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만사/정치언론

무현 노투아네트

오늘 통합신당의 대선후보가 결정되었습니다. 대통령과 친노세력의 격렬한 저지를 뚫고 대권에 한발 다가선 정동영의 돌파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 갈채는 어디까지나 현직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밀어주는 후보를 넘어선 전투력에 대한 것일 뿐입니다. 흔쾌히 지지할 만한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했기에 가려서 살펴보겠습니다.

 

이제 정동영 하면 막강한 조직력이라는 수사가 항상 따라다니겠더군요. 하지만 말이 조직력이지 일개 정치인이 대통령과 정부를 구성했던 참모진들이 참평포라는 유사정당을 기반으로 내세웠던 경쟁자를 넘어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경선중 후보 사무실 압수수색 시도라는 초유의 일만 보더라도 상황이 어때했는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지요.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노무현 디스카운트가 강력하게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이야기 했을 때 노빠들의 반응이 재미있더군요. 무슨 악담을 하는 것이냐는 항변과 함께 노무현 정신을 모르니까 하는 소리라는 가르침까지 다양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극화에 대한 변명으로 들고 나오는 것이 경제지표였습니다. 펀더멘탈이 튼튼하다나?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 및 여당의 일부 친노 정치인들이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국민과 야당의 지적에 대항했던 펀더멘탈을 이제는 그 추종자들까지 들이대더군요. 이러한 모습들을 보면서 퍼뜩 떠오르는 말이 있었습니다. 바로 굶주린 백성의 하소연에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라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했던 역사적 무개념이 생각 나더군요.

 

경제수치가 아무리 좋다고 해도 그 성과가 자본이나 기업이 아닌 개인들에게 흘러 들어가야 내수가 살아납니다. 고용 유연성을 위한다며 비정규직을 대거 양산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의 정책이 더해지면서 날이 갈수록 살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현재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은 자본과 기업의 실적을 대변하는 펀더멘탈만 들이댑니다.

 

이거 무슨 마리가 과자먹어 앙~ 하는 것도 아니고 무현비판은 노~ 라는 말인지... 노무현 대통령은 이미 사회 상층부로 올라서는 데 성공한 사람입니다. 전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는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귀족적 지위와 다르지 않지요. 그런 사람이 체감경기가 싸늘히 식었다는 소리에 자본과 기업들의 것에 불과한 펀더멘탈을 덮으면 된다는 소리를 하기 때문에 민심이 이반된 것입니다.

 

이것이 확인된게 이번 통합신당 경선결과 입니다. 만약 노무현 정권이 이러한 민심에 경각심을 가지고 반성하는 기미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다음번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는 더 가혹한 결과를 만들어 내겠지요. 임기중 임대아파트에서 살고싶다는 소리를 했던 노무현 대통령입니다. 그의 고향사저가 대규모로 신축되고 있는 봉하마을 소식을 서민층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어쩌면 우리는 21세기에 환생한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현 노투아네트라고 할까요? 아니면 친노 빠투아네트라고 해야 하나요? 마리 앙투아네트의 말로가 어떠했는지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들이 권력을 놓지 않기위해 끝까지 역사의 수레바퀴앞에서 항거한다면 정말 마리 앙투아네트의 일생을 생방송으로 지켜보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