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경제권 탄생
6자회담을 통한 북미간의 대립종결은 대대적인 변화를 동북아에 몰고올 것입니다. 우선 미국의 제재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던 남북경협이 돌이키기 힘든 수준으로 치달을 것입니다.
또한, 자본주의 대열에 진입한 러시아와 중국의 경제가 비로서 남한, 일본과 완전하게 연결되겠지요. 이른바 동북아 경제권이 북한의 해빙을 통해서 수면위로 급부상할 겁니다.
납북일본인 문제로 한발 물러서 있는 일본은 북.중.러 접경지역에 대한 투자가 가시화 되기 시작하면 여기에 합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바다건너에 있는 비접경국 이라는 단점 때문에 주도적으로 나서지는 않을겁니다.
현재 일본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강점은 경제력입니다. 하지만 북.중.러 접경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어 해당국들이 급성장하면 이러한 격차가 급속하게 줄어들 겁니다. 일본이 소극적인 훼방을 놓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미국 또한 이러한 일본이 밉지는 않지요. 동북아 경제권이 탄생하면 세계경제의 중심이동이 시작되어 변방으로 밀려나게 될테니까요. 그렇게 커다란 그림을 보고 러시아와 중국이 움직이고 있다고 봐야 할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 중국이 얻어내는 실익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그런데도 흑묘백묘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계산이 있다는 것일 것이고 동북아 경제권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겠지요.
해체설이 나돌 정도로 여러가지 난제를 가지고 있지만 취약했던 북.중.러 접경지역에서 경제부흥이 일어난다면 중국은 대대적인 고용창출을 통해 내부문제를 해결할 수십년의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한미 FTA가 체결 된다면 미국은 여전히 세계경제의 중심지에서 버티게 될겁니다. 한국과 미국의 경제가 통합 수준으로 돌아간다면 가장 서러워 지는 것은 일본이 되겠지요.
이렇듯 6자회담은 단순한 핵폐기를 가지고 벌어지는 협상이 아닙니다. 21세기의 경제주도권과 이것을 기반으로 한 각국의 패권향방이 저울질 되는 승부처죠. 그래서 EU까지 관심을 보이고 끼어들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북핵과 한미 FTA 협상
위와같은 이유 때문에 전략적인 찬성론자들은 북핵협상 이후 한미 FTA 협상을 시작하자고 하는 것입니다. 6자 회담이 동북아 경제권을 놓고 벌이는 경제주도권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타결된 6자회담이 실질적으로 이행되기 시작한다면 미국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몰려들 자본들의 행렬을 제재하지 못합니다. 핵을 중심에 둔 대량살상 무기와 테러지원국 이라는 멍에가 명분으로 작용했지만 이게 제거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 FTA를 급하게 체결하지 못하면 미국의 경제패권이 위태로워집니다. 다른 나라들 보다 먼저 남한에 교두보를 만들어 놓아야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에 자리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것 하나만 얻을 수 있어도 한미 FTA를 체결해야 합니다. 소고기나 기타 협상에서 모든 것을 한국에 주고 자국 자본에 대한 운신의 폭만 제대로 확보해도 남는 장사죠. 자본의 이익이 제국의 목숨보다 앞서지는 않습니다.
새로 태동하게 될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에 들어와 발언권을 가지고 달러화의 영향력을 관철시키지 못한다면 EU의 유로화에 이어 통화패권을 삼분할 해버릴 막강한 화폐가 출현하는 것을 막을 수 없습니다.
북한의 채무 90%를 탕감해 준다는 러시아의 발표가 있었습니다. 북한산 우라늄에 대한 매수 우선권을 확보했다고 하더군요. 또한, 이란과 주도적으로 가스OPEC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석유도 많이 가지고 있지요.
러시아가 미국과 다른것은 에너지 수출국 이라는 점입니다. 에너지를 외부에 의존해야 하는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석유, 가스, 핵에너지 세박자를 모두 갖추고 있는 러시아의 루불화도 막강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요.
