 빠른 시간 내에 모든 병력과 물자를 전방 1km 지점까지 전진 배치하도록... 그리고 별도의 명령이 하달될 때까지 조명이나 소리 등 적 에게 탐지될 만한 행동을 일체 삼가해야한다.”
명령이 떨어지자 빛의 나라 병사들이 대포와 각종 물자들을 이끌고 신속히 전진했습니다. 주위에서 폭발하던 포탄 터지는 소리가 이제 조금씩 뒤로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약 삼십분 후 빛의 나라 전 부대가 1km 전진해서 비밀리에 진지구축을 완료했습니다.
어둠나라 진영의 모든 포대가 전진 배치되어 사격에 가담 했는지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포탄발사소리가 너무나도 가까이 들려 고막이 멍멍해 집니다. 한편, 왕궁 수비대 진영에선 개전 이래 처음으로 승기를 잡은 터라 각 지휘관들의 표정에 화색이 돌기 시작 했습니다.
“각 포대의 전진 배치도 완료 되었고 한 삼십분 정도만 더 포탄을 퍼부으면 적들을 모두 섬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참, 적 통신 감청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귀닫고 전쟁을 치루는 겪이라 너무나도 답답했던 검은군단 지휘관들이 오매불망 바라고 있는 것이 바로 박쥐 마우스들의 생체전파 입니다.
“예! 우리 측에 협력하는 대여섯 명의 박쥐마우스 들이 감청을 하고 있는데 모두 평문으로 통신을 하고 있답니다. 지금 아군 대형 포에 의해 적들이 적잖이 당황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미 삼십분 전에 적들의 모든 통신이 끊긴 상태랍니다.”
“삼십분 전이라니? 그렇다면 우리의 포격이 개시되자마자 적의 통신기능이 마비되었단 말인가?”, “그건 그렇고 이상 하게도 적 진지에선 포탄 한발 날아오지 않는 군요”, “벌써 전멸 되었나? 그정도 작은 병력으로 아까와 같은 대규모의 화력을 보여줄 수 없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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