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탈당
손학규 전지사의 한나라당 탈당으로 각 정파의 계산이 분주해졌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적극적인 공세로 제2의 고건을 노리고 있는 듯 하더군요. 한나라당도 비난일색의 격노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왜 손학규의 탈당이 중요한지는 한나라당의 반응를 들여다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박근혜등의 집권이 나쁠것 없다던 친노계열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도 판단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 두 집단의 반응이 묘하게도 일치하지요? 어떠한 이해관계가 두 앙숙의 목소리를 같게 만들었을까요? 전부터 이것이 궁금했었습니다. 왜 개혁을 한다던 참여정부가 수구정당과 연정을 이야기 했었을까요?
손학규 전지사의 탈당 성명서는 한마디로 반한비노였습니다. 한나라당을 군정의 잔당과 개발독재의 잔재라고 평가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무능한 진보의 대표주자라고 반박했죠.
오늘 지지율 10%를 무난하게 돌파했더군요. 대략 40%선에 이르는 관망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정치적 청산과 민생을 내세우는데 일단은 성공했다고 보여집니다. 개혁을 정치적으로 거래하던 한나라와 정부여당의 급소죠.
두 집단은 사학법을 중심에 놓고 줄다리기를 해왔습니다. 민생법안이 또다시 임시국회로 넘겨졌지요. 반드시 처리하겠다고는 하지만 어디 한두번 속았습니까? 제 예상으로는 3월 말이나 4월 초까지 싸워댈겁니다.
정부가 개헌을 들고나오면 사학법은 제껴놓고 민생을 볼모로 삼겠지요. 그렇게 혼란스러운 틈을 타 한미 FTA가 담넘어 갈겁니다. 이렇게 잘 짜여진 수순에 찬물을 끼얹으며 손학규가 탈당을 했으니 아니 불쾌하겠습니까?
민생파탄의 책임을 같이 뒤집어 써야하는 여야의 진흙탕 싸움에서 혼자 벗어나려고 하니 괘씸한 것이지요. 이제 정부여당과 한나라당은 정치적 책임없는 한미 FTA 체결을 단념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오는 4월부터 발효되는 방송법 개정을 통해서 친위언론을 만들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차기 대통령이 개발독재를 추진할 수 있는 고속도로를 만들어 놓고도 한나라 집권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이들입니다.
물론, 손학규는 한미 FTA를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민생 때문입니다. 여야가 저렇게 싸울 예정이었는데 해당 정당의 외곽에 유력 정치인이 있으면 어부지리를 얻게 되지요.
노무현 대통령의 보따리 정치론에 민생을 파탄시킨 무능한 수장으로 반격하자 주춤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손학규는 민생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가면 갈수록 당분간 반사이익을 얻을 겁니다. 여야간의 끊임없는 거래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민심이 손학규의 독립을 요구한 겁니다. 민생을 입에달고 있지만 거래조건으로 전락시킨 한나라당과 직권상정을 해도 되는 명분을 팔아먹고 있는 정부여당의 장사질에 신물이 나버린 겁니다.
이제 민생을 정치적 거래수단으로 삼기는 힘들것 같습니다. 정치진영에 매몰되어 누구를 지지하고 비토하는 것은 정치 모래배일 뿐 유권자의 정치태도가 아닙니다. 마땅한 요구를 관철시키는 것이 진짜 유권자의 존엄한 정치력이지요.
한나라당 내파전략
개굴님이 올려주신 글 속에서 미국의 내파전략을 배웠습니다. 제국주의가 교묘하게 이용해서 손안대고 코를 풀어버리던 아주 유용한 방법이더군요. 그래서 머리속에 갈무리를 해두었었습니다.
이러한 전략을 정치에 응용하면 어떻게 될까 궁금하던 차에 손학규 전지사가 탈당을 하더군요. 그 순간 번뜩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바로 내파전략 이었습니다. 이것을 한나라당에 적용하면 어떻게 될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대표와 이명박 전시장의 대결이 한층 격해지고 있습니다. 박근혜 진영이 도덕검증을 다시 들고 나오더군요. 이것이 한나라당이 내파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겁니다.
위에 언급한대로 손학규 전지사는 한나라당과 정부여당이 뒷거래를 하든 대립을 하든 항상 민생이라는 어부지리로 지지율을 올릴 수 있는 고지에 올라선 상태입니다. 손자가 자리를 잘 잡으라고 했는데 일단 성공한 손지사 입니다.
이렇게 손학규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세를 확산시키기 위해 이명박 때리기에 나설것이 분명합니다. 여기에는 정부여당도 동조를 하겠지요. 적의 적은 아군이니까요. 결국 사면팽박에 지지율 거품이 서서히 빠지기 시작할겁니다.
만일 8월 경선 이전에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거나 박근혜의 지지율이 높아지게 되면 이명박 진영은 탈당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탈당의 명분이 없다고 하겠지만 정치를 모르는 너무 순진한 생각입니다.
배이상 차이가 나던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가 박근혜 진영의 후보검증 음해 때문이라며 뛰쳐 나가면 누가 뭐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경선의 방법은 받아들였지만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얼마든지 탈당할 수 있는 구멍이 있습니다.
이인제 구도가 다시 재연되겠지요. 그러면 한나라당은 또다시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이명박 진영은 이해관계의 배수진으로 너무 많은 배팅을 해놓았습니다. 끝까지 갈 수 밖에 없지요. 알면서도 가야하는 처지입니다.
일단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면 낙선을 한다고 해도 고강도의 정치자금을 조사받는 일을 면할 수 있습니다. 만약 내사가 시작되면 정치탄압이라며 당선자도 조사하자고 하면 흐지부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못먹어도 가는 겁니다.
만만치 않은 세를 규합했던 정치인 에게는 어두운 세력들의 음성적인 정치자금이 몰리기 마련이거든요. 또한, 당선이 유력해 지면 보험력을 확실하게 끌어올리기 위해서 더 몰려듭니다. 낙선자나 당선자나 정치자금엔 올가미를 차는 거지요.
그래서 박근혜가 대선후보가 되면 한나라당이 갈라질 것이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 완충 역할을 했었던 것이 손학규 였지요. 이명박 진영이 모자라는 지지율을 중도에서 찾으려 했는데 이걸 손학규가 가지고 나간겁니다.
아직 이명박 지지율이 대거 빠지지는 않았지만 손학규의 지지율이 올라가면 갈수록 이탈 세력이 많아질 겁니다. 더욱 결정적인 핵폭발은 이명박의 대표적인 공약이 될 대운하 구상입니다. 이게 무력화 되면 그야말로 개털이 됩니다.
만약, 대운하 구상이 다음 세대들의 짐이 되지 않는 발전적인 개발정책 이었다면 이명박의 지지율은 50%를 넘어 60%를 기웃거리고 있을겁니다. 그만큼 효자노릇을 하고 있지만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지요.
그 문제점과 비현실성을 직시하고 있는 사람들도 건설경기 부양에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어 가는 시점에서 향후 5~10년의 건설경기를 지탱할 호재가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필요성이 가장 강력한 요소입니다.
대운하 구상이 표면에 내세우고 있는 물류문제 해결과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건설경기 부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고 나아가 다음세대에게 도움이 되는 발전적인 대체 공약이 나온다면 이명박 전시장은 30%대의 지지율도 힘들겁니다.
민심이 손학규를 끌어 내는데 성공했으니 다음 수순은 한나라당 내파가 되겠지요. 하늘의 뜻은 그렇게 도도하게 흘러갑니다. 그래서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 했겠지요. 정치 9단을 넘어 신의 경지에 도달하려면 정치인은 정도를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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