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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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뿜는 정오만 되면 수많은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해 호수위로 떠오르곤 했었어”
“자연은 자신의 모든 것을 함께 어우러 한쪽이 차면 다른 쪽을 비우고 이쪽이 모자라면 다른 쪽에서 덜어 채우는 균형을 이루어 자신의 흐름을 지키려는 습성이 있다네. 만약 이를 어겨 한쪽을 너무 과하게 채우거나 너무 소비해 비우게 되면 그 균형이 깨져 새로운 질서를 모색 하게 되지. 우리가 정말 피해야 하는 것은 균형을 이루는 이 모든 것 중 하나를 완전히 파괴 하려는 것이야. 균형의 큰 축 하나를 파괴하면 우리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유지해주는 이 대자연 자체가 소멸해 버릴 수도 있다네”
“지난번 우주의 빛을 가두어 빛의 순환을 막은 일도 그 중 하나야”
“이런! 우리가 너무 말이 많았군”
“오늘은 이만 쉬고 내일은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좀 들려 주시게나”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이날 철갑 제일기사는 마을 원로의 아들이 자신의 집 2층에 마련해준 방에서 오랜만에 쾌적한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다음날 오전 일찍 눈을 든 철갑 기사는 그동안 적당히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에서 하늘을 이불삼아 추위에 떨며 여러 날을 보냈던 때와는 다르게 몸이 날아갈 듯 개운함을 느꼈습니다.
오전에 마을 원로의집 앞뜰에서 그 동안 있었던 전쟁 이야기를 듣던 마을 마우스들이 오침을 위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버리자 갑자기 무료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오만 되면 낮잠을 자야 한다니. 참 이상한 마을이로군”
마을을 이리저리 둘러보던 철갑 제일기사는 문득 물고기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여 호수로 향했습니다.
호숫가에서 물속을 들여다보니 정말 거울처럼 맑고 투명한 것이 마을 마우스들이 얼마나 정성스레 호수를 대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속에 커다란 물고기들이 한가로이 헤엄을 치며 물 위에서 자신들을 보고 있는 철갑 기사는 신경도 쓰지 않는 듯 합니다.
“야! 저게 물고기라는 것 이로 구나! 물속에도 저렇게 살아서 움직이는 동물이 있다니”
조금 깊은 곳을 보니 거기엔 더 큰 물고기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고 있습니다.
“어! 저기엔 더 큰 물고기들이 있네? 야! 저것들이 어제오늘 내가 먹었던 그 맛있는 물고기 인가? 모양도 서로 다르고...상당히 여러 종류가 있네?”
좀더 많은 물고기를 볼 욕심에 사방을 둘러보던 철갑 제일 기사는 큰 산 가까운 쪽에 호수 중앙으로 뻗어있는 협로를 발견했습니다.
호숫가를 오른쪽으로 돌아 협로에 다다른 철갑 제일기사는 호수 중앙으로 뻗어있는 좁은 길 양쪽에 상당히 큰 나무들이 빼곡히 늘어서 마치 나무로 터널을 만들어 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리저리 살펴보며 호수 중앙에 다다르니 아까 서있던 곳에서는 보이지 않던 큰 산 아래쪽 부분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곳은 마우스들이 관리를 하고 있지 않는지 곳곳에 낙엽이 수북이 쌓여 있어 마치 둥지를 만들어 놓은 것 같은 것이 눈에 띠었습니다.
그냥 자연스레 형성된 것이 아닌 것 같아 하나하나 유심히 살펴보던 철갑 제일 기사는 깜짝 놀라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습니다.
그 둥지중 하나에 눈 두개가 깜빡이다 철갑 기사의 눈과 마주친 것입니다.



2004-03-09 02:46:38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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