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제도적 룰을 지키는 당이 아닙니다. 집권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소리가 한두번 나온게 아니지요. 그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 한나라당의 유력주자 들입니다.
특히 박근혜 전대표의 정치적 감각은 다른 사람들의 추종을 불허하는 것 같은데요. 현재의 지지율 추세로 볼 때 조기에 치루어질 6월 경선은 박전대표에게 상당히 불리합니다. 그런데도 반대를 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두배 이상의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고 있는 이명박 전시장은 조기경선을 통해 한나라당 내부의 후보검증 움직임을 제거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을겁니다.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을테지요.
그런데 대선을 다섯달이나 앞둔 상태에서 후보로 결정되는 것이 이명박 전시장에게 유리한 일일까요? 지금이야 잠잠하지만 여당이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고 집중공격을 가해올 텐데요.
여기서 부터 박근혜 전대표의 세심한 계산이 깔리는 것 같습니다. 여당 입장에서는 높은 지지율을 어떻게 해서든 떨어뜨려 격차를 줄여가야 하기 때문에 단계적 시차를 두고 절제된 공격을 가하기 힘듭니다.
만약 6월부터 9월 사이에 이전 시장의 지지율을 끌어내리지 못한다면 이후부터 제기되는 모든 의혹이나 폭로는 정치적 모략으로 인식되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겁니다.
그동안 한나라당이 꾸준히 제기해 왔던 대선 모략설이 참여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파고들어 그럴듯해 졌기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에 불리한 폭로만 나오면 김대업 수법이라고 유권자의 뇌리에 반복주입 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이명박 전시장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이 수면위로 부상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제시되기 시작하면 박전대표 측이 경선시기로 주장했었던 9월 즈음에는 상황이 달라지겠지요.
정인봉 변호사가 치고 빠지기로 1루에 진출해 발걸음이 가벼운 김유찬 전시장 비서를 대주자로 내세웠고, 누구보다 투구폼을 잘 알고있는 대주자 답게 2루 도루에 성공한 상태입니다.
여기까지가 중간계투를 해야하는 박근혜 투수가 이명박 선발투수를 공략할 수 있는 한계선입니다. 말이 중간계투이지 결정적인 상황을 만들어 기적의 구원투수로 나서기 위해서 조기강판 시키지 않는 것이지요.
이렇게 무사 2루 상태에서 여당의 화력집중이 보태어 진다면 이명박 선발투수는 9월 무사 만루상태로 내몰리게 될겁니다. 한나라당이 선발투수의 승리를 보장해 주기 위해서 무사 만루의 위기를 담대하게 맞이할 수 있을까요?
한나라당은 이명박 전시장의 탈당사태를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인제 학습효과는 박근혜 전대표의 뇌리에도 각인되어 있지요. 우선 6월 경선으로 이명박 전시장에게 후보자리를 양보해서 족쇄를 채우려는 것 같습니다.
그런후 아껴 두었던 모든 화력을 총 동원해서 물심양면으로 도와(?) 준다면 반드시 9월의 위기가 발생할 겁니다. 이미 명분을 축적해 둔 상태이니 한나라당 전체가 다시한번 '선거불패'에게 매달리겠지요.
박근혜 전대표의 이러한 일보 후퇴 전략은 여당에게 상당한 고민을 안겨줄 것 같습니다. 이명박 전시장을 완투형 투수로 산정해 세워 놓았던 일발필살의 공략법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입니다.
손학규 전지사 에게는 한점막이(원포인트 릴리프) 기회도 주어지지 않을 듯 하네요. 단 한번의 가일수로 선발투수를 9회 만루위기로 내몰고 한점막이 투수까지 축출해 버리는 묘수가 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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