이미 루불화를 달러에 견줄만큼 안정적인 통화로 키운다는 목표를 공언한 러시아의 이러한 행보는 에너지 영향력을 앞세워 자국통화의 날개로 동북아 경제권 탄생을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이러한 모든 움직임들는 미국의 달러패권을 옥죄어 들어가는 것입니다. 달러의 유통량이 줄어든다면 미국의 화폐가치가 떨어질 것이고 나아가 루불화가 에너지 유통에 가세할 경우 채권도 투기급으로 떨어져 자본유입이 멈추겠지요.
미국이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이것을 피하려면 한국에 매달려 일본과 함께 달러의 지위를 지켜내고 미국 시장을 무기로 중국이 러시아로 기우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자본이 북한에 유입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고 하는 것입니다. 미국 보다는 러시아의 이익과 전략이 북한과 합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 힘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제어하려는 것이지요.
한국의 두가지 선택
남한은 한미 FTA를 서둘러 미국에게 편승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것 같습니다. 이것이 하나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협상 주도세력이 내세우는 적극적이고 미래국익을 우선하는 최상이라고 하는 자신감 만큼 인정해 주기는 힘든 방향입니다.
어차피 미국 자본에 최대한의 양보를 해놓아 동북아 경제권 탄생에 따른 과실을 다 빼앗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왜 금융과 서비스가 찬성론자들이 내세우는 유일한 발전방향인지 이해하기 힘들죠.
현재 대통령까지 나서서 국내에 남아도는 달러를 퍼내야 한다며 외국 부동산 투자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돈이 적절한 외부 투자처를 찾지 못해 국내 부동산으로 몰려들어 홍역을 치루고 있지요.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는 이러한 자본들의 활로가 될것입니다. 대기업들 또한 현금을 쌓아놓고 투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해서 돈벌이 되는 것이 있다면 기업들이 저러고 있을까요?
이렇게 방황하고 있는 자본들만 북한과 동북아 접경지역에 들어가도 됩니다.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로 들어갈 자본들도 있을 것이고 나머지 EU 및 미국에서 투자되는 자본까지 합하면 모자라지 않을것 같은데요.
굳이 금융서비스를 유치해 배우고 성장시키려고 한다면 홍콩같은 금융특구를 만들어도 됩니다. 북한으로 직접 들어가기를 꺼리며 한국을 경유하려는 자본들은 그렇게 해도 어차피 들어옵니다. 나중에 범위를 확장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찬성론자들은 자신감이 그렇게 없고 전략적인 사고가 결여되어 있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반론을 합니다. 도대체 어떤 자세가 자신감 있는 것이고 어떤 시각이 전략적인지 반문하고 싶군요.
전략이라는 것이 단계적 구조를 형성하지 못하고 목표만 제시해 놓는다고 형성되는 게 아닙니다. 찬성론자들은 일단 한미 FTA를 체결하자 이지 그 전후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졸속추진에 밀실야합 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겁니다. 말은 광개토대왕이지만 미국 앞에서 한없이 작아지는 콩간장 이더군요. 협정체결이 우선이 아니라 체결 이후의 국익이 우선입니다. 이것이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협상기초 중의 기초
우리나라 관료들이 일본과 협상에 나설때마다 혀를 내두른다고 하더군요. 그들이 치밀하게 준비한 자료에는 한국 관료 개개인의 자세한 신상명세가 적나라하게 적혀 있다고합니다.
이걸 단순한 참고자료로 삼지 않고 은근하게 보여줌 으로써 일본은 한국 관료들의 기를 꺾어버리는 심리전으로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러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도 알수가 없었겠지요.
일본을 능가하는 미국은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을까요? 아마도 사용하겠지요? 이번 한미 FTA에 참여하는 한국 관료 개개인의 사생활까지 광법위한 자료를 확보하고 있을겁니다.
일전에 미국 간첩사건으로 불거졌던 유명한 기업인과 같은 유형의 정보원이 수만명이라는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의 협상단은 미국 협상단의 손바닥 위에서 내면을 간파당한채 협상이라는 걸 하고 있는 셈이죠.
