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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국제외교

일극패권 포기를 조건으로 달러지위를 보장해야...

한미 FTA는 불안전한 체제 보장책입니다. 우선 일부의 전망대로 미국의 경제가 갈수록 어려워질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북미간의 협상타결이 항구적인 공존공생을 이끌어내는 수준이 아닐 경우를 감안해야 합니다.

 

미국의 경제가 위태롭다는 것은 모두가 다아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금융서비스 산업의 심리적 마지노 선이 기축통화인 달러이기 때문입니다. 미국경제가 주저앉으면 금융산업은 마비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될것을 전망하면서 한미FTA를 통해서 선진금융을 도입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 있습니다. 제조산업을 보전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한다면 타당성이 있겠지만...

 

한국은 뒤늦게 다른 산업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금융산업에 발을 들여 놓았다가 열매를 따기도 전에 날벼락을 맞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가치가 바닥으로 떨어진 돈을 깔고 앉아서 포기해한 여타 산업의 전략적 가치를 뒤늦게 깨닫게 될 겁니다.

 

또한, 협상 타결로 조성되는 평화적 분위기에서 경제력을 확보할 북한과 이라크전 등으로 누적된 재정적 피로를 풀어버리고 새로운 비대칭 전략 무기를 확보하는데 전력을 다할 미국은 여건만 조성되면 그즉시 칼을 빼들것이 분명합니다.

 

북한과 미국은 그 체제의 속성상 둘 중 한쪽이 무릎을 꿇지 않으면 서로 목숨이 위태로워집니다. 북한이 미국에게 요구하고 있는 첫번째 조건은 자신들의 체제를 보장하라는 거였습니다. 일방적 자본이식을 거부한다는 소리입니다.

 

미국은 일극패권을 추구하고 있는 중이죠. 그런데 이것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걸림돌이 없어야 합니다. 전세계를 앞마당으로 만들어서 모든 나라의 경제를 예속시키고 지구 전체의 기회이익을 손에 쥐어야 달성하는 목표죠.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멸망하지 않기 위해서 이러한 미국의 자본이식을 허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미국의 통제력 밖에서 효율적인 자본축적이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구소련도 해체되지 않았겠지요.

 

이것을 입증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북한의 국가기업 체제입니다. 미국이 가장 꺼림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재벌 체제죠. 이것을 깨뜨리기 위해 갖은 압력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재벌 수백개가 연합해야 가능한 규모의 국가기업이 자본주의 경쟁체제에 등장한다면 여기에 대적할 수 있는 경제 씨스템은 없습니다. 만일 북한이 본격적으로 산업생산에 뛰어들 수 있게 된다면 최고의 경쟁력을 보일겁니다.

 

자원은 물론이고 국가 소유라 매입비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무상의 부동산, 생산성 대비 최저에 달하는 임금은 기업단위에서 따라갈 수 없는 강점입니다. 미국이 왜 다른 나라들의 국가기능을 약화시키려 했는지 답이 나오지요.

 

이 국가기업 체제를 배제하고서는 아무리 기업단위에서 날고 긴다고 해도 한계를 가질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된 미국의 경제체제는 이러한 국가단위의 기업체제가 등장할 경우 체제전환의 압력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과 미국의 대결은 체제의 대결이 되는 겁니다. 북한이라는 국가가 하나의 기업이라고 가정할 때 그 가치는 미국의 마이크로 소프트와 코카콜라등 유수의 다국적 기업들을 다 합해도 견주지 못할 것입니다.

 

이러한 형태의 국가기업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들도 국가에서 기업으로 기업에서 개인으로 흘러가는 단계마다 불어나는 이윤이라는 비용을 제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북한이 체제를 보장받으며 자본주의에 진입하면 미국의 기업 자본주의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북한과 미국의 공존이 가능할까요? 이번 협상이 성공한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한시적인 적대적 공존일 뿐입니다.

 

따라서 한미FTA는 남한은 물론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존속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해법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북한의 성공을 따라가는 국가가 늘어날 수록 미국은 점점 약화될 뿐이겠지요. 한국이나 일본도 마찬가지 입니다.

 

부작용도 많고 한계도 뚜렷한 자본주의 이지만 그나마도 무너뜨려 혼돈이 발생한다면 헤아릴 수 없는 생명들이 댓가를 치루게 될겁니다. 아직은 준비가 덜 되었지요. 그 시간을 벌기 위해서는 미국을 연착륙시켜야 합니다.

 

방법은 국제사회 전체가 마주 앉아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UN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고요. 분열된 한국사회 내부를 치유하기 위해서 대연합이 필요하듯 국제사회도 그러합니다.

 

그렇게 범지구 차원의 군축을 단행하고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힘을 모은다면 제삼세계를 비롯한 모든 국가들의 기초체력을 다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국가간에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FTA가 기업이윤을 최대화 시키는 기득권적 해법이라고 한다면 국제사회 전체가 마주앉아 타결하는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인정과 미국의 일극패권 포기 맞교환은 약자인 개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안전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벌어 놓은 후 도래할 다극화 시대를 준비한다면 자연스럽게 남북문제도 해결할 수 있게 될겁니다. 북한이 국제경제에 성공적으로 진입한다면 어떻게 해야 국가간, 계층간의 빈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지 알수있게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