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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와 시/이야기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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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지 못하고 따라오는 아기 마우스들도 있습니다.
이윽고 마을 중간에 들어서자 이 마을에서 가장 큰 집이 눈에 띠었습니다. 물론 버섯으로 만들어 놓은 근사한 집이었습니다.
이곳 뜰에는 마을의 다른 곳과는 달리 어른 마우스 여럿이 모여 심각한 얼굴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러다 철갑 마우스를 발견하곤 경계의 눈빛으로 바라보며 철갑 제일 기사 쪽으로 다가 왔습니다.
“처음 보는 마우스인데. 도대체 이곳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그중 가장 젊어 보이는 마우스가 앞으로 다가서며 입을 열었습니다.
“예, 저는 빛의 나라에서 온 철갑 마우스입니다.”
“빛의 나라요? 거긴 몇 달 전에 하나 동굴이 막혀 왕래를 할 수 없는 곳인데?”
“저는 벌써 일년 전에 이곳으로 유학을 왔습니다.”
“아! 유학생이로군, 한동안 빛의 나라에서 아주 많은 젊은이들이 선진 문물을 배운다고 우리나라로 건너 왔었지. 그런데 유학생중 이곳을 찾아 온건 당신이 처음이요. 그래서 이상하게 생각했던 것이지...”
“사실은 군 징집을 피해 여기저기 떠돌고 있는 중입니다.”
“허허, 그러고 보니 자네도 돌림병에 걸렸 구만?”
“예? 돌림병이라니요?”
“자네 몸에 있는 반점 말일세!”
“어둠 공주 때문에 우주의 빛을 가두어둘 무렵부터 각지에서 몸에 검은 반점이 나는 돌림병이 퍼지기 시작했지”
“특히 우주의 빛이 가장 강렬해지는 정오의 빛에 노출된 대부분의 마우스들이 돌림병에 감염 되었어”
“다행히 우리 마을에선 정오에 낮잠을 자는 오랜 전통이 있어 이렇게 모두 무사하지만”
“예.....”
“그 병에 걸리면 일단 성격이 포악해 진다네.....자넨 아직 그 정도 증상까지 가진 않은 것 같네만”
“맞아, 다행히 빛의 나라에서 그 우주의 빛을 거의 회수해 가서 안심 했었는데.....이미 감염된 마우스는 반점이 점점 퍼져 나중에는 검은 장군처럼 온몸이 검게 변한다고 하던 걸”
“이미 어둠나라 마우스 60%가 감염되어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어”
“그건 그렇고 우리는 세상과 담을 쌓고 자연을 벗 삼아 살아가고 있는 마우스들이라.....어떤가? 각지로 돌아 다녔다 하니 세상 돌아가는 얘기 좀 해주지 않겠나?”
“그래, 얼마 전 전쟁이 있었다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한 내막도 알고 싶고”
“그렇게 해주겠나? 푸른 마우스가 왕궁에 들리러 가긴 했지만 아직 돌아오려면 꽤 여러 날 걸릴 터이니”
“우선 안으로 들어가서 식사부터 하자고”
“마을의 마우스들을 모두 모이게 해야겠구만”
“자, 들어 가세나”
알고 보니 그 커다란 버섯 집은 이 마을의 원로가 거처하는 곳이었습니다.
마을의 행사가 있으면 모든 마우스들이 모여 함께 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벌써 일년이 넘게 왕궁으로 가 있는 원로의 아들이 안내한 식탁을 보니 생전 보지 못했던



2004-03-09 02:47:04 (220.116.16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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