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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정치언론

혁명의 독배

혁명의 로망

 

체 게바라 하면 지루한 현실을 벗어난 모험가적 낭만을 연상케 합니다. 그를 상품화한 자본주의의 상술 덕분이겠지요. 하지만 그의 실제 삶은 치열했다고 합니다. 총알이 날아다니고 폭탄이 터지는 전장에 들어서는 사람은 낭만을 버리고 목숨부터 부여잡게 됩니다. 평화로운 삶이 체 게바라의 낭만을 동경하는 것 뿐이죠.

 

우리가 한동안 손가락질 했던 인물들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전쟁판을 벌일까 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던 네오콘들이죠. 대부분 군대 근처도 갔다오지 않은 사람들 이었습니다. 전쟁이 뭐고 죽음이 뭐고 총탄이 쏟아지는 공포가 무엇인지 모르는 자들이 더 전쟁광적인 행동을 일삼죠.

 

비단 그들만이 아닙니다. 한국에서 탱크몰고 북진하자고 떠드는 사람치고 병역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사람이 드물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국적으로 갈아탔던 사람들까지 공무원으로 발탁하고 있더군요. 전쟁에 대한 현정권의 태도가 어떠할지 충분히 알수있는 사례들이죠.

 

혁명은 국가간의 충돌보다 강도가 약간 낮은 전쟁입니다. 일종의 내전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전쟁이건 내전이건 간에 무력이 행사되고 총칼에 의해서 승패와 질서의 향방이 갈리는 것은 똑같습니다. 승리를 할 경우 이것만큼 확실한 목적달성 수단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혈기가 넘칠수록 전쟁과 혁명을 꿈꾸죠.

 

국제경제

 

갖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땜빵하고 있지만 미국경제는 기워놓은 누더기를 숨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공황을 운운할 정도지요. 이 미국이라는 대국이 국제경제계의 타이타닉입니다. 독자적 경제기반을 갖추지 못한 다른 모든 나라들은 그 위에 탑승한 승객들일 뿐입니다. 거기서 도박도 하고 거래도 합니다.

 

선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인 벤 버냉키 입니다. 공황 전문가라고 하는군요. 대공황 위기가 닥치는 시기에 그가 선장으로 임명되었다는 것이 의미심장 하다고들 합니다. 이코노 타이타닉 (Econo Titanic)호는 그위에 지어진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커다란 구멍이 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이코노 타이타닉호에 구명정이 단 한척도 없다는 것입니다. 설사 있다고 해도 당장 갈아탈 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이 맞이해야 할 막다른 운명이죠. 주식, 펀드등 각종 파생상품으로 도박을 즐기는 데 정신이 팔려있던 승객들은 새로운 배를 건조할 기회를 탕진해 버렸습니다.

 

아직은 못질로 기우며 버티고 있지만 그로인해 배가 조금씩 기울고 흔들리기 시작해 정상적인 거래마저 움추러 들고 있습니다. 이상태로 간다면 대공황이라는 거대한 암초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경제를 아는 분들의 중론입니다. 그것도 별로 멀지않은 거리에서 진로를 가로막고 있다는 군요.

 

북핵향방

 

오늘 일단의 미국무부 관리들이 북핵협상 실무수행을 위해 북한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북한에 대해 큰소리 치는 남한정권과는 다르게 미국은 상당히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더군요. 달리 말하면 남한이 북한과 협상할 무엇을 가지고 있지 못해 소리라도 질러보는 형국입니다.

 

아시다 시피 남한 정권은 미국이 하라고 하면 하고 말라고 하면 마는 존재죠. 이번 소고기 협상도 미국대통령을 만나러 간 시기에 다 양보하고 다 들어주었습니다. 이런 남한정권이라면 북핵협상을 진전시키는 미국과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없습니다. 큰소리는 남한 내부용이라고 보면 되겠지요.

 

핵무기를 시험해도 협상, 미사일을 대량으로 발사해도 협상, 시리아와 핵관련 교류가 있었다고 미국 스스로 폭로해 놓고도 협상입니다. 중국을 압박, 고립 시키기 위한 외교적 접근이라고 단순하게 해석하기에는 북한의 행동 수위가 너무나도 높지 않은가요?

 

행동대 행동으로 빠른 시일내에 결말을 보자는 북한의 요구대로 진행되어 가는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응하는 미국의 기술적 외교행보가 어떻게 시간을 벌수 있을지 주목이 됩니다. 그렇지 못하면 올해안에 결론이 나겠지요.

 

남한정권의 운명

 

경제를 보아도 그렇고 핵협상을 보아도 그렇고 올해안에 감당하기 힘든 변화가 예상됩니다. 미국경제의 탓으로만 돌리기엔 한나라당과 이명박 후보의 경제대통령 선거구호가 너무 진한 잉크냄새를 풍기고 있습니다. 북핵협상 결과 또한 국제무대로 급부상하는 북한에 가위눌린 보수들의 반감을 떠안게 만들겠지요.

 

곳간에서 민심 난다고 하는데 밀가루 값이 벌써 뜀박질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물가관리 품목이 줄줄이 메뚜기로 변하고 있더군요. 이렇게 폭등하는 물가위에 미국부동산 폭락 도미노를 맞은 아파트값 붕괴가 덮치면 일년안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대접이 달라지는 마당에 남한정권 홀로 대북 적대정책을 펼수는 없을겁니다. 결국 우측깜빡이를 끄고 좌회전 하게 될겁니다. 국제무대로 뛰어오른 북한은 중공업 기반의 산업저력과 경제적 가치를 유감없이 발휘해줄 자원을 가지고 일취월장하게 되겠지요.