나라를 들었다 놓았던 X-FILE이 밀봉되었지만 미국의 정보력 이라면 이미 수중에 넣어두고 있을것이 분명합니다. 거기에는 국내 정치권, 재계, 고위관료들의 각종 약점이 들어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무슨 협상을 할 수 있을까요? 무슨무슨 요구를 한다, 이걸 들어주지 않으면 협상은 없다던 소리가 하루만 지나면 이것저것 빼고 요것만 요구하여 협상에 진전을 보았다는 말로 바뀌어 버리고 있습니다.
한미 FTA에 대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입장을 들여다 보면 결코 불리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마냥 질질 끌려가는 것을 무엇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비판론자들이 주장하듯 요식행위로 보여질 뿐입니다.
미국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저는 제조업 강화 일환으로 한미 FTA를 찬성한다는 주장에 한표를 주고 있습니다. 동북아 경제권이 탄생할 경우 북.중.러 접경지역에 막대한 산업설비 및 건설장비 수요가 발생할 것입니다.
이 시장을 놓고 각국이 각축을 벌이겠지요. 가장 유리한 것이 일본입니다. 한국은 아직 산업설비 전반을 자체기술로 완성하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중국과 러시아는 더하겠지요.
일본은 이러한 고급 기술에 대한 한국의 접근을 최대한 견제해서 아직도 한국이 가마우지 역할을 감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반도체 수출이 일본의 반도체 장비와 설비도입 위에 이루어 지는 것이라 남좋은 일만 해주고 있지요.
그런데 세계경제 성장이 지지부진한 이때 동북아에 거대한 설비수요가 발생할 경우 유럽이나 미국의 관련업체들은 손을 놓고 있겠습니까? 이들이 한국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군요.
거대 장치산업은 물류비 부담 때문에 원거리에 수출되기 힘든 단점이 있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의 기업들이 일본과 경쟁하려면 동북아에 생산거점을 마련해야 하겠지요. 선진 기계장치 산업의 입지는 한국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한국의 제조업을 한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은 한미 FTA가 하는 것이 아니라 동북아 경제권의 탄생이 하게되는 것입니다. 일본 가마우지 신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미국이 끝까지 일본에 중심을 두고 한반도에 접근할 경우 한국은 대일본 예속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언제까지나 일본의 그림자도 밟지 못하고 묵묵히 따라가야 하는 처량한 나라로 머물겁니다.
한미 FTA 찬성론자들의 주장이 선진한국 완성입니다. 금융서비스로 성공 한다는 보장을 담보하지 못한다면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는 제조업 완성이라는 동북아 해빙에 주목하는 것이 더 목적에 부합되는 자세입니다.
미국이 그리는 한일간의 역할 구도는 우리에게 바람직한 요구가 아닙니다. 일본을 제조업의 정점에 두고 한국의 산업을 금융서비스로 재편해서 전쟁이라는 수단을 동원하지 않고 과잉제조 능력을 제거하려는 것이 한미 FTA로 보이거든요.
우리나라가 홍콩만한 국가라면 금융서비스로 먹고살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5천만에 육박하는 인구를 가지고 금융서비스로 먹고살 수 있는 나라는 흔치 않습니다. 영국도 그리 잘사는 것 같지는 않더군요.
수십년동안 피땀흘려 이룩한 제조업을 내려놓고 생소한 금융서비스로 발길을 옮긴다는 것은 모험입니다. 삼성전자와 현대 자동차가 견딜 수 있는 환율수준은 외부자본이 무차별 입성하면 단숨에 깨져 버립니다.
저는 감정적인 반미주의자가 아닙니다. 한국의 국익, 장기적이고 안정을 담보할 수 있는 국익을 위협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지요. 미국의 달러패권이 무너지는 것도 바라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제연합을 중심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안정을 인정받고 동시에 군사패권 비중을 줄이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반도를 중심에 놓고 장기전략을 재수립 하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만약, 관성을 이기지 못해 일본을 중심에 두고 끝까지 가려고 한다면 미국의 화살은 부러지고 말겁니다. 로마가 망한 이유는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생명이 다할때가 되면 관절이 굳고 몸이 경직되지요. 미국의 움직임이 어떠한지 지켜볼 시점입니다. 북한 이라는, 북한의 연장선에 있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을 적시하고 대화와 타협이라는 중도노선을 취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일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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