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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정치언론

V... M... W...

진법

 

승리를 기원하는 기호로 사용하는 것이 V형상입니다. 단순한 알파벳 글자이기는 하지만 생김새를 통해 세력전에 필요한 맥을 짚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이 V자를 두개 겹친것이 W고 거꾸로 뒤집으면 M자가 됩니다.

 

마주싸우는 두개의 세력이 있을때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자기진영의 힘을 적절하게 위치시키는 것이 진법입니다. 어떠한 형태의 진법도 그 중심이 있기 마련이고 이 급소의 위치를 파악하면 그 싸움의 성패는 이미 나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전력의 배치가 "-"자 형이든 "V"자 형이든 가운데가 종심이고 이곳을 돌파해 양쪽으로 갈라 고립시키면 세력은 토막나게 되지요. 토막난 세력은 양측면은 물론이고 후방까지 방어해야 하는 부담을 추가로 가지게 됩니다. "-"자형 방어시 전면에 모두 집중시킬 수 있던 전력이 잘게 토막나 1/8로 줄어드는 셈이죠.

 

이러한 "-"자 방어선의 종심약점을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V"자 형입니다. 종심을 건드리려고 들어가면 갈수록 양쪽날개의 협공으로 괘멸당하는 함정이 도사리고 있는데요. 적당한 지형지물이 확보되거나 상대전력과 대등할 때 사용할 수 있는 포진입니다.

 

국가 내부의 세력싸움

 

위에서 살펴본 두가지 기초적 진법은 양세력의 관계가 형성되기 이전의 완전단절 상태에서 죽기살기로 싸워야 하는 형태입니다. 어느 한쪽이 상대를 점령해야 싸움이 끝납니다. 결과가 명확하기 때문에 양진영 모두 이겨야 한다는 목표를 향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게 되지요.

 

그런데 세상이 이렇게 단순하게 돌아가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국가 내부의 이해관계 갈등은 총칼이 아닌 정치권력 다툼으로 해결해야 하는 제약이 작동합니다. 그래서 부부싸움 처럼 칼로 물베는 다툼이 끊이지를 않지요. 축구 경기처럼 오늘 지고 내일 이기고 모레 또 싸워야 하는 연례행사가 됩니다.

 

이러한 싸움은 "="처럼 일자형 포진으로 마주 싸우거나 "< >"같은 V자형 포진으로 대치하는 단순형태에서 머물지 않습니다. 국가사회 내부에서 서로 자기세력을 넓히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벌이게 되는데요. 서두에 거론했던 MW형이 그것입니다.

 

하방형을 가진 M형과 상방형인 W형의 차이가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두가지를 같은 것으로 설정해 이야기의 범위를 좀 축소하겠습니다. 편의상 W형을 가지고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좌측의 V는 진보, 우측의 V는 보수로 설정하구요. 이둘이 국가사회 내부에서 W형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가정합니다.

 

한국처럼 국보법이 일방적 편을 드는 사회에서는 우측 V에 해당하는 보수들이 상대적 우위를 보이게 됩니다. 이들이 이념공세를 통해 그동안 점령했던 부분이 W의 중간 지점에 있는 양쪽 V의 접점이었습니다. 이 맥점을 차지하면 우측 V는 물론이고 역으로 치고 내려가 중도진보를 편입해 " /V "를 형성하게 됩니다.

 

그동안 한국 보수들이 이념공세로 우위를 점령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여론의 중심을 점령해 진보측의 날개 하나를 잠식해 버렸기 때문인데요. 진보의 V자 형태세력중 좌측은 극좌, 우측은 중도 좌파로 보면 되고... 보수의 V자 형태중 좌측은 중도우파, 우측은 극우로 보면 됩니다.

 

촛불의 역공

 

이러한 전가의 보도가 칼자루 위치를 배신해 버린게 이번 촛불집회 사건입니다. 삼대 일간지라고 칭하는 조중동이 무력화 된 이유가 여기에 있는데요. 무이념무정파의 비폭력 노선을 견지한 소고기 재협상 구호가 사실상 W의 중간지점을 점령하는 신의 한수였기 때문입니다.

 

약간 주춤하고 있기는 하지만 진보세력의 좌측 V는 물론이고 중도우파인 "\"를 차지해 "V\"형태로 전세를 역전시켜 버리자 영원한 공격수일 것만 같았던 조중동이 수비에 급급하게 된 것입니다. 이W의 급소가 바로 한국정치의 권력뇌관인데요. 그 천기가 노출된 겁니다.

 

현재 여론 부동층이 좌우를 능가하는 막강한 규모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W의 중간점에서 뻗어 내려간 중도좌파와 중도우파 사선의 길이가 극좌우 사선의 크기를 추월한 상태죠. 극좌로 볼 수 있는 진보신당등이 제도권에서 버림을 받았고 극우로 볼수 있는 한나라당이 곤경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친소 싸움의 향방은 이 W의 중간점을 누가 차지해 상대방을 공략하는 가에 달려있습니다. 전열을 정비한 정부여당과 조중동이 옛 고지를 탈환하면 그들이 승리할 것이고, 아직도 비폭력을 견지하고 있는 촛불이 이고지를 사수하고 야당들이 가세하면 상대방을 소수극우로 축소시켜 이길 수 있겠지요.

 

이제 천기는 누설되었습니다. 노출된 맥점을 전략적으로 차지하는 데 성공하는 쪽의 손을 역사가 들어주게 될겁니다. 요즘 삼대일간지를 보면 우왕좌왕하는 조중동의 공포가 여실히 읽혀지는 데요. 보수정권 창출성공에 들떠 밥그릇 다툼 하느라 맥점방어를 너무 소홀히 한 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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