 

다급하게 경제적 활로를 찾아야 할 남한정권이 뒤늦게 뛰어들어 봐야 배떠난 뒤일 것입니다. 결국 대북경협의 중요성을 주장해온 진보들에게 비난을 받을 것이고 실리를 얻지도 못하며 북한에 매달리는 데 분개한 보수들에게도 버림을 받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이게 어정쩡한 정권을 가진 남한의 비애죠.

 

혁명의 독배

 

이러한 정황 때문에 일부의 혁명주장이 위험한 것입니다. 현 정권은 일년안에 최대의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중 하나가 정권을 강화해 줄 수 있는 계엄선포죠. 그냥 앉아있다가 하야압력에 직면하느니 계엄을 활용해 철권통치로 가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아 질겁니다.

 

인터넷에 혁명을 선전선동하는 글이 도배되고 이것을 일반 국민들 다수가 알게될 경우 권력집단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를 가져다 줍니다. 미국산 소고기수입 전면허용은 이미 저질러 졌고 의료보험 민영화, 공교육 파괴등 극도로 민심을 자극하는 일들을 벌이면서 지금같은 막말로 염장을 질러 대겠지요.

 

그러면 가만히 있을 국민들이 아닙니다. 집단성명서도 발표하고 시위도 열겁니다. 만약 대규모 시위에 일부 불순세력이 섞여 들어간다면 폭력이 발생하겠지요. 언론은 전경의 부상만 집중 보도할 것이고 현장에 있던 피해국민과 동료들은 울분에 떨겁니다. 현정부의 언론장악 노력을 경시하지 마십시요.

 

결국 소요사태로 발전할 것이고 그 와중에 전투경찰의 사망이 발생하면 곧바로 계엄입니다. 그러면 언론은 완전히 통제되죠. 정부가 내보내라는 것만 내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국민의 눈과 귀가 가려지고 곳곳에서 무력폭동이 발생했다고 발표하면 그런가 보다 해야 겠지요. 광주 민주화 운동을 기억해야합니다.

 

전시작전권을 보자

 

문제는 여기서 부터 입니다. 전국이 준 전시상태인 계엄으로 들어간 와중에 서해상에서 북한과의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곧바로 전시상태가 되어 버립니다. 전시상태가 되면 전작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에게 모든 권한이 넘어갑니다. 한국이 끼어들어 봐야 형식적인 들러리일 뿐입니다.

 

전작권이 발동되고 각지방의 소요사태가 극심하다는 핑계로 진압지원 명목의 일본 자위대를 끌어들여도 국민들은 손놓고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되죠. 필명 개굴이네집 양현구님이 주장한 한미일 군사동맹 기류가 수면위로 떠오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동력은 사태가 이렇게 전개되어야 제공됩니다.

 

그런데 이것만 가지고는 좀 명분이 모자랍니다.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는 사실인 한국군에게 혁명을 요구하던 일각의 움직임을 군 일부와 연계시켜 상당한 규모의 군병력이 이들의 쿠데타 모의에 가담했다는 사건을 만들어 내면 일본군대의 한반도 재진입은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습니다.

 

상기합시다. 베트남 전쟁의 빌미가 되었던 통킹만 사건, 2차대전 확전의 빌미가 되었던 진주만 사건... 이러한 것들이 말해주는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학습해 놓은 우리가 혁명을 운운하는 자충수를 둘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국내부의 혁명운운은 독배에 불과합니다. 역사의 걸림돌이죠.

 

삼각이익 집단

 

한국보수세력, 일본, 미국의 네오콘 이 세세력은 한반도의 해빙이 달갑지 않을겁니다. 냉전기류가 흘러야 무기도 팔아먹도 그 거래를 통해 로비자금등의 떡고물도 챙길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죠. 이들이 작정하고 덤벼든다면 위와같은 위기상황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다만, 그렇게 조장해 나갈 여건이 아직 안되어 있을 뿐이죠. 그런데 거기에 한도움 하자는 혈기방장한 혁명전사들이 계시더군요. 이분들이 간과한 게 있습니다. 바로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죠. 이들은 미국 본토의 네오콘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군부집단 입니다.

 

경제까지 두루 신경써야 하는 미국 대통령과 국무부의 입장과는 달리 당장 자신들의 호주머니에 들어오는 이익에 골몰할 수 있는 세력들이죠. 이들이 작당을 해서 남한의 소요사태를 촉발하고 그것을 기화로 상황을 악화시켜 놓으면 미국전체가 경제고 뭐고 돌볼 겨를도 없이 빨려들어 갈 수 있습니다.

 

북핵협상이라는 북미간의 공방에는 이러한 반작용이 수반됩니다. 그것을 살피지 못한다면 일본의 재무장을 촉발하고 한반도를 위기에 빠뜨리는 동시에 국제정세를 삼차대전 가까이 끌어다 놓게 될것입니다. 싸움중의 으뜸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고 혁명중에 으뜸은 무혈혁명입니다. 희생이 필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