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나 어떤 나라에서나 기존체제에 소외된 사람들의 아픔이 있기 마련입니다. 국가라는 구조 자체가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지름길을 선호하기 때문인데요. 소수를 위해 다수가 지배당하는 독점적 권력체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현재 자유민주주의를 지고지선으로 내세우고 있는 나라들도 이런 모순적 갈등을 여전히 내재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죠. 어쩌면 가장 완성도가 떨어지는 충돌구조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일까요? 혁명을 주장하고 또 한쪽에서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모든 나라에서 늘 있는 그렇고 그런 연례행사일 뿐이지만 강대국들이 둘러싸고 있는 한국에서 만큼은 돌다리를 두드려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민족의식이 있고 자존감이 강한 사람들 절대다수가 언급해 마지않는 동학혁명은 자랑할 만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실패했던 이유를 되새기지 못할경우 희생의 의미조차 찾기 힘든것 또한 엄중한 역사의 과제죠.
왕정체제에 반발한 동학혁명이 외세진입의 빌미를 주었다는 비판의 근거였던 지정학적 구도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고 국제사회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중앙정부의 무능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다만, 다른것이 있다면 딱 하나 남북으로 분단되어 반쪽만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인데요. 핵무장에 성공한 후 초강대국 미국과 대등한 협상을 벌여 나가고 있는 북한을 선망과 질시가 뒤섞인 시각으로 바라만 봐야하는 것이 다겠죠.
국가사회는 법이라는 약속으로 묶여진 집단입니다. 그 계약이 불합리 하다고 하루아침에 깨버릴 수 있는 간단한 규모가 아니죠. 설사 쉽게 파기할수 있다고 칩시다. 오늘의 체제를 내일이 내던질 가능성만 더 높아질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사회가 유지되는한 느리더라도 법테두리 내에서 목소리를 내고 움직여야 하는 겁니다. 국가보안법도 마찬가지죠. 반체제 세력이 권력을 쟁취할 경우 그때도 국가안보를 등한시 할 수 있을까요?
제정한 목적에서 이탈해 권력안보를 위해 부역했지만 911테러이후 미국이 급조한 애국법 만큼이나 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기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있는 것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자주국가를 만들어 놓으면 무엇으로 나라를 지킬 수 있을까요? 법이 뒷받침한 안보적 움직임이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아야 하는데 그 근간이 될 수 있는 것이 국가보안법이죠. 물론, 소극적 개념을 가진 보안을 안보로 바꿔야합니다.
이러한 준법대항에 반감을 가지신 분들도 많겠지요. 그렇게 하면 정치기득권만 땅짚고 헤엄치게 만들어 준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당연한 지적이고 지금까지는 변함없이 그래왔었습니다.
하지만 미국발 경제위기가 휩쓸어 가는 방향을 바라보는 분들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자칫하면 국가해체 위기가 들이닥칠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식량과 에너지를 확보하지 못해 국가 기간망과 민생이 정지되면 무정부 상태가 되겠죠.
그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때가 되면 군대 무용론자인 천하의 강의석군도 총칼을 잡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요. 국가가 보호해주지 못하면 개인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하는 시기가 오겠죠.
국가의 법체제가 무력화 된 무법천지를 겪게되면 악법이 왜 법대접을 받았는지 절실하게 느끼게 될텐데요. 국가붕괴 이전에 혁명과 체제전환을 시도하며 기존 법질서를 무너뜨리려 한 세력은 이런 난국을 수습할 명분을 가질수 없게 됩니다.
하루가 다르게 수위를 높여가며 쏟아져 들어오는 미국발 경제기사들은 잔기침으로 끝낼 수 있는 감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 압박수위도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좌파중 민족주의 성향의 사람들과 생각을 나눈것은 향후 있을 북한과의 체제대결에서 남한 민초들의 입장을 대등하게 두둔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서로 말이통하는 이념적 접점이 있어야 대화가 되니까요.
하지만 실망감도 적지 않군요. 우리 민족의 천지인 개념은 셋중 어느하나를 아래로 놓거나 높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 서두른다고 하늘이 마음을 움직이고 땅이 따라오는 게 아닌데 달려가는 마음을 붙잡지 못하고 있는것 같네요.
한국의 입장에서 천지인을 나눈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은 주변을 둘러싼 강대국들이고 땅은 한국사회 내부의 오합지졸 정치상황이며 인은 국민이 되는데요. 이러한 구조로는 우리 국민들의 움직임이 변수도 되기 힘듭니다.
이걸 미국에 대입해 보면 하늘은 주변에 있는 만만한 나라들이고 땅은 자본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도모하는 정치이며 인은 어리버리한 국민이 되겠지요. 이런 구조라면 각성한 국민이 움직여 땅을 갈아엎고 하늘을 평정할 수 있습니다.
진인사대천명 이지만 한국이 처한 위치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리는 것 이외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하늘이 움직이면 그에 순응하고 땅이 무너지면 그것을 메꾸는 역할이 주어진 상태죠. 그때가 사람의 시대라고